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의 호소 “첫 직장이었는데 임금 0원에 퇴직금도 못 받고 있어요”
코로나19 발발 이후 해외 여행길이 끊기며 항공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업계 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파산하거나 운영을 중단한 항공사가 40곳이 넘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항공여객은 2024년에 작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항공사들의 불황 탈출 전략에 따라 피해를 입고 있는 승무원들의 고충은 나날이 커져만 가는데요. 취업성공의 기쁨도 잠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승무원도 있었습니다. 또한 급여는커녕 퇴직금도 못 받고 있는 승무원들까지, 그들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비행 한 번 못 해 봤는데…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이래로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병행해 왔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저가항공사들과 비슷하게 내달 초 정부 지원금 기한을 모두 채우게 되는데요.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대다수의 직원들이 곧 무급휴직에 돌입하게 되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휴직자는 9천여 명입니다. 그중 2019년 말 입사한 아시아나 객실 승무원들은 비행기에 한 번을 오르지 못한 채 무급휴직을 권고받았습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경우 승무원 채용 시 1~2년간의 계약직 기간을 거쳐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러나 한 승무원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정규직 전환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었는데요. 이에 무급휴직 중인 신입 승무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져만 가고 있죠.
업계 1위 대한항공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일반직과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만 50세 이상의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이 신청 가능 대상이었죠. 희망퇴직자들은 법정 퇴직금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최대 24개월 치 임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퇴직자를 제외한 국내 직원들에 한해서는 순환휴직을 두 달 연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순환휴직은 유급휴직을 의미합니다. 유급휴직자 규모는 전체 직원의 70%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월 최대 198만 원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원받으며 생활하게 됩니다. 대한항공은 저가항공사보다 유급휴직을 늦게 시작하여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현재를 기점으로 아직 남아있는 것이죠.
대출도 퇴직금도 불가능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예고했던 600여 명의 정리해고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실제 이스타 항공 승무원의 말에 따르면 18,19년도 객실승무원 입사자들은 전원 해고된 상황이었는데요. 팀장 급 정도의 승무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해고되었습니다.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 이전 화제는 임금 지급 관련 문제였습니다.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승무원들의 수입은 0원에 달했습니다. 그들은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 왔지만 8개월간 무소득으로 대출과 관련한 금전적 대응 및 해결도 불가능한 상태였죠.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사태 이후 해고된 승무원들은 실업 급여만이 현재 유일한 희망인데요. 그러나 실업급여는 최대 5개월 동안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이어 퇴직금 처리 가능 직원마저 없어 퇴직금 또한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충격적 실태가 알려졌죠.
정부 지원금 종료, 비상 걸린 저가항공사들
이스타항공 이외에도 많은 저가항공사(LCC)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다고 밝혔는데요. 정부의 특별 고용 지원 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60일 연장된 것마저 종료되며 비상이 걸린 것입니다. 저가항공사들은 정부 지원 없이 직원 급여 전체를 부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에어부산은 내년 1월까지 전체 직원의 절반이 순환휴직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티웨이항공 역시 전 직원의 50%만 무급휴직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죠. 에어서울의 경우에는 저가항공사 대상 정부 지원이 종료된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사재금 5만 원 반환’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무장에게 기내 거스름돈용으로 제공하던 5만 원을 다시 입금하라는 황당한 회사 측 요구가 논란이 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급 휴직자들은 실수령금은 없었으나 월급명세서는 계속 발행돼 세금을 내야 하는 억울한 상황도 존재했는데요. 현재 해당 문제와 항공업계의 지속적인 불황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