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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경북 여행

신라, 화랑, 선비, 유교, 자연과 삶의 숨결 2020 경북으로!

SRT 타고 김천·구미로 떠나자 (feat.엠마)

(좌)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 (중) 안동 월영교. (우) 울진 덕구온천

신라 천년의 불교문화와 신비의 가야문화, 선비정신의 유교문화가 찬란히 피어난 경북은 우리나라 민족 문화의 본산지다. 경계가 되고 있는 죽령, 조령, 추풍령의 이남에 위치하여 영남으로 불려왔다. 동쪽은 청정동해안, 북쪽은 강원, 서쪽은 충북, 전북, 남쪽은 경남, 울산과 연접하고 대구를 둘러싸고 있다. 태백·소백 산맥과 그 지맥, 그리고 낙동강과 그 지류들로 작은 분지와 평야가 많이 형성된 지리적 영향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경북의 면적은 1만9031km2로 서울의 31배에 달한다.

(좌) 청도 와인터널. (우) 칠곡 양떼목장

(좌) 예천 회룡포. (우) 군위 화본마을&화본역

행정구역은 23개 시·군(10시, 13군), 332개 읍·면·동이다. 그 속에 깃든 이야기는 그 크기만큼이나 무궁무진하고 늘 새롭게 다가온다. 2020년! 신라, 화랑, 선비, 유교, 자연과 삶의 숨결 속에 나만의 빛나는 추억을 덧댄다.

DAY 1. 김천

엠마는 루마니아 출신으로 현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심리상담학과에 재학 중이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김천과 구미로 향하는 길은 설레고 또 설렌다.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김천구미역까지 고작 1시간 15분. 자동차를 이용하면 3시간이 넘는 거리인데, 이렇게 빨리 이동할 수 있다니 한국의 대중교통은 정말 대단하다. 김천과 구미, 이 낯선 도시에서 어떤 것을 보고 즐기게 될까? 두근두근 가슴이 뛴다.

(좌) 찬바람에 코끝이 시렸지만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만큼은 놓칠 수 없었던 직지사. (중) 보물 제1576호로 지정된 김천 직지사 대웅전 내에는 보물 제670호인 삼존불탱화가 걸려 있다. (우) 누군가의 소원이 빼곡하게 적힌 알록달록한 등

첫 번째 목적지는 직지사.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드라마 <대장금>과 <선덕여왕>을 통해서인데, 이렇게 역사적인 공간을 직접 방문하다니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황악산 기슭에 자리 잡은 직지사는 가을 단풍 속에서 아름답게 빛났다. 특히 삼국시대인 신라 418년에 창건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어 복구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고, 삼층석탑과 삼존 불탱화 등 보물도 찾을 수 있다.

재일교포 2세인 복전영자 씨가 도예작품 1019점을 기증하면서 만들어진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

직지사 앞으로는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이 자리한다. 규모는 작지만 18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유럽 각국의 도자기와 기획전시가 펼쳐져 가볍게 돌아보기 좋다. 김천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부항댐에서 펼쳐지는 레포츠 프로그램. 93m 높이의 무지개 빛깔 철제 탑 위로 올라가 왕복 1.7km의 집와이어에 도전했는데, 청정자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무척 짜릿했다. 로프에 의지한 채 탑 위를 걷는 스카이워크 체험도 가능하다. 처음에는 만만하게 생각했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공포심이 밀려와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너무 아쉽다. 언젠가 다시 오면 하늘 위를 걷는 기분을 꼭 느껴보고 싶다.

(좌) 레인보우 탑에서 내려다본 부항댐과 출렁다리. (우) 결국 포기했지만 짜릿한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던 스카이워크

(좌) 김천 최고 의 액티비티는 역시 왕복 1.7km의 스릴만점 집와이어. (중) 93m 높이의 레인보우 탑에서는 스카이워크와 집와이어 체험이 가능하다. (우) 김천 별미는 뭐니뭐니해도 지례 흑돼지구이

집와이어나 스카이워크가 강심장을 가진 이들을 위한 체험이라면 256m 길이의 출렁다리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허락되는 산책 코스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와 햇살에 반짝이는 부항천 등 주변 풍경도 아름다워 두 눈이 즐거웠다.

DAY 2. 구미

(좌) 금오산 중턱에 위치한 금빛 찬란한 해운사. (우) 빨간색 구식 케이블카를 타면 금오산의 해운사와 대혜폭포를 쉽게 방문할 수 있다

김천을 지나 구미로 향했다. 구미는 거대한 금오산을 품은 도시로 한국의 산을 사랑하는 내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행지다. 한국생활 2년째, 대학에서 공부를 하느라 기회가 많진 않아도 틈틈이 인천과 강화도에 있는 산에 올랐다. 특히 가을 산행을 좋아한다. 루마니아에도 산이 많지만 한국만큼 단풍이 화려하지 않아 매년 가을이 되면 이 계절을 붙들어 놓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단풍으로 유명한 금오산에 오르다니 이리 기쁠 수가! 1970년 한국 최초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오산은 976m 높이로 산 중턱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장난감 같은 빨간색 케이블카에 오르자 금오산의 아름다운 산세와 금오산성, 그리고 저 멀리 구미 시내까지 내려다보인다.

