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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여기 가야만 먹을 수 있어, 통영에만 있다는 이 음식의 정체

여행의 재미 중 하나는 바로 현지의 ‘음식’을 맛보는 것입니다. 각 지역의 환경에 따라 특색을 갖춘 음식은 해당 지역의 대표 음식을 넘어 하나의 여행 목적, 여행 코스로 선정되기도 합니다. 지역 특색이 담긴 음식 하면 ‘충무김밥’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충무 김밥은 경상남도 통영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죠. 하지만 통영에는 충무 김밥 이외에도 숨겨진 현지 음식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오직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표 음식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통영만의 추억 음식, 우짜

통영의 별미, ‘우짜’는 ‘우동과 짜장’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자작한 국물이 있는 우동에 자장소스가 올라간 음식인데요. 우짜 위에는 양파, 단무지, 고춧가루가 올려져 함께 비벼 먹습니다. 간단한 음식이지만 ‘디포리’라고 불리는 밴댕이로부터 우동 육수의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별미로 통하죠.

우짜는 과거 통영에 장이 서는 날, 우동과 자장면 두 가지를 모두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동 위에 자장을 한 국자 얹어주던 것에서 탄생했는데요. 통영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별미는 아니지만 옛 추억을 담고 있는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웰빙간식, 빼떼기 죽

빼떼기는 고구마로부터 나온 이름입니다. 통영의 욕지도 생고구마 혹은 삶은 고구마의 껍질을 얇게 벗긴 후 말려 수분이 증발하게 된 비틀어진 고구마를 ‘빼떼기’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이 빼떼기를 팥, 강낭콩, 조, 찹쌀과 함께 2시간 이상 저어가며 끓인 죽이 빼떼기 죽입니다.

과거 쌀이 귀한 시절, 말린 고구마로 죽을 쑤어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던 것이 유래로 전해지기도 하는데요. 과거에는 쌀 역할을 했던 음식이지만 현재는 고구마를 비롯해 함께 들어가는 재료들은 영양이 풍부하여 ‘21세기 웰빙간식’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통영의 대표 수식어는 ‘굴의 고장’입니다. 전국 굴 생산량의 70%가 통영바다에서 생산됩니다. 통영 굴은 양식이 대부분이지만 신선도와 품질 면에서는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굴은 사료를 먹여서 키우는 종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굴은 바닷물 속 플랑크톤과 조류 유기물을 여과해 먹고 자랍니다. 바다가 얼마나 깨끗하냐에 따라 굴의 신선도가 달려있는 것인데, 통영바다는 청정해역으로 굴 생산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히는 것이죠.

통영의 굴은 가을, 겨울이 제철이며 우유 같은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하여 실제 ‘바다의 우유’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탱글한 식감까지 자랑하는 통영 굴은 그 자체로 먹는 생굴부터 굴밥, 굴전, 굴두루치기 등 다양한 요리로 그 명성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본연의 맛 중시, 물메기국

물메기의 표준어는 꼼치입니다. 꼼치는 모든 해안에서 나는 생물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각기 다른데요. 통영에서는 대부분 꼼치를 ‘미기’, ‘메기’. ‘물메기’라고 부릅니다. 물메기는 12월에서 3월이 제철이며 이 기간은 물메기가 산란을 위해 살을 찌우는 시기입니다. 제철 물메기는 지방은 적고 아미노산은 풍부하여 영양가 높은 생선으로 알려졌죠.

물메기를 이용한 대표 요리는 ‘물메기국’입니다. 주로 술국으로 판매되는 물메기국은 타락죽(쌀 우유죽)처럼 부드러운 국인데요. 물메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맑게 끓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무, 소금, 다진 마늘, 대파만이 추가 재료로 들어가죠. 고추, 양파 등 다른 채소는 넣지 않는 것이 맑고 시원한 물메기국의 비결입니다.

식탁 위 해산물 성지, 다찌

‘제철 해산물’하면 보통 대표 해산물 한 가지만 가득 먹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통영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많은 해산물을 조금씩 한 상 가득 차려 내는 ‘다찌’를 제철 해산물 요리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생선회, 생선구이부터 주꾸미, 꽃게, 멍게 등 각종 해산물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것이죠.

통영의 ‘다찌’ 간판을 건 식당은 일정 술값을 내면 제철 해산물을 안주상으로 차려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부터 내려온 통영의 음주문화기도 합니다. 안주상으로 올라오는 해산물은 그날 시장에 나온 식재료에 따라 바뀌며, 계절마다 역시 바뀌죠. ‘다찌’의 어원은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통영문화원 김일룡 관장에 의하면 “일본 선술집을 뜻하는 ‘다찌노미’에서 왔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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