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고립
붐비는 사람들 사이에 섞이기에는 아직 조심스러운데,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하게도 봄 내음 가득한 공기는 자꾸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한다. 적당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떠날 수 있는 어딘가를 찾고 있는 가족 여행객을 위해 한적함이 매력인 몇 가지 스폿을 추려보았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자발적인 고독은 가족들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ROAD
안반데기 (강릉)
해발 1100m에 위치한 마을로 ‘구름 위의 땅’이라고 불리는 강원도 강릉시의 안반데기 마을. 고지대 위에 올라가면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역이 나온다. 땅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하늘과 가까워진다는 뜻. 낮에는 발밑으로 굽이굽이 산맥이 펼쳐지고, 밤에는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이 손에 잡힐 듯 쏟아진다. 마을에서도 멍에전망대의 임시주차장이 인기 차박 스폿. 취사는 불가하다.
- 위치 : 멍에전망대,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2214-98
- 전화 : 033-655-5119
CAMPING
몽산포해수욕장 (태안)
차박을 막 시작해보려는 초보가 도전하기에 가장 무난한 스폿. 충남 태안군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해수욕장으로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특징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모래 언덕이 발달된 덕분에 아이와 자연생 물을 관찰하거나 갯벌 체험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 위치 :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길 65-27
- 전화 : 041-672-9737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포항)
한반도 지도는 호랑이가 용맹하게 앞발을 치켜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때 호랑이의 꼬리 부분, 육지 최동단에서 푸르른 바다를 감상하며 트레킹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북 포항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다. 영일만을 끼고 동해면과 호미곶면, 구룡포읍, 장기면에 걸쳐 이어지는 둘레길은 25km에 달한다. 이중 에서도 특히 흥환어항으로 이어지는 선바우길,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곶 해맞이광장으로 향하는 호미길 코스는 5~6km로 구성되어 가족들과 함께 천천히 산책하며 걷기에 적합하다. 산과 숲을 따라 난 산책길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해안선을 따라 걷는 둘레길은 드물 다는 것 또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만의 매력.
바로 옆에서 파도가 부서지는 풍경과 함께 여왕바위, 힌디기, 검등바위, 주먹바위 등 자연이 빚은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조형물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답답해진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위치 :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리 360 호미곶광장
- 전화 : 포항문화관광협회 054-273-250
STAY
여유를 충전하는 한옥, 올모스트 홈 청송 (청송)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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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은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뛰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 여유가 어디서 오는지, 올모스트홈 스테이에 머무르다 보면 알 것만 같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이 기획한 공간은 단순한 머묾이 아니라 지역의 맛과 멋을 즐기게 하겠다는 의도대로, 너른 마루를 보유한 한옥에서 민예촌의 아기자기한 풍경, 우거진 소나무 숲을 내려보다 보면 ‘빨리 빨리’에 익숙한 마음을 저절로 내려놓게 된다. 느긋하게 산책하거나 스테이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타고 청송의 솔내음을 마음 가득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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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14만 원
- 위치 :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왕산로 494 민예촌 (내) 올모스트홈 스테이
- 전화 : 054-873-7635
단정하면서도 정답게, 고성 삼박한집 (고성)
삼박한집을 운영하는 ‘집사’ 장문수는 공간에 어린 시절 할아버지 댁에서 보낸 시간 들의 추억을 녹였다. 삼대가 옹기종기 둘러앉아 밥을 먹고, 좁다란 방에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는 정다운 시간.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톤의 공간은 언뜻 트렌디하게만 보이지만, 서까래와 목기둥, 원목 마루의 안락한 나무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독립된 세 개의 객실 중 105大 객실은 4명 가족이 머물기에도 충분하며, 모든 객실의 한가운데에는 히노키탕이 자리하고 있어 리프레시를 돕는다.
- 가격 : 16만 원∼41만 원
- 위치 : 강원 고성군 토성면 봉포2길 12
- 전화 : 010-2793-1428
숲속에서 피크닉을, 포레스트 리솜 (제천)
15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천천히 형성된 청정 원시 자연림 한가운데 위치한 포레스트 리솜. 리조트 단지의 80%가 숲으로 이뤄져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푸르른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다. 독채형 숙소의 테라스에서 자연을 누리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 샌드위치와 치킨윙, 쉬림프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프라이빗 테라스 피크닉’ 세트를 더한다면 나만이 아는 장소로 소풍을 떠나온 듯한 기분까지 낼 수 있다. 이 중 패밀리 세트를 고르면 어린 이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인디언 텐트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 가격 : 18만 원∼26만 원
- 위치 : 충북 제천시 백운면 금봉로 365
- 전화 : 043-649-6000
벗어나지 않아도 완벽해 제주 북촌리:멤버 (제주)
돌담, 상량문, 서까래까지, 지어진 지 57년 된 어촌 주택의 정취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제주의 독채 펜션 북촌리:멤버는 일부러 숙소 밖을 나서지 않아도 제주의 사계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연로한 어머니를 떠올리며 리모델링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봄에는 산수유, 겨울에는 동백 등 제철 식물이 흐드러지는 정원, 누워 있으면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너른 대청마루는 이곳에 한없이 머물고 싶게 만든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스테이에는 특별 할인이 적용되는 점 또한 북촌리:멤버만의 따뜻한 감성을 보여준다.
- 가격 : 25만 원∼40만 원
- 위치 : 제주 제주시 조천읍 북촌북길 58-7
- 전화 : 0507-1310-3641
글 김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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