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병천순대거리
씹는 순간 얇은 피가 터지며 수많은 채소와 담백한 선지가 선사하는 잊지 못할 그 맛, 병천순대의 맛을 느끼는 시간은 1초면 족하다.
많은 이가 천안하면 호두과자나 독립기념관을 떠올리지만 맛집 투어를 즐기는 이에게 천안은 순대의 성지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의 아우내장터 주변엔 약 20곳의 병천순대 전문점이 자리한다.
병천순대를 소개하자면 살짝 질긴 ‘대창’을 피로 사용해 당면을 가득 채운 일반적인 순대와 달리 얇은 ‘소창’을 사용해 아이부터 치아가 불편한 어르신도 맛볼 수 있어 좋다. 또한 양배추를 비롯한 채소가 수십 가지 들어가 소화도 잘되며 푸짐한 비주얼도 매력 있다. 병천순대국밥은 사골국물만을 고집해 밥을 말아 먹으면 깊은 국물 맛에 술술 넘어간다.
병천순대거리는 1919년 4월 1일 일제의 만행을 막기 위해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이 일어난 아우내 장터 주변에 밀집됐다. 유서가 깊은 거리다. 병천순대거리의 활성화는 지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변에 돈육 가공 공장이 들어오면서 부산물을 사용해 순대국밥을 선보이는 곳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장터가 열리는 날이면 쉽고 빠르게 한 끼를 채우려는 이들의 베스트 메뉴는 예나 지금이나 국밥만 한 게 없다.
맛 또한 한몫했다. 뜨겁게 달궈진 뚝배기에 담긴 진한 사골 육수와 수십 가지 채소와 선지를 둘러싼 소창의 조화는 서민음식 이상의 별미로 단숨에 떠올랐다. 얼마 전맛집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 이 거리가 소개되며 다시금 화제에 올랐다. 3대째 전통을 잇는 곳부터 트렌드에 맞춘 순대 요리를 선보이는 곳까지 시대와 이웃하려는 노력이 일궈냈기에 가능한 관심이다.
기자는 다양한 순대전문점을 취재하며 공통점을 경험했다. 그들은 일제히 다른 곳의 맛 또한 뛰어나다고 말했다. 상생의 가치다. 물론 맛의 ‘한 끗 차’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병천순대거리에 밀집한 전통을 잇는 맛집들이 서로를 높이는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든든해지는 감정은 이제 독자의 몫으로 넘기겠다.
청화집
#맛있는녀석들 #김민경극찬_바삭촉촉 #대를잇는맛집 #저렴한가격 #동네터줏대감 #JMT순대국밥
TV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 나와 더 주목받는 병천순 대거리의 맛집. 1968년, 주막에서 시작해 현재 3대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뽀얀 사골국물에 담긴 푸짐한 병천순대와 돼지뽈살은 허기진 배를 달래주기에 제격!
이곳은 특히 양배추를 많이 사용해 순대의 식감이 좋다. 오래 씹을수록 ‘단맛’과 ‘짠맛’이 동시에 전해져 최근 맛 트렌드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순대국밥은 싸고 맛있는 ‘서민 음식’이라는 선대의 가르침대로 착한 가격을 유지해 단골 고객은 물론 명성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게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과거 주막에서 가게로 발돋움할 때 구청 직원이 기억하기 쉽도록 지은 것으로 청와대와는 연관이 없다.
|8:30~19:00|순대국밥 7000원, 순대 1만2000원|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충절로 1749|041-564-1558|
신은수참병천순대집
#들들순대볶음 #친절한신은수여사님 #청결한실내 #충남향토특색음식경연대회섭렵 #다양한메뉴_누가와도만족
호텔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은 순대국밥집. 천안시 지정 모범업소로 일대에선 이곳이 유일하다. 부수적인 요소가 전부는 아니다. 8년째 ‘충남 향토특색음식 경영대회’(은상 수상)에 출전할 정도로 순대를 기반으로 한 요리를 개발하고 있다.