금오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넋을 넣고 바라보았다. 도착 지점에도 해운사와 대혜폭포 등 볼거리가 있다. 코끝 시린 날씨 속에서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바라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니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다. 걷기 좋은 곳으로 금오산 올레길도 추천한다. 금오지 일원에 조성된 약 2.4km의 산책코스인데, 잔잔한 저수지 안에 푸른 하늘과 구름이 담겨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좌) 5 금오지를 따라 걷기 좋은 금오산 올레길, 저수지 안에 담기는 풍경이 아름답다. (우)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한 금리단길 작은 식당에서 먹은 닭탕.

여행의 마무리는 구미에서 ‘핫플’로 통하는 금리단길로 정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작고 아담한 가게들이 골목골목 박혀 있다. 기웃 기웃거리다 젊은 총각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빈티지한 매력의 카페에서 달콤한 디저트에 커피도 한 잔 마셨다. 독립출판 서적을 판매하는 작은 책방 ‘책봄’에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도 구경했다.

독립출판 서적을 판매하는 금리단길의 작은 책방 ‘책봄’

작고 아담한 가게들이 모여 있는 금리단길에서 발견한 카페 온더마운틴

낯설던 도시가 이젠 친근하게 느껴진다. 김천과 구미 여행, 이렇게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남았다.

경북으로_8PICK

경주 황리단길

경북 경주시 사정동과 황남동에 위치한 좁은 도로를 ‘황리단길’로 부른다. 서울 이태원의 경리단을 본뜬 것이다. ‘-리단길’은 전국적으로핫 플레이스를 가리킨다. 황리단길은 인근에 대릉원과 한옥마을이 있는 문화재 보존 지역으로 개발이 더디었는데, 옛 모습을 간직한 거리에 개성 있는 식당과 카페, 상점이 들어서며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1. 경북 경주시 포석로 1080

군위 화본마을&화본역

경북 군위군 화북리 인각사에서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했기에 ‘삼국유사 화본마을’로도 불린다. 마을에 자리한 화본역은 지금도 기차가 다니는 아름다운 간이역이다. 플랫폼에 나서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급수탑이 보인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하루치기 여정을 계획한다면 매력적인 장소가 되어줄 것이다.

  1. 경북 군위군 산성면 산성 가음로 722 / 711-9 (화본역)

칠곡 양떼목장

우량한우 수정란생산 부속농장으로 2007년 개장했으나 구제역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다 3년의 준비를 거쳐 양떼체험목장으로 거듭났다. 한우와 면양, 유산양, 타조 등을 사육하고 있으며, 양 먹이 주기 및방목 체험, 냉이캐기 체험, 양인형 만들기 등 방문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 입장권(먹이주기 체험 포함) 5000원
  2. 경북 칠곡군 지천면 창평로 209-42
  3. 054-972-8833

청도 와인터널

경북 경산시의 남서쪽 남천면 원리에 있는 옛 경부선 터널. 1896년 착공, 1904년 완공되어 1905년부터 경부선 터널로 사용했다. 1937년 남성현 상행선이 개통되며 사용이 중지되었는데, 와인을 숙성하는 데용이한 온도와 습도를 갖추고 있고, 내부 상태가 잘 보존되어 청도의 특산품인 감와인의 숙성창고 및 시음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 경북 청도군 화양읍 송금길 100
  2. 054-371-1904

안동 월영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387m의 목교로 미투리 모양으로 설계되었다. 1586년 31세의 나이로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며 아내가 써내려 간 편지와 미투리가 발견되면서, 그들의 사랑을 기리고자 시신이 발굴된 수몰 지역 수면 위에 나무다리를 지은 것이다. 2003년 개통한 월영교는 안동물문화관과 원이엄마테마길로 잘 알려진 안동호반나들이길을 연결한다.

  1. 경북 안동시 상아동 569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

2014년 12월부터 매년 겨울(12월 중하순~2월 중순)과 여름(7월 중하순~8월 중하순) 두 차례 개장하는 분천역 산타마을은 산타 조형물, 소망터널, 풍차놀이터 등이 조성되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 다. 2013년 5월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체결했으며, 역사를 스위스풍으로 개조하고 주민들이 함께 산타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1.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1
  2. 054-672-7711

예천 회룡포

명승 제16로 지정된 예천 회룡포는 내성천과 낙동강 상류에 나타나는 많은 감입곡류 지형이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영주의 무섬마을, 안동의 하회마을과 함께 경북 3대 물돌이마을로 불린다. 강을 둘러싼 비룡산에는 신라시대 고찰인 장안사 등 문화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다. KBS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회룡포의 명물 ‘뿅뿅다리’ 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1.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950

울진 덕구온천

물을 데워 섞는 일이 없는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으로 2015년 ‘국민보양온천’으로 공식 지정되었다. 응봉산 중턱에서 흘러나오는 43℃의 온천수는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근육통 등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다양한 스파 시설과 함께 덕구계곡의 숲길에서 온천욕과 삼림욕의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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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로 924
  2. 054-782-0677(덕구온천스파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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