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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계절… 10분 정도 손·발목 워밍업 필수

등산 시 부상 피하는 요령 / 평지 걸음 때보다 무릎에 5∼7배 하중 / 중장년 반월상 연골판 손상 주의해야 / 한번 다치면 자연 치유·재생 어려워 / 방치 땐 관절염으로 악화 가능성 높아 / 초보자는 발목염좌 부상 많이 당해 / 미끄럼 방지 신발 등 장비 잘 챙겨야 / 자신 체력 고려해 등산 코스 택하도록

세계일보

무리한 등산을 하다 발목이나 무릎 등 관절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코스와 시간을 정하고 체력의 70~80%로 즐기는 게 좋다. 산행 전 10분 이상 충분한 손·발목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완연한 가을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 야외활동을 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산은 등산객들로 크게 붐빈다. 등산은 유산소와 근력 운동이 동반된 전신 운동으로 심폐기능 향상,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중장년들이 건강도 챙기고 친목도 도모할 겸해서 즐기는 대표적인 운동이자 여가활동이다. 하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무리하면 발목이나 무릎 등 관절부상에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코스와 시간을 정하고 가급적 체력의 70~80%로 즐기는 게 좋다. 등산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관절질환과 부상을 막기 위한 요령에 대해 살펴봤다.


산에 오를 때 하중에 따른 무릎 관절 건강 의식해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등산은 무릎에 부담이 크다. 특히 평지를 걸을 때보다 등산할 때는 체중의 5~7배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등산 후 흔히 생기는 관절 부상 중 흔한 것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종아리뼈와 허벅지뼈 사이에 외부 충격을 완화해주고, 관절의 움직임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산을 자주 타는 중장년층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나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손상을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이환될 가능성도 커져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이 붓고 열감이 느껴진다. 무릎에 힘이 빠지고, 조금만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들거나 방향전환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심한 경우 걷다가 다리가 풀리거나, 계단을 내려가기 힘들고,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느껴진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통증과 부종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등산 초보자에 많이 생기는 발목 염좌


산행 중에 생기는 또 다른 부상 중 하나가 발목염좌다. 평소 산을 자주 타지 않는 초보자들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부상이다. 주변 경관을 둘러보느라 밑을 잘 살피지 않았을 때나 바닥이 고르지 않을 때 발목이 꺾이면서 발목 주위가 부어오르는 발목염좌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발목 인대 부상을 방치하면 발목이 불안정해지고 삐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은 “외상이 심하지 않으면 발목 염좌를 가볍게 넘기기 쉽다. 염좌로 발목이 붓고 인대가 파열되면 관절 불안정성이 커져 지속해서 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평소 발목 주위 근육을 발달시켜 발목 강화를 해주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으로 허공에 알파벳 글자를 쓰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산행 중 발목을 삐끗했다면 바로 움직이기보다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붕대로 압박한 후 발밑에 쿠션 등을 받쳐 발목을 심장보다 높은 곳에 올려주면 좋다. 가능하면 얼음 주머니 등을 활용해 냉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력을 고려한 산행을 하고 충분한 손·발목 스트레칭을 해야


등산 전에는 적어도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를 넓혀주고 근육을 풀어주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경사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와 등산지팡이 등 장비를 챙기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신발의 밑창이 견고한 것을 고르고, 끈은 단단하게 묶으며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발목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도록 발목 위로 올라오는 양말을 신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체력과 건강을 고려해 등산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소 관절염이나 발목 건강이 좋지 않으면 경사가 가파른 곳보다는 천천히 가볍게 오르내릴 수 있는 코스를 고르는 것도 좋다. 오르막길에서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면서 보폭을 좁게 하여 걷고, 내리막길은 무릎에 부담이 심하므로 최대한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 다리에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심재앙 교수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등산으로 갑자기 무리하면, 무릎에 많은 하중이 전달되거나 다리를 접질리기 쉬운데 이는 관절부상으로 직결된다. 특히 평소 무릎 건강이 나빴다면, 갑작스러운 무리한 운동으로 연골이나 인대 손상 등 무릎 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등산 전 근력 강화 및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교차와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긴 소매 옷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 두꺼운 옷을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개 껴입는 것이 좋다. 산행 중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스틱 등 지팡이를 지참하는 것도 좋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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