얼마 전 개시했다는 ‘들들 순대볶음’이 바로 그것. 수많은 채소를 철판에 먼저 볶은 뒤 들기름을 부어 고소함을 극대화하고 전문가의 손길로 순대와 함께 볶아 터지지 않게 근사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맛도 놀랍다. 적당히 매콤한 양념장과 고은 채소에서 우러나온 단맛이 섞여 담백한 병천순대에 활력을 불어넣어 다양한 뷔페 식단을 한 입에 감상하는 ‘요리’로 다가온다. 메인 메뉴인 순대국밥도 매일 사골국물을 사용해 마지막 한 방울까지 고소하다.
|5:00~21:00|순대국밥 8000원, 들들순대볶음 2만5000원|충남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순대길 9 |041-561-0151|
병천쌍둥이네 순대
#전복순대국밥 #넓은주차장 #미모의직원들 #부모님을위한귀한식사 #쾌적하고방대한실내공간
병천쌍둥이네 순대는 입구에 수족관을 두고 싱싱한 전복을 순대국밥에 접목해 각광받고 있다. 이는 전국적인 명소로 소문난 이곳까지 와서 부모님이나 어르신에게 푸짐한 한끼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손님의 마음을 반영한 메뉴다.
육지의 재료와 이질감 없도록 전복을 손으로 말끔히 손질해푹 고은 사골국물과 끓여 순대와 한술 떠 마시면 그야말로 천상의 맛! 쉽게 씹히는 순대를 시작으로 쫄깃한 전복으로 이어지는 곱씹음의 향연. 순대의 고수가 모인 이 거리에서 맛의 한 끗 차를 색다른 재료의 첨가로 끌어내 연일 수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내부 공간도 넓어 가족 단위 혹은 단체 손님도 부담 없이 방문해도 좋다. 과하지 않은 기름기로 깔끔 함을 살린 순대국밥도 맛있으니 잊지 말고 경험해보시길!
|8:00~20:30|순대국밥 8000원, 순대 1만2000원|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순대길 26| 041-567-8777|
아우내한방순대
#누린내없음 #몸에좋은한방재료 #대규모200석 #연중무휴_고객과의약속 #병천순대_최고궁합_새우젓
오가피, 감초, 당귀 등 12가지 이상의 귀한 한방재료를 푹고아 만든 엑기스로 누린내를 잡은 아우내한방순대. 돼지 부속은 물론 한약 특유의 향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병천 순대 본연의 맛을 전하기 위한 건강한 ‘수단’인 셈이다.
국물을 한술 뜨기 전 뚝배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데도 고소한 사골국물의 향만 전해진다. 이는 고객의 다양한 시도를 가능케 한다.
사장님이 특별히 <SRT매거진> 독자를 위한 순대정식을 맛있게 즐기는 레시피를 공개했다. 약간의 새우젓을 푼 다음 들깻가루를 한 스푼 털고 양념장이나 잘게 썬 청양고추를 첨가하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머무는 명품 순대국밥이 된다는 것!
자, 경험할 일만 남았다. 가자, 병천으로.
|8:00~21:00|순대정식(국밥) 1만1500원, 순대 1만4000원|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순대길 18|041-555-9833|
담백한 순대국밥 + 애국도시 천안 한 바퀴
순국선열의 성지, 천안독립기념관천안독립기념관은 대한민국 독립에 앞장선 윤봉길, 안중근, 김좌진 등 독립 열사의 동상과 더불어 거대한 기와집 형태의 겨레의 집이 자리해 천안의 대표 관광명 소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주변의 아름다운 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숲속 쉼터가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단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리니 일찍 방문하길 권장한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대한민국 독립 역사를 쉽게 접하도록 다양한 체험 관과 영상관도 있어 알찬 하루를 보내기 제격이다. 월요일은 휴무이니 천안 방문전 반드시 스케줄을 체크하자.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041-560-0114|
병천순대거리에 자리한 도심 속 작은 공원의 정체는 지난 1919년 4월 1일 이곳에서 열린 독립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아우내 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이다. 수많은 독립 열사 가운데 중앙에 선 유관순 열사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굳건한 결의가 전해진다. 천안의 명소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순국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이곳에서 되새기는 코스를 행동으로 옮겨보자.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장터1길 12-23|
천안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유관순 열사 유적지는 그녀의 일생을 엿볼 수 있는 장소다. 출생에서 순국까지의 일대기를 전시물과 영상, 체험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열사가 실제 태어난 터에 생가를 복원 정비해 기념비를 세웠으며 그 옆에는 생전 유 열사가 다녔던 매봉교회까지 있어 책에서만 접한 역사의 소중한 부분을 접할 수 있다. 유관순 열사 생가 주변엔 무료 와이파이도 설치했으니 열사의 흔적이 담긴 이곳을 사진으로 담아 지인들과 공유해 보는 건 어떨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길 38|041-564-1223|
글 유재기 사진 임익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