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위스키, 숯불, 제철 굴의 생글한 美食 5곳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절로 생각나는 해산물이 있다. 탱글탱글한 속살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짙은 바다 내음을 선사하는 ‘굴’이 주인공이다. 굴은 과거 카사노바, 비스마르크, 클레오파트라, 나폴레옹 역사적인 인물들도 겨울철 보양식으로 즐겨 먹던 식품으로 잘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선사시대 조개더미 화석에서 굴을 먹었던 흔적을 보고 꽤 오랜 시간 식용을 해왔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굴 생산량 세계 8위, 양식은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굴을 사랑하는 민족이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굴은 자라는 지역에 따라 맛과 식감의 차이를 보이며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한다. 한국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굴은 고흥 블루포인트(두툼한 속살과 깔끔한 맛), 통영 스텔라마리스(혀에 진득하게 감싸는 크리미한 맛), 강진 클레오(입안 가득 차는 굵직한 씨알), 거제 벚굴(비린 맛과 짠맛은 적고 은은하게 풍기는 단맛), 참굴(짭짤하면서 농밀하게 담긴 바다의 맛)등이 있다.
최근, 굴 요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오이스터바가 하나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산지에서 공수한 굴을 이용한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이며 미식가들의 구미를 잡아당긴다. 겨울 한정으로만 먹을 수 있었던 굴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미식의 세계로 초대한다. 레몬, 위스키, 숯불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입안의 풍미를 더욱 올려주는 제철 굴의 생글한 美食, 오이스터 신흥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서울 오이스터바 및 굴 요리 맛집으로는 청담 펄쉘 및 도산공원 펄쉘프리미에(굴 플레터), 한남동 버블앤코클스(굴 플레터), 성수 더즌오이스터(굴 플레터), 도산공원 있을재(굴 콩피, 굴 파스타), 한남동 엘초코데떼레노(굴 플레터), 청담동 아쿠아디마레(굴 플레터), 판교 목탄장 및 도산공원 목탄장(굴 참숯구이), 숙대 남영동 유용욱바베큐연구소(스모크드 오이스터), 압구정 호족반(매생이굴전), 청담동 트리드(굴 차우멘) 등이 있다.
1. 입안 가득 넘실대는 바다의 풍미, 성수 ‘더즌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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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펄쉘’에서 ‘펄쉘 프리미에’에 이어 세 번째로 오픈한 오이스터바 ‘더즌오이스터’. 미국 브루클린을 모티브로 삼아 오크톤으로 꾸민 내부가 멋스러운 느낌을 준다. 대표 메뉴 ‘Oyster half dozen’은 산지에서 당일 직송으로 공수한 굴을 즉석에서 손질하여 제공한다. 탱글한 굴의 단면을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짙은 바다 내음이 일품이다. 생굴 특유의 신선함을 맛봤다면 양파 미뇨네트와 타바스코소스를 뿌려 변주를 즐겨도 좋다. 굴 위에 갈릭 버터와 파르메산 치즈를 올려 그릴에 구워낸 ‘Grilled Oyster’도 인기다. 고소하게 익은 굴에 은은하게 배인 스모키향이 풍미를 살려준다.
식신TIP
- 위치: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12-7
- 영업시간: 매일 15:00 – 22:00, 월요일 휴무
- 가격: Oyster half dozen 17,000원, Grilled Oyster (4pcs) 18,000원
- 후기(식신 늘배고픈여자): 펄쉘을 캐주얼한 분위기로 즐기는 느낌이에요. 가격도 괜찮고 바 자리에 앉으면 굴을 까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밌어요. 음식을 다양하게 먹고 싶어 굴은 하프 더즌으로 주문했는데 보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와요! 굴 자체가 질이 좋아서 아무런 소스 없이 먹어도 비린 것 하나 없이 아주 맛있어요.
2. 굴 사이사이 스며든 향긋함, 도산공원 ‘있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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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재’는 ‘팔레 드 고몽’, ‘뚜또베네’를 이끌었던 이재훈 총괄 셰프와 로칸다몽로 출신 이재호 매니저 형제가 운영하는 다이닝이다. 제주 딱새우, 토종닭, 강원도 찰옥수수 등의 로컬 재료를 이탈리안 레시피에 접목하며 개성 넘치는 맛을 선보인다. 겨울철 대표 메뉴는 마늘과 서해산 굴을 허브 오일에서 저온으로 조리한 ‘굴 콩피’. 노르스름한 오일에 굴과 마늘이 자작하게 담겨 나오는 모양새가 마치 감바스를 연상시킨다. 향긋하게 풍기는 허브의 풍미를 시작으로 탱탱하게 씹히는 굴, 끝에 치고 올라오는 은은한 매콤함의 삼박자가 훌륭한 균형을 이룬다. 콩피와 함께 제공되는 빵은 오일에 푹 적신 뒤, 마늘과 굴을 올려 한입에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식신TIP
- 위치: 서울 강남구 언주로168길 19
- 영업시간: 매일 12:00 – 21:00, B/T 15:00 – 17:00, 일요일 휴무
- 가격: 굴 콩피 29,000원, 굴 링귀네 29,000원
- 후기(식신 심심이): 본인들의 이름을 걸고 하는 곳들은 항상 믿고 갑니다. 굴 요리를 정말 좋아해서 이것저것 먹어 봤지만 콩피로 먹은 건 처음이었어요. 허브와 마늘이 만나 전체적으로 향이 살아있어요. 굴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맛있었고 와인이랑도 참 잘 어울리는 메뉴였습니다.
