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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레칼레, 고급스러운 실내와 파워풀한 성능 일품

포르쉐 마칸 대항마, ‘지중해의 북동풍’ 그레칼레

마세라티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 중형 SUV 그레칼레는 앞모습이 포르쉐 마칸과 비슷한 분위기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 중형 SUV 그레칼레는 앞모습이 포르쉐 마칸과 비슷한 분위기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가 지난해 7년 만에 신차로 중형 SUV 그레칼레를 출시했다. 그레칼레는 ‘지중해의 북동풍’이란 뜻으로,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출시 첫해 그레칼레는 238대 판매되는 데에 그쳤다. 경쟁 모델인 포르쉐 마칸이 지난해 1,011대 판매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큰 차이를 보여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다만 판매량이 차량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를 실제로 시승해보면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포르쉐 마칸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최근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통해 마세라티 그레칼레 GT 모델의 개별시승을 진행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GT는 이 차량의 기본 등급(트림) 모델이다. 먼저 제원을 살펴보면 차체 크기는 국산 중형 SUV인 싼타페나 쏘렌토보다 길이가 길고 너비가 넓으며, 준대형 SUV로 분류되는 렉스턴과 비슷한 크기를 자랑한다. 경쟁모델인 포르쉐 마칸과 비교해도 길이·너비·높이·앞뒤 타이어 간격(축거) 전부 그레칼레가 큰 수치를 보인다. 그에 반해 그레칼레 GT의 국내 판매 가격은 포르쉐 마칸보다는 소폭 저렴한 1억200만원으로 책정됐다.


크기와 가격만 놓고 보면 그레칼레가 우위에 선 모습이다. 실제로 그레칼레를 시승하면서 성능을 느껴보고,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 사용한 소재 등을 살펴보면 경쟁력 역시 충분해 보인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뒷모습은 깔끔하면서 세련미가 돋보인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뒷모습은 깔끔하면서 세련미가 돋보인다. / 제갈민 기자

그레칼레 외관, 마칸과 닮아… 실내, 고급 소재 아낌없이 사용

그레칼레의 외관은 그간 날렵한 분위기를 내던 마세라티 차량들과 달리 어딘가 맹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마세라티가 아닌 포르쉐 마칸과 닮은 꼴인 모델로 느껴진다.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포르쉐 마칸과 비슷한 형상의 헤드램프 때문으로 보인다.


그나마 프론트 그릴(라디에이터그릴) 형상이나 중앙의 커다란 삼지창, 테일게이트를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 등에서 마세라티 차량임을 강조하는 디자인 요소다. C필러에 은빛 삼지창 엠블럼을 작게 장식한 점도 밋밋한 디자인에 포인트를 강조한 점이다.


그레칼레의 진가는 실내 인테리어에서 느낄 수 있다. 실내는 도어트림부터 시트, 콘솔박스 덮개, 센터터널 좌우 마감재, 1열 송풍구 아래 대시보드 등을 부드러운 가죽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밝은 베이지톤의 색상(기아쵸·ghiaccio, 얼음색)이 옵션으로 선택된 모델이라 한층 더 우아한 느낌이 강조된 분위기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실내 인테리어는 그간의 마세라티 모델과 달리 디지털 조작부를 대거 적용한 점이 특징이며, 그러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를 강조했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실내 인테리어는 그간의 마세라티 모델과 달리 디지털 조작부를 대거 적용한 점이 특징이며, 그러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를 강조했다 / 제갈민 기자

프론트 글라스 좌우 A필러와 루프(천장)를 덮고 있는 소재는 캐시미어 코트처럼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이며, 도어트림 일부와 센터터널 위 수납함 덮개 주변에는 나무 소재를 사용해 중후함도 한 스푼 더했다.


여기에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 및 중앙의 12.3인치 터치스크린, 그 아래에 8.8인치의 공조기 조작 터치스크린 등을 적용하며 디지털화를 거쳤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원형 시계도 디지털시계를 적용했다. 시계는 사용자 설정에 따라 나침반이나 G-포스 미터로 바꿀 수 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나며, 특히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의 쿠션감이 일품이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나며, 특히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의 쿠션감이 일품이다. / 제갈민 기자

공조기 조작부를 전부 터치버튼으로 바꾼 점은 평가가 갈릴 수도 있어 보이지만,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고급스러움을 녹여낸 부분으로 보여 긍정적이다. 또 공조기를 조작하는 터치스크린에서는 시트 열선·통풍, 스티어링휠 열선, 후방 안개등, 정차 시 공회전 중지(아이들링 스톱) 등 기능을 한 번의 터치로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해 조작 편의성도 뛰어나다.


