아침밥 고민 해결해줄 제주 밥집 4
여행의 시작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아침밥.
거하게 차려진 특급 호텔의 조식 뷔페만큼
지역색 짙은 밥상도 놓칠 수 없는 묘미다.
물론 향긋한 커피 한 잔으로도 충분하다.
제주도는 멋진 풍경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식당이 많다. 사진은 제주 협재해수욕장 |
여행을 가면 매번 시간이 부족하다. 먹을 시간이. 세끼 다 챙겨 먹어도 가고 싶은 식당 목록은 메모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아침부터 바쁜 이유다. 그렇지만 아침 식사 특성상 점심과 저녁보다는 메뉴가 제한돼 고민이 크다. 너무 무거운 식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맛없는 건 먹기 싫은 마음. 이런 고민 끝에 찾아간 특색있는 제주 식당 4곳을 소개한다.
협재해수욕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97-1
뜨끈한 국밥 못 참지!
광양해장국집
포만감이 큰 식사를 원한다면 국밥은 매우 적합한 메뉴다. 특히 제주도 여행 중이라면 한 번쯤은 제주식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소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콩나물과 우거지, 선지 등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해장국은 여행자에게 든든함을 선사한다.
든든한 국밥 한 그릇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
제주에서 해장국으로 이름이 알려진 식당은 꽤 많은데, 제주시청 뒤편에 있는 광양해장국집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해장국과 내장탕, 소뼈해장국 세 가지 음식을 제공하는데, 각각의 매력이 뚜렷하다. 해장국은 아롱사태와 선지, 우거지, 콩나물 등이 듬뿍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의 국밥이다. 내장탕은 깐양, 허파, 염통, 곱창 등 다양한 내장이 푸짐하게 들어가 씹는 맛이 좋고, 국물 맛도 진하다. 취향 따라 즐기면 되는데, 2명 이상이 방문해 모든 음식을 골고루 맛보는 것도 여행의 특권이다.
광양해장국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광양13길 25
들어는 봤나 ‘접짝뼈국’
화성식당
‘이게 제주 밥상이다’ 싶은 찐 백반을 만나고 싶다면 화성식당 방문을 권한다. 설렁탕보다 더 진하고 뽀얀 국물을 맛볼 수 있는 ‘접짝뼈국’이 육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모습의 음식이지만 국물부터 맛을 보면 친근한 맛에 연신 숟가락질을 하게 된다.
화성식당의 친숙한 분위기 |
화성식당의 대표 메뉴 접짝뼈국 |
접짝뼈국은 돼지 갈비뼈를 비롯해 여러 부위의 뼈를 푹 고아서 진한 육수를 내고, 메밀을 풀어 걸쭉하게 만든 음식이다. 후추를 톡톡 뿌려 본격적으로 맛을 본다. 메밀을 넣어 스프 같은 질감을 조금 느낄 수 있다. 푹 삶아진 부드러운 살코기를 뜯어 먹고, 싱싱한 채소에 쌀밥과 갈치젓을 싸 먹어도 좋다. 마지막으로 밥을 말아 진하디진한 국물을 전부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된다. 식사 후에는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에서 가벼운 산책을 추천한다.
젓갈과 싱싱한 채소로 쌈 싸먹는 재미도 있다 |
화성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주동로 383
도민 인증 찐 고기국수
골막식당
미식과 먹방을 콘셉트로 여행을 하면 작은 위가 야속할 때가 있다. 먹고 싶은 건 많지만,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럴 땐 아침 식사로 조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면 요리도 이른 오전에 만나야 한다. 제주 식문화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고기국수는 비교적 아침에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로 구수하게 맛을 낸 육수와 부드러운 살코기, 우동과 소면 사이 굵기의 면이 어울려 특별한 맛을 만든다. 많은 식당 중에서도 이번에 갈 곳은 현지인들도 인정한 60년 전통의 골막식당이다.
제주도민이 사랑하는 골막식당의 고기국수 |
진한 국물부터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전지살, 탱글탱글한 면까지 세 요소가 조화를 이뤄 끝까지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후추를 넣거나 식사 중간 고춧가루를 넣어 맛의 변화구를 주는 것도 괜찮다. 게다가 가격도 착하다. 기본은 6,000원, 면 곱빼기와 고기 곱빼기는 1,000원만 더 내면 된다. 시원한 맥주, 막걸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육도 준비돼 있다. 참, 오전 6시30분부터 영업하나 오후 7시에 문을 닫으니 일정을 잘 조율해야 한다.
골막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천수로 12
영국의 아침
플랏포커피
영국식 카페를 지향하는 노형동 플랏포커피(Flat 4 Coffee Roasters)는 오전 8시(주말은 9시)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덕분에 모닝 커피로 여행을 시작하고, 아침도 간단히 해결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적합한 공간이다. 주인장의 안목으로 선택한 여러 국가의 원두를 즐길 수 있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미국, 스웨덴 등 특별한 원두를 발견하면 게스트 개념으로 한정 판매하기도 한다.
카페에서 즐기는 간단한 아침 식사도 매력적이다 |
플랫화이트를 비롯해 에스프레소, 롱블랙, 코르타도, 콜드 브루, 아포카토 등 원하는 건 다 마실 수 있으며, 스콘과 브라우니, 바나나 브레드, 크루아상, 마들렌 등 다양한 베이커리도 준비돼 있다. 커피를 즐기지 않더라도 카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방문해도 좋다. 초콜릿 음료, 차, 에이드 등의 음료도 갖췄기 때문. 우드톤의 실내는 로스팅룸, LP, 책 같은 작은 소품들이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센스가 돋보인다. 짙은 녹색의 외관을 배경으로 찍는 인증샷도 놓칠 수 없는 여행의 재미. 제주인 듯 영국인 듯한 지역에서 2가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영국식 카페를 지향하는 플랏포커피 |
플랏포커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원노형5길 27 플랏포커피
글· 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