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 울산
AROUND · 울산
언제나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취재를 하고 놓칠 수 없는 식도락 여정까지 탐한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맛, 지친 몸에 에너지를 주는 맛, 유유자적 감성적인 맛까지. 지극히 주관적이나 까다로운 어라운드 울산을 소개한다.
복순도가
울산에서 마음에 둔 곳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울주군’은 울산의 빛나는 재발견이었다. 복순도가는 비옥한 토양에서 자란 언양의 쌀만을 사용해 술을 빚는다. 발효건축으로 상징되는 양조장은 추수한 후 남은 볏짚을 태워 먹색에 가까운 빛을 발한다. 쌀, 누룩, 물이라는 재료가 같아도 양조장마다 술맛이 차이 나는 데는 그 술을 빚는 건물도 한몫한다. 흙, 바람, 먼지, 균이 거기에 머물기 때문에. 복순도가손막걸리의 뚜껑을 따자 ‘푸슝’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탄산이 인다. 인위적으로 넣은 탄산이 아니다. 새콤한 향기와 달콤한 맛은 또 어떻고. 두 잔을 마시고 기자가 힘이 나서 일했다는 후문까지 전합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향산동길 48 / www.boksoon.com
유동커피
울산에도 참 수많은 카페가 있다. 나름 마음에 드는 카페를 잘 고르는 편이라고 자부하는데 유동커피가 특히 그러했다. 울산에서 처음 만났지만 전국에 지점을 둔 유명한 곳이었다. 각종 커피 대회에서 큰 상을 받은 대표의 이름은 예상대로 ‘유동’. 장발의 곱슬머리(혹은 파마머리)를 가진 그 자신이 브랜드로 원두부터 음료 잔에서 자꾸 유동 대표를 마주친다. 직원이 추천해준 시그니처 메뉴인 송산동커피는 마냥 달기만 하지 않은 크림커피라 마음에 쏙 들었다. 이런 커피는 대부분 양도 짠데 유동커피는 참 ‘혜자’롭다.
울산 남구 번영로 165 / 070-4110-0165
모하아트센터
구불구불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가는 여정은 앗, 뜨겁다. 뜨거워.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얼음 가득 넣은 커피다. 가도 가도 길밖에 없어 속상하던 터에 나타나준 모하아트센터. 정원에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공룡 조형물이 눈에 띈다. 뭔가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는데, 예술 작가들이 찾아와 작업을 하기도 하고 비정기적으로 전시 기간도 갖는단다. 현재는 코로
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모하아트센터만의 매력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와플, 핫도그, 피자까지 간단한 브런치를 하기에도 손색없는 공간이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50-7 / 052-254-1689
울산언양불고기
외고산옹기마을의 허진규 옹기장인은 대표적인 울산의 맛으로 ‘언양불고기’를 추천했다. 울산 외에도 ‘언양불고기는 우리가 최고야’ 하는 도시들이 있는 터라 그 맛이 정말 특별할지 살짝 의아했다. 그런데 기자는 바보였다. 언양불고기가 탄생한 곳이 바로 울산 울주군 언양읍이었던 것이다! (저만 몰랐던 건 아니죠?) 울산언양불고기를 운영하는 우정오 대표가 그 히스토리를 들려준다. 1960년대 언양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교통의 중심지로 건설노동자가 몰려들었는데 그들이 일과를 마친 후 먹은 것이 언양불고기의 시초라고. 당시 언양에는 커다란 도축장이 있어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것. 한우 암소만을 사용한 언양불고기는 꽃등심, 갈빗살, 부챗살을 곱게 다져 석쇠에 굽는데 다른 반찬 없이 이 자체로도 부드럽고 달콤하다!
울산 남구 월평로 205 / 052-267-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