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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도는 보물섬이다

여행작가 힐링 섬 기행

삽시도는 보물섬이다

휴가철이 다가왔다.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생각이 많을 때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갈 곳이 달라지겠지만, 산으로 가는 사람보다 바다로 떠나는 피서 인파가 훨씬 많은 걸 보면 여름은 역시 바다의 계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지에 붙은 바다로 가는데 소수의 사람들은 배를 타고 섬 바다로 간다. 섬만이 주는 각별한 정취에 배를 타는 불편함을 참고 섬으로 간다.

 

섬은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왔다는 강한 느낌을 주며, 순수 자연 속에 안기는 푸근함을 준다. 맑고 깨끗한 파랑과 초록 세계로 들어가 섬 바다에서 한 여름의 낭만을 즐기고 삽상한 휴식을 취한다.

 

천혜의 삽시도에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세 곳이나 있다. 맑은 물, 고운 은빛 모래, 완만한 경사, 빼어난 경치로 좋은 해수욕장의 요건을 다 갖추었다. 밤섬 수루미해수욕장이 제일 크고, 진너머해수욕장은 깔끔하고 아늑하며, 거멀너머해수욕장은 조용하고 해변 뒤 소나무 숲이 환상이다. 삽시도에서 해넘이를 보려면 진너머해수욕장이 단연 으뜸이다.

 

섬들 사이로 떨어지며 바다와 하늘을 황홀하게 채색하는 낙조가 장관이다. 밤섬에서는 물이 나가면 개불과 맛조개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불을 잡으려면 삽으로 모래를 파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구멍에 맛소금을 넣으면 고개를 내미는 맛조개 잡이는 수월하다. 아이들에게 조개잡이 체험은 색다른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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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도에는 때 묻지 않은 해수욕장만 세 곳 있는 게 아니라 세 가지 보물이 숨어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물망터와 면삽지 그리고 기이한 황금곰솔나무가 그것이다.

 

물망터는 바다 속에 숨어 있다가 물이 나가면 바위틈에서 생수가 솟아나는 신비의 샘이다. 삽시도는 옛날부터 물맛 좋기로 이름난 섬이다. 여인네들이 칠월칠석날에 물망터 석간수로 목욕하면 일 년 내내 병 없이 건강하게 지낸다고 한다.

 

썰물 때 삽시도와 이어지는 작은 무인도 면삽지가 두 번째 보물이다. 물이 나가면 주민들은 망태를 메고 이곳으로 와서 조개나 해산물을 잡는다. 주민들만 아는 은밀한 곳이다. 면삽지 옆 절벽에는 태고의 신비스런 색깔을 띠고 있는 동굴이 숨어있다. 이곳에서 시원하고 맑은 약수가 철철 솟아난다.

 

세 번째 보물은 황금곰솔나무다. 사철 초록이어야 할 솔잎이 황금빛을 띠고 있는 기이한 나무다. 잎에 엽록소가 없거나 부족해 생기는 희귀한 경우다.

 

숨어있는 세 보물은 산비탈과 계단을 오르내리고, 숲길과 기암괴석의 해변을 걸으며 찾는다. 어린 시절 보물찾기 추억이 되살아나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행복한 시간이다.

삽시도는 보물섬이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은 추억이 어린 큰 행사였다. 어머니께서 마련해 주신 도시락을 먹고 나면 꼭 이어지는 공식행사는 보물찾기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선생님들은 바위 틈, 나뭇가지 사이, 돌 밑, 찾기 어려운 곳에 상품이나 등수가 적힌 쪽지를 감추었다. 시작 소리와 함께 숲속으로 달려가 다른 애들보다 먼저 보물을 찾으려고 허둥대지만 보물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가난했던 시절 소풍 때 보물찾기로 받은 상품은 대단한 것이었다. 보물찾기는 소풍의 하이라이트이었다.

 

삶을 풍성하게 만들고 인간답게 살게 해주며 행복의 길로 가게 해주는 보물이 있다. 자유, 정의, 진리, 가치를 비롯해 우리가 찾아야할 보물들…. 인생은 보물찾기의 연속인지 모른다. 너무 바쁘거나 힘든 일로 방황할 때 잠시 멈출 때가 있지만 삶의 방향을 찾으려 할 때, 삶에 대해 절실한 질문이 생겼을 때, 성찰의 시간에 그 놀이를 다시 시작한다. 혼자 여행할 때면 ‘보물찾기’에 온 정신을 쏟을 수 있어 많은 보물을 차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숨어 있는 보물을 내 스스로 찾아낼 수 있지만 세상에는 이미 많은 보물지도가 있다. 성현과 선현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다. 보물을 스스로 찾든 지도를 보고 찾든 발견한 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드는 마지막 과정이 필요하다. 내 삶 안으로 보물을 끌어들여 보물이 내 안에서 제대로 녹아들어야 진정한 보물을 찾은 것이다.

 

삽시도에서의 보물찾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삶에서의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려는 마음을 다진다.

 

(여행작가 2016년 7-8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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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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