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전기차 EX30, 실내공간 빼고 모든 게 ‘합격점’
볼보 EX30은 2열 공간이 다소 좁지만, 강력한 주행 성능과 개방감, 첨단 기술을 갖춘 소형 전기 SUV로 국내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됐다.
![]() 볼보자동차가 최근 새롭게 출시한 소형 전기차 EX30은 다방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소형 전기차다. / 김해=제갈민 기자 |
볼보자동차의 소형 SUV 전기차 EX30이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앞서 2023년 1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사전 공개 행사를 열고 2024년에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으나 소프트웨어(SW) 문제로 출시가 지연되다 이번에 출시됐다.
지난 6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에서 볼보 EX30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시승 코스는 리조트에서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카페까지 편도 65㎞, 왕복 130㎞로, 고속도로 주행 위주로 구성됐다.
시승을 하면서 느낀 볼보 EX30의 단점부터 얘기하면 ‘다조 좁은 실내 공간’ 하나뿐이다. 실내 공간이 좁은 점은 2열에서 느낄 수 있다. 볼보 EX30은 ‘B세그먼트(소형)’로 분류되는 차량인 만큼 차체 길이 및 휠베이스가 짧다.
![]() 볼보 EX30는 2열 공간이 다소 좁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
볼보 EX30과 차체 크기가 비슷한 내연기관 모델로는 지프 레니게이드나 현재는 국내 판매가 중단된 폭스바겐 티록 정도가 있다. 다만 2열 공간은 레니게이드·티록보다 좁게 느껴진다.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맞춘 후 2열에 앉으면 180㎝ 성인 기준 무릎 앞으로 남는 공간이 거의 없다. 주먹이 가로로 하나 겨우 들어가는 정도다. 160∼170㎝ 여성 운전자가 시트를 당겨 앉으면 조금 더 여유가 생기는 정도다.
반면 좁은 2열 실내 공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많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을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잘 만든 전기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 볼보 EX30은 소형 SUV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2열 공간은 다소 좁지만,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탑재된 울트라 모델의 경우 개방감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다. / 김해=제갈민 기자 |
우선 개방감이다. 볼보 EX30은 소형 모델임에도 상위 트림 울트라 모델에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탑재해 개방감이 시원시원하다. 차체는 작지만 2열에 탑승하더라도 시야가 답답하지 않고 탁 트인 느낌이 강점이다.
시트 및 도어트림 등은 직물 소재의 마감재를 다수 사용했으며, 밝은 톤으로 적용해 실내가 조금은 넓게 느껴진다. 일부분에는 플라스틱이나 우레탄 같은 소재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저렴한 느낌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독특한 점은 스티어링휠 너머에 속도계 등 계기판이 없다는 점과 도어트림에 창문 조작 버튼이 없다는 점이다.
![]() 볼보 EX30은 운전석 앞에 계기판이 없다. 속도계는 중앙의 디스플레이 상단에 표시된다. / 김해=제갈민 기자 |
계기판을 대신해서 가운데 세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12.3인치 디스플레이 최상단 부분에 속도와 기어 체결 위치(R·N·D), 전조등 작동 여부, EX30 주변의 차량 등이 표시된다. 속도를 확인할 때 약간 불편한 정도일 뿐 적응되면 이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의 메인 디스플레이에서는 차량 조작 대부분을 할 수 있으며, 음성AI ‘아리아’도 탑재돼 공조기나 음악 재생, 티맵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및 길안내 등 웬만한 기능은 말로 조작이 가능하다.
EX30은 기어레버 위치도 스티어링휠 오른쪽 뒤편에 컬럼식으로 바뀌었는데, 폴스타 4 모델의 기어레버와 형상이 비슷하다. 컬럼식 기어레버가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간 볼보자동차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오레포스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탑재되지 않은 점은 약간의 아쉬운 요소다.
