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하 노피곰 도다샤, 정읍
초봄의 기운이 무색하게도, 정읍은 하얀눈 천지였다. 엊그제 치워놓기가 무섭게 또 한바탕 쏟아졌다는 눈. 어쩌면 발자국 하나 놓칠세라,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이 아닐까. 정읍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고장이다. 소복이 쌓인 눈처럼 포근했던 정읍의 맛과 멋을 찾아서.
정읍역
1912년 영업을 시작했다. 수서역에서 1시간 20~30분 거리. 기와지붕 구역사를 철거하고 2015년 지금의 모습이 됐다. 도보 10분 거리에 정읍공용버스터미널이 있다. 광장 왼쪽에 자리한 정읍종합관광안내센터에서 ‘단풍미인 복분자주’ 미니어처 등 기념으로 사가기 좋은 정읍 특산물을 판매한다.
- 편의시설 : 수유방, 정읍종합관광안내센터(정읍역 광장)
- 입점업소 : 던킨도너츠, 스토리웨이
- 특기사항 : 2층 남자화장실 입구 옆에 ‘느린우체통’이 있다. 정읍시청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엽서를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소중한 추억을 배달해준다.
사무치는 천년 사랑 정읍사문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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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다롱디리’ 후렴구로 유명한 백제가요 ‘정읍사’를 테마로 조성한 공원이다.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돌이 됐다는 망부석 전설을 상징하는 망부상과 정읍사 노래비, 정읍사 여인의 제례를 지내는 사우가 있다. 저자에 간 임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달이 높이 솟아 임 가시는 곳 훤하길 비는 마음을 곱씹으며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천년 사랑을 스토리텔링한 ‘정읍사 오솔길’의 시작점도 이곳에 있으니, 완연한 봄날 부부 혹은 연인과 함께 오붓이 걸어보는건 어떨까? 지척에 정읍시립미술관, 정읍사예술회관, 정읍 사국악원이 있다.
- 전북 정읍시 정읍사로 541
단풍미인쇼핑몰
‘단풍미인’은 정읍시 농특산물 브랜드다. 밥맛 좋기로 이름난 단풍미인 쌀부터 GAP 인증을 받은 수박과 토마토, 알코올 함량 14~16%의 저도수 복분자주, 육질등급 1+ 이상만 엄선한 한우, 무항생제 6개월 돈육만 고집하는 돼지 등 단풍미인 7대 상품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정읍의 맛을 편하고 빠르게, 100% 무료배송으로 만나볼 수 있다.
- www.danpoongmall.com
- 063-535-4345
‘단풍미락’이란?
‘아름다운 단풍의 고장, 즐거운 맛의 도시 정읍’을 콘셉트로 태어난 단풍미락(味樂). 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김수인 교수가 정읍 특산물로 개발한 정읍 대표 음식이다. 이름만 들어도 맛있는 귀리떡갈비, 사과 맥적, 쌍화차 묵은지삼합 3가지로 정읍 시내에서 옥돌생고기, 쌈촌, 명인관 3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정성이 들어가는 만큼 준비시간이 길기 때문에 기본 2인분부터 판매하며, 일부 메뉴는 예약이 필수다.
살살 녹는다, 내 맘도 고기도, 옥돌생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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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토박이라면 예외 없이 인정하는 정읍 맛집 중의 맛집, 옥돌생고기. 각종 담금주와 수석이 입구에서 혼을 빼놓고 벽마다 글씨와 그림이 걸려 있어 고미술화랑에 온 것처럼 착각하게 되지만, 연매출 20억 원에 육박하는 20년 넘은 고깃집이 맞다. 내장산 단풍이 한창인 가을에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예약조차 힘들다고. 인기 메뉴는 버섯전골과 귀리떡갈비 세트, 육회비빔 밥. 전라도 특유의 상다리 부러지는 차림은 기본, 한 번에 250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모든 테이블이 단독 룸이다.
