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산에 가자
출장차 아산에 들렀다면, 당신은 곧 아이와 손잡고 다시 아산에 오게 될 것이다.
도시 전체가 학습의 장이다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아산으로 신혼여행 가고 그랬지.” 아산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는 요즘 추세가 영 불만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물이 좋다’는 명성답게 아산시 곳곳에서 관광도시의 영화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물이 좋아서 터가 좋은 건지, 터가 좋아서 물이 좋은 건지 모르겠으나 아산에는 유독 걸출한 인물이 많다. 충무공 이순신이 입신양명을 했던 곳이기도 하고, 황희와 함께 조선 초기 청백리를 상징하는 재상 맹사성, 천재 발명가 장영실, <토정비결>의 이지함, 윤보선 전 대통령도 아산과 인연이 깊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문화유적도 많고, 거기에 담긴 이야기도 많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있을까? 출장으로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까운 도시,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가득한 도시, 아산이다.
온양온천시티투어
가이드와 함께 아산을 관광하는 전세버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운행코스가 조금씩 다른데, 오는 6월까지 화요일 아산·천안연계코스, 수·금요일 초록힐링코스, 목·토요일 시간여행코스, 일요일 레일바이크코스로 운영한다. 당일 탑승도 가능하며, 온라인 (citytour.asan.go.kr)과 전화(1577-6611)로도 예약할수 있다. 요금은 2000~4000원 선.
어디서 타요? SRT 천안아산역에서 지하철 1호선 환승, 온양온천역 1번 출구에 있는 아산시 관광안내소에서 출발 20분 전까지 승차권을 구입 후 탑승. (평일 10:20, 일요일 10:00 출발)
진짜 양반이 산다, 외암민속마을
설화산과 외암천을 끼고 자리한 외암민속마을은 예안 이씨의 집성촌. 담벼락, 기와지붕, 대청마루와 서까래 곳곳에 500년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주요 건물마다 건재고택, 참판댁, 감찰댁, 교수댁 등 고택 주인을 유추할 수 있는 이름이 붙어 있는 점이 재미나다.
참판댁 왔으면 연엽주 자셔야지
예안 이씨 문정공파 참판댁에는 종부(宗婦)에게만 전해지는 술, 연엽주가 있다. 전국 내로라하는 명문가의 약주를 모아모아 고종황제의 간택을 받은 것이 바로 이 술이다. 임금의 술이라 제아무리 귀한 손님도 마셔볼 수 없었지만, 충남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지금은 일반인에게도 판매하니 우리로서는 퍽 다행한 일. 오직 현장에서만, 현금으로만 구매할 수 있으며 영업시간은 절대적으로 종손(宗孫) 이득선 할아버지와 종부 최황규 장인의 사정에 달려 있으니, 본인의 운을 시험해보는 것이 어떨까.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42-15
신창댁에 가면 시골밥상이 있다
이 집인가 저 집인가, 아리송한 와중 담 너머 할머니 한 분이 손을 흔든다. ‘冂’자로 생긴 사랑채 없는 한옥 마당에 모양도 제각각인 소반이 여럿. “우리 집은 생선도 없고 고기도 없는디….” 직접 키운 콩으로 담근 청국장이 뚝배기에 담겨 가정용 가스레인지 위에서 팔팔 끓었다. 달래며 봄동이며 어느 하나 사온 것이 없다고. 이리 정성들인 밥상을 받아놓고 5000원만 덜렁 드리기 죄송해 우리 손에 예정에 없던 청국장이 그득 들렸다.
청국장·된장찌개 5000원, 낱개 청국장 2000원. 충남 아산시 송암면 외암민속길 19-5
지중해마을
아산이 인구 30만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시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원주민 66명이 일군 ‘지중해마을’이 있다. 신도시가 개발되면 원주민은 대부분 떠나기 마련이지만, 이곳 탕정(湯井) 사람들은 이주자 택지에 자발적으로 산토리니, 프로방스, 파르테논 신전의 3가지 콘셉트로 새로운 마을을 건설했다. 원주민 66명의 마음을 모아 건물도 66채. 1층에는 레스토랑, 옷가게, 카페, 잡화점 등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상가들이 들어섰고, 상인회에서 시즌마다 자체 기획한 축제로 즐길거리가 풍성해지면서 마을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밤이 되고 마을의 전구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면, 비로소 왜 ‘블루 크리스탈 빌리지’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지 알 수있는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자연과 숨쉬다
믿을 만한 제품만 파는 편집숍을 찾고 있다면, 주인장의 안목만 믿고 살수 있는 가게를 찾는다면 ‘자연과 숨쉬다’에 가야 한다. 꽃으로 가득한 가게 외관에 잠깐 감탄하고, 들어서자마자 어깨 결림을 풀어준다며 칙칙 뿌려주는 ‘쿨링 피톤 아로마 미스트’에 감동할 것이다. 원료 재배부터 모든 과정이 친환경 방식으로 이루어진, 가격대가 조금 있더라도 온 가족이 맘놓고 쓸 수 있는 제품만 들여놓는다는 곳. 아로마 캔들부터 화장품, 비누, 인테리어 소품까지…. 취재 왔다 오랜만에 지갑 털렸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8길 55-10, 070-4137-4655
농부바베큐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호텔 예약은 호텔스컴바인에서!