창문 조작 레버는 1열 시트 사이 암레스트(팔걸이)에 위치한다. 1열 시트 사이 창문 조작 레버를 내리고 올리면 1열 창문만 조작이 되는데, 1열 탑승객이 2열 창문을 내리려면 ‘REAR’ 터치 버튼을 누르고 창문 조작 레버를 조작해야 한다. 창문 조작 레버 앞으로는 컵홀더가 2개 위치하며 사이즈는 넉넉하면서도 4개 방향에 고무 소재를 덧대 컵이나 병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 볼보 EX30 창문 조작 레버는 1열 사이 암레스트 앞쪽에 설치됐다. 또 컵홀더 아래에는 빈 공간을 설계해 작은 가방을 얹어 두기에 적당하다. / 김해=제갈민 기자 |
또 특이한 점으로는 보통 1열 암레스트에 있는 수납함 콘솔박스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컵홀더 아래에 여러 가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도록 덮개를 설치한 2단 수납공간이 있다. 2열에는 도어트림에 설치된 수납공간 외에 음료를 보관할 만한 컵홀더가 없다. 대신 1열 암레스트 아래에 작은 수납 공간을 마련했으며, 플라스틱 소재의 수납함은 빼고 넣을 수 있게 설계돼 청소가 용이하다. 2열 창문 조작 레버는 1열 암레스트 후면에 설치돼 있다.
주행 성능은 소형차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파워풀하다. 국내에 출시된 EX30 싱글모터 모델은 272마력의 모터를 탑재하고 있는데, 약 1.8톤의 소형 전기차를 이끌기에는 넘치는 출력이다. 고속도로 한적한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속도는 빠르게 치솟는다. 100㎞/h 후반 영역의 속도까지도 무난하게 가속이 이뤄지며 빠른 속도에서도 안정감이 뛰어나고, 고속 주행 간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았을 시 제동 성능도 안정적이다.
![]() 볼보 EX30 울트라 트림에는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이는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 김해=제갈민 기자 |
여기에 시승을 한 EX30 울트라 트림에는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스피커 개수는 9개, 사운드 출력은 1,040W(와트)에 달한다. 고성능 사운드 시스템은 음악 소리를 키워도 깨끗한 음질을 유지했고, 작은 차체 내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는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다.
또한 볼보 EX30 스티어링휠 중앙에는 운전자의 시선을 감지하는 IR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지 않고 다른 곳을 보거나 산만하면 운전에 집중하도록 경고 알림을 계속해서 보낸다. 약간 귀찮을 정도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볼보자동차의 가치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요소다.
시승 간 차량의 전력 소비 효율은 만족스럽다. 시승 출발 전 배터리 잔량은 71%로 231㎞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5㎞를 달려 회차 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50%, 152㎞ 주행이 가능하다고 나타났다. 배터리를 21% 사용해 79㎞를 주행한 셈이며, 다시 출발지인 리조트로 복귀했을 때는 26%, 81㎞ 주행 가능으로 표시됐다. 시승을 하면서 정속 주행을 전혀 하지 않고 고속 위주의 주행을 한 점을 감안하면 연비(전비)는 준수한 편으로 평가할 수 있다.
![]() 볼보 EX30 계기판은 메인디스플레이 상단에 위치한다. 약 130㎞를 시승하는 동안 전비는 20.9㎾h/100㎞로, 이를 치환하면 4.78㎞/㎾h다. / 김해=제갈민 기자 |
정속 주행을 한다면 상온 복합 공인 주행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볼보 EX30 시승행사에는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이사가 연사로 나서서 “볼보 분당 서현전시장에서 EX30을 수령해 직접 차를 몰고 롯데리조트 김해까지 주행을 했다”면서 “총 351㎞를 주행했음에도 배터리 잔량은 19%, 주행 가능 거리는 75㎞로 표시됐다”고 강조했다.
볼보 EX30의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복합 351㎞(도심 378㎞, 고속 318㎞)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는데, 실제로는 주행 가능 거리가 이를 크게 웃도는 모습이다.
볼보 EX30은 전기차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모두 적용할 시 △코어 트림 4,200만∼4,400만원대 △울트라 트림 4,700만∼4,900만원대 수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SUV’라는 점에서 가격이 다소 높게 느껴지긴 하지만 수입 전기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특히 해외 시장 대비 저렴한 가격에 출시를 했다는 점은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마케팅으로 내세우는 요소다.
![]() 볼보 EX30은 해외 시장보다 한국 시장의 판매 가격이 저렴한 점이 마케팅 요소다. / 김해=제갈민 기자 관련기사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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