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 딸인데…" 성신여대 처장 메일에 위스콘신대 '실소'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국회의원 딸이 특혜 해외 연수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당시 특별 연수 진행을 요청받은 위스콘신대학 측이 입장을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는 성신여자대학교가 재학 중이던 나 의원의 딸을 특혜성 해외 연수를 보내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 따르면 2015년 5월, 성신여대 국제교류처장은 미국의 위스콘신대학교의 한국인 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냈다.
공개된 메일에서 성신여대 처장은 “처음으로 장애 학생의 해외연수를 지원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위스콘신대에 학생을 보낼 수 있도록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학생 어머니의 부탁을 받았다. 일주일에 2번 정도 정기적으로 아이를 보살펴 줄 한국 사람을 구할 수 있겠느냐”면서 “의사소통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장애인올림픽 글로버 메신저 활동을 하며 해외에 나가본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홈스테이를 해줄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어머니나 우리 입장에서도 한결 마음이 놓일 것 같은데 알아봐 주실 수 있냐”며 “사실은 이 학생이 나경원 국회의원의 딸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성신여대는 이례적으로 특정 학생을 지목해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위스콘신대학 측에선 “교환학생의 경우 토플 성적이 70점 이상이어야 한다”며 나 의원의 딸의 특별 연수 진행이 곤란하다고 답을 했다.
그러자 성신여대 국제교류처장은 “이건 보통의 교환학생 자격으로 가려는 것이 아니라 영어연수를 가는 것”이라며 “토플 성적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재차 설득을 시도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영수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괄호로 ‘이 학생이 나경원 국회의원의 딸이다’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괄호 안에 넣는다고 문장이 안 보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 메일을 보냈던 성신여대 차 모 교수는 “처음 장애 학생을 파견하는 상황이라 교류대학에 상세하게 문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스트레이트’측은 나 의원의 딸이 아닌 다른 장애 학생의 해외연수는 처장이 아닌 직원이 맡아서 미국 대학과 연락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성신여대의 장애 학생 해외연수 장학프로그램은 나 의원의 딸이 4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2015년 딱 한해만 시행된 뒤로는 종료됐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딸의 특혜 해외 연수 관련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당시 성신여대측이 장애 대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것을 제안했고, 위스콘신대학교에서도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부모를 떠나 독립생활이 가능하지 않고, 아이에게는 어려운 프로그램이어서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 측에 해외연수를 먼저 요청한 사실도 없다”며 “위스콘신대학교의 반대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스트레이트‘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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