재료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문을 닫는 곳. 저온에서 8~10시간 훈연하는 오리지널 텍사스 스타일을 고집해 주말이면 인근 평택에서 찾아온 외국인 손님들로 가득하다고. 대표메뉴는 차돌양지와 통삼겹, 폭립, 옥수수, 감자튀김 등이 한 번에 나오는 ‘농부 플래터’. 훈제치킨도 마니아가 많다. 시원한 생맥주 한 잔에 분홍빛 ‘스모크링’이 살아 있는 고기 한 점…. 크으, 오늘도 살아 있길 잘했어! 열심히 일한 나에게 맛있는 상을 줘보자.
17:00~23:00 (주말 12:00~ 재료 소진 시 마감),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8길 59-17, 070-8848-9482
올댓초콜릿
‘올댓초콜릿’은 카카오 함량 57.7% 이상의 벨기에산 고급 초콜릿만 사용하는 초콜릿 카페. 에스프레소와 핫초코를 믹스한 ‘초코치노’를 비롯, 함량도 재료도 다양한 초콜릿 메뉴가 구비되어 있다. 올댓초콜릿은 아이들의 ‘초콜릿 원데이 클래스’로도 인기가 높은데, 결과물이 상당히 예쁘기 때문에 가격 대비 아이들의 만족도가 크다. 개인, 가족, 단체 진로직업 체험, 취미반 등 필요에 따라 다양한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다.
10:00~23:00,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 8길 55-1, 041-533-6372
가볼만한 곳
왕도 인정한 ‘물 좋은 곳’
“전하, 온궁(溫宮)에서 요양하심이 어떠하온지요.” 행궁(行宮)은 임금이 임시로 머무르던 거처를 뜻하는데, 세종·세조·현종·숙종·영조·정조 등 조선시대 임금의 사랑을 듬뿍 받은 곳이 바로 온천으로 유명한 ‘온양행궁’이다. 아산시에는 왕실온천으로 유명한 온양온천 외에도, 신라시대부터 약수로 한 명성 했던 도고온천, 1987년 발견한 아산온천까지 3대 온천특구가 조성되어 있다.
신천탕 1960년에 문을 열어 아산시민의 건강을 책임진 곳. 온천수가 직접 솟아나는 광천지로 44~60℃에 달하는 뜨끈한 알칼리성 물이 일품이다. 류머티즘과 소화불량, 피부병 개선에 효과가 있다. 041-545-7777, 충남 아산시 온천대로 1469
현충사
충무공 이순신의 고향은 서울이다.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이 입신양명할 때까지 청년시절을 보낸 곳은? 바로 외가가 있는 곳, 아산이다. 32세 늦깎이로 무과에 급제했으니, 아산에 제법 오래 살았던 셈. 충무공을 모신 현충사에는 장군의 고택과 <난중일기>를 비롯한 귀중한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현충사 가는 길에 있는 ‘은행나무길’도 아름답기도 유명하다.
09:00~18:00 (월요일 휴관),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041-539-4600
공세리성당
천주교가 최초로 전파된 곳이 충청도라는 사실을 아는지? 1895년에 설립한 공세리성당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공세리’란 이름은 조선시대 조세를 보관했던 ‘공세창(貢稅倉)’에서 유래했다. 천주교가 오랜 세월 박해를 받았던 만큼 이곳에도 순교자의 아픔이 가득하지만, 오래된 느티나무와 붉은 벽돌의 성당은 아름답기만 하다.
성지박물관 10:00~16:00 (월요일 휴관)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글 이현화 사진 오진민 협조 아산시청 관광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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