- 10:30~21:00 (첫째,셋째 주 일요일 휴무)|쌍화차 묵은지삼합 1만5000원, 버섯전골+귀리떡갈비 2만 원|전북 정읍시 명륜길 15-7|063-536-1020
넉넉한 인심, 다양한 메뉴, 쌈촌
쌈촌은 월남쌈과 구이, 샤부샤부를 전문으로 하는 웰빙 음식점. 현대식 한옥이라 아늑한 느낌을 준다. 단풍미락 3대 맛집으로 선정돼 단풍미락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인기 메뉴는 해물버섯전골과 사과맥적, 귀리떡갈비.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 특선이 있고, 돈가스나 찐만두류의 메뉴도 있어 직장인이나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추천할 만하다. 쌈촌 매장이나 음식 사진을 SNS에 게재하거나 생일 등 기념일을 맞이한 손님에게는 고르곤졸라 피자를 증정한다. 전북투어패스 특별할인 가맹점이다.
- 11:00~22:00 (넷째 주화요일 휴무)|해물버섯전골 3만 원부터, 사과맥적 1만2000원|전북 정읍시 명덕1길 71|063-534-7800
사시사철 매력이 무궁무진, 내장산국립공원
호남 5대 명산이자 조선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 산 안에 감춰진 매력이 무궁무진해 내장산(內藏山)이다. 1971년에 백암산과 더불어 8번째로 국립공원에 지정됐으며 봉우리가 저마다 독특한 기암으로 이뤄져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이라 불렸다. 내장사, 원적암, 도덕암 등 크고 작은 사찰과 신선들이 목욕하던 금선 폭포, 750년 된 비자나무숲이 있다.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가을철 단풍이 가장 유명하다.
- 어른 30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700원|전북 정읍시 내장산로 936|내장산사무소 063-538-7875
쑥국에 모주 한 잔, 콜?, 충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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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충남집’이 얼마나 많을까마는, 정읍 충남집은 50년 가까이 그 모습 그대로다. 충남 강경에서 시집온 86세 ‘충남 댁’만 나이를 먹었다. 딸 시집보낸 날 하루, 친정어머니 돌아 가신 날 사흘, 이렇게 나흘을 제외하면 한 번도 문 닫은 적이 없단다. 아들 장가보낸 날에도 기어코 저녁 장사를 하셨다고. 봄에 다듬어둔 쑥을 냉동해 1년 내내 향긋한 쑥국을 끓인다. 운이 좋으면 직접 담근 모주도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다. 허리 굽히고 들어가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나오는, 그런 집이다.
- 06:00~21:00|전북 정읍시 중앙3길 10|해장쑥국 6000원, 콩나물국 6000원|063-531-8482
전설의 쌍화차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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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은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토산품으로 ‘차’ 가 기록될 정도로 차 문화가 오래된 고장이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정읍에는 ‘전설의 쌍화차거리’가 있다. 정읍경찰서를 중심으로 좌우로 줄지어 있는 이곳에 유독 쌍화차 파는 곳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30년 전, 이곳에 정읍의 관공서가 모여 있던 탓에 민원을 넣고 기다리는 동안 쌍화차를 한 잔씩 마셨기 때문이라나. 아무튼, 곱돌을 깎아 만든 찻잔째 팔팔 끓인 정읍 쌍화차는 달걀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읍스타일 쌍화차 함 잡솨봐, 인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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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이 전통 찻집으로 유명해서 이름 붙인줄 알았건만, 오해였다. 인사동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자’는 마음을 담아 인상 좋은 부부가 사이좋게 운영하는 쌍화차 카페다. “쌍화(雙和)는 ‘서로 합치다’ ‘서로 짝이 되다’는 뜻입니다. 음양이 조화를 이뤄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주죠.” <동의보감>에서 찾은 쌍화탕 재료에 4가지 약재를 더해 전통 옹기로 15시간을 끓인 인사동의 쌍화차는 밤과 대추, 은행, 해바라기씨 고명이 푸짐하게 들어가 한 잔만 마셔도 배부를 정도. 구운 가래떡에 꿀 찍어 함께 마시면, 이것이 바로 정읍스타일 쌍화차! 멀리서도 마시라고 낱개로 포장판매도 하고 있다. 목마를까봐 내어주신 야관문차를 마셔서 그런가, 왠지 잠은 안 왔지만(?) 오늘부터 아메리카노 대신 쌍화차다.
- 10:30~23:30|쌍화차 6000원, 대추차 5000원, 쌍화탕 10포 3만 원|전북 정읍시 중앙 1길 140-3|063-532-7742
글 이현화 사진 문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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