3. 굵은 씨알이 선사하는 풍성한 식감, 한남동 ‘엘초코 데 떼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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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스페니쉬 파인다이닝 ‘떼레노’의 두 번째 공간 ‘엘초코 데 떼레노’. 호주, 두바이,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경험을 쌓은 신승환 셰프가 선보이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스타터 메뉴로는 굴의 신선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OSTRAK’를 즐겨 찾는다. 씨알이 굵은 고성 굴에 샴페인 비네거와 샬롯을 곁들여 깔끔하게 떨어지는 끝 맛을 완성했다. 굴 위로 레몬즙을 살짝 뿌린 뒤 입에 털어 넣으면 풍성하게 차는 식감과 그득하게 풍기는 녹진한 맛이 조화롭게 어울린다. 충분히 입맛을 돋웠다면 치즈, 등심, 생선 등의 재료에 숯불로 원초적인 불맛을 입힌 구이류를 음미해보자.
식신TIP
- 위치: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73
- 영업시간: 매일 18:00 – 00:00
- 가격: OSTRAK 6,000원, TXULETON (100G) 16,000원
- 후기(식신 밥솥에서태어난여자): 진짜 제대로 된 불 맛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곳이에요. 본격적인 요리 먹기 전에 굴 요리로 시작! 국내에서 나는 굴이 이렇게 큰가 싶을 정도로 비주얼에 놀랐는데 맛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아요. 요리로는 생선(Arrain), 갈비 스테이크(TXULETON)를 먹었는데 진짜 현지에서 먹던 맛 제대로 납니다.
4. 신선한 해산물이 맞이해주는, 청담동 ‘아쿠아디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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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디마레’는 일본 오사카 츠지 조리 전문학교를 수료한 배형준 셰프가 이탈리아 스타일로 풀어내는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귀, 가리비, 서대 등 각종 해산물이 올려진 씨푸드 바가 반겨준다. 바 자리로 이루어진 매장 내부는 주문과 동시에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동감이 있게 감상할 수 있어 식사의 즐거움을 높여준다. 대표 메뉴는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흐르는 굴 7개를 정갈하게 담아낸 ‘Vassoio di ostriche’. 한눈에 봐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굴은 싱그러운 풍미와 혀를 진득하게 감싸는 녹진한 맛이 미각을 사로잡는다.
식신TIP
-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70길 9
- 영업시간: 매일 18:00 – 01:00, 일요일 18:00 – 00:00
- 가격: Vassoio di ostriche 35,000원, Vassoio Aqua di Mare 260,000원
- 후기(식신 초콜렛공장공장장): 주문하면 바로 씨푸드 바에서 해산물을 가져와 음식을 뚝딱 만들어줘요. 셰프님이 말한 방법대로 레몬을 살짝 짜고 캐비어를 올려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했던 고급스러운 굴 요리의 최강이었어요. ㅎㅎ 캐비어는 여기에서 판매하는 전체적인 메뉴랑 전반적으로 잘 어울려서 같이 먹기 좋아요~!
5. 그윽한 숯불 향에 빠져드는, 판교 ‘목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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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요리 주점을 표방하는 ‘목탄장’은 이탤리언, 프렌치, 일식 등 다양한 조리법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요리를 만든다. 최고급 비장탄으로 모든 요리에 섬세한 숯 향을 입히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 메뉴 ‘숯불 석화 구이’는 숯불에서 버터와 간장을 덧발라가며 은근하게 익힌 굴 위로 라가불린 위스키를 뿌려 마무리한다. 꼬독하게 익은 굴구이에 위스키 특유의 오크 향과 피트향이 어우러지며 한층 깊은 풍미를 자아낸다.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터져 나오는 굴은 청량감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나 산뜻한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도 좋다. 평일에도 풀부킹 경우가 많아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신TIP
- 위치: 경기 성남 분당구 분당내곡로 155
- 영업시간: 매일 17:30 – 01:00, 일요일 휴무
- 가격: 숯불 석화 구이 19,000원, 마구로 타르타르 25,000원
- 후기(식신 JiBongBong): 고정 메뉴와 매일 달라지는 메뉴로 나뉘어 있어 계절마다 메뉴가 조금씩 변경되는 것 같아요! 겨울을 맞이해 굴구이를 먹었는데 입에서 사라지는 게 아까울 정도로 인상 깊은 맛이었어요. 추천 메뉴로 주신 마구로 타르타르도 입에 살살 녹고..나오는 길에 바로 다음 방문을 예약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