센터페시아가 전부 터치스크린으로 바뀌면서 ‘비상등’까지 터치 버튼으로 설계됐는데 이는 약간 불편한 요소다. 비상등은 급하게 차로 변경을 하거나 갑작스런 정체로 점등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그레칼레의 터치버튼 비상등은 정확히 눌러야 점등·소등돼 필요시에 빠르게 켜고 끄기가 어렵다.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버튼식 기어를 채택해 센터터널 상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버튼식 기어를 채택해 센터터널 상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또한 센터페시아 상·하단 터치스크린 사이에는 기어 변속 버튼이 P·R·N·D 순으로 가로 배치돼 있는데, 주차를 하는 등 앞뒤로 여러번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는 조작이 다소 불편하다. 특히 성인 남자가 드라이브(D) 버튼을 누를 때 상체를 앞으로 숙여 팔을 뻗어야 하는 점에서는 조작이 약간 힘든 점이다.


이 덕에 센터터널 위쪽 공간은 최대한 활용한 모습이다. 센터페시아 최하단부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있으며, 그 뒤로 우드 소재 덮개가 좌우로 열리는 수납함, 좌우 2구 컵홀더, 콘솔박스가 위치해 1열 수납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루프에는 2열까지 개방이 되는 파노라마선루프를 탑재해 개방감이 뛰어나다. 요즘 출시되는 일부 차량은 천장 중앙부를 가로지르는 빔이 있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레칼레는 개방감을 우선시 한 모습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2열은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2열은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콘솔박스 후면에는 2열 송풍구 조작 버튼이 위치하며, 이 역시 터치로 켜고 끌 수 있게 설계해 일체감을 높였다. 2열 컵홀더는 2열 가운데 시트 등받이를 내리면 팔걸이를 겸용한 컵홀더로 사용할 수 있는데, 깊이가 얕은 것처럼 느껴진다. 또 컵홀더 겸 팔걸이의 두께가 얇아 별도의 수납함이 없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주행모드별 출력 억제 차이 느껴질 정도… 정속 주행 시 최대 연비 14㎞/ℓ

마세라티 그레칼레 GT는 ACC를 활용해 정속주행을 할 경우 14㎞/ℓ 이상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 FMK

마세라티 그레칼레 GT는 ACC를 활용해 정속주행을 할 경우 14㎞/ℓ 이상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 FMK

그레칼레 GT는 직렬 4기통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전자제어식 터보차저와 e-부스터 시스템이 장착됐다. 4기통 엔진으로도 300마력, 45.9㎏·m의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이유다.


주행에 돌입하면 넘치는 힘을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그레칼레 GT 모델은 주행모드가 에코·컴포트·스포츠 3개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 배기음을 억제하는 정도가 다르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순간가속도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다수의 차량들이 주행모드를 3∼4가지로 나눠 시스템 상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모드마다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모델은 아주 오랜만이다.


그레칼레는 스티어링휠 오른쪽 아래에 원형 다이얼을 돌려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고속화도로에서 스포츠모드로 고속으로 주행을 하면 폭발적인 가속감을 체감할 수 있으며, 우렁찬 엔진음과 배기음은 매력을 더하는 요소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차체 밸런스 덕에 고속으로 주행을 하더라도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안정감이 뛰어나다.

마세라티 그레칼레의 외관 크기는 국산 준대형 SUV에 필적할 정도의 수준이다.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의 외관 크기는 국산 준대형 SUV에 필적할 정도의 수준이다. / 제갈민 기자

가속페달을 깊이 밟아 고속으로 달리는 것도 그레칼레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을 켜고 정속주행을 하면 높은 연료효율(연비)을 체험할 수 있어서 기쁨이 두 배가 된다. 양화대교 북단 합정역에서 강변북로에 진입한 후 ACC 기능으로 90㎞/h를 설정해 자유로를 달려 일산 킨텍스 앞까지 주행하는 동안 평균 14㎞/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합정역부터 킨텍스까지 21㎞인데, 이 구간에서 연료를 1.5ℓ만 사용한 셈이다. 이를 포함해 복합 연비는 약 10㎞/ℓ 수준이다.


준대형급에 버금가는 크기의 고성능 SUV 모델에서 이 정도 수준의 연비를 기록할 수 있는 차량이 흔치 않다는 점에서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행 간 운전자 입장에서 불편한 점은 3가지 정도다. 하나는 앞서 얘기한 비상등 터치버튼이며, 다른 2가지는 오토홀드 기능 부재와 운전석 도어트림의 창문 조작 레버가 조금 멀게 설계된 점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 제갈민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오토홀드 기능이 없는 점이 옥에 티다. / 제갈민 기자

오토홀드는, 기능이 있는데 쓰지 않는 점과 운전자가 기능을 선택조차 할 수 없는 점은 큰 차이가 있다. 도심 주행 간에 신호 대기 상황이 적지 않은데 계속 브레이크를 밟고 있어야 하는 점은 운전자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그나마 마세라티 그레칼레도 오토홀드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푸조 브랜드처럼 ACC를 작동하는 것이다. ACC를 작동하면 선행 차량의 속도에 따라 속도 조절과 차간 간격을 조절하며 완전 정차까지 지원한다. 마세라티나 푸조 등 스텔란티스 브랜드 차량에서 오토홀드 기능을 사용하고 싶은 운전자는 ACC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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