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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수난시대는 계속 된다, 두번의 도난! 595억짜리 꽃병과 꽃

생전에 고작 그림 한 장을 팔았던 고흐는 현재 그림뿐만 아니라 영화나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다뤄지는 ‘슈퍼스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고흐의 그림은 유달리 많은 수난을 겪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그림 역시 아주 기구한 운명을 가진 작품입니다. 두 번의 도난 끝에 결국 세상에서 사라진 ‘꽃병과 꽃’입니다.

꽃병과 꽃 혹은 양귀비꽃


(고흐, 꽃병과 꽃)

지금 보시고 계시는 이 그림은 현재는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다시 말해 사라진 그림입니다. 고흐가 자살하기 약 3년 전쯤 그린 것으로 알려진 ‘꽃병과 꽃’ 혹은 ‘양귀비꽃’이라 불리는 작품으로 어두운 바탕에 대비되는 꽃들이 인상 깊은데요. 고흐가 파리에서 머물던 시절, 색채를 탐구하며 그린 정물화 중 하나일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고흐가 팔려고 그렸다기보단,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작업한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서명 위치와 그림 스타일 등이 기존과는 약간 다르거든요. 그것 때문에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기도 했고요. 어쨌든, 지금은 고흐가 그렸다고 받아들여지는,  완벽한 고흐의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이집트에 칼릴이라는 수집가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데, 수집가는 이 그림을 프랑스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인이 죽고 나선 이집트 정부에 손에 들어가 다른 칼릴의 수집품들과 함께 미술관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중간에 한번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에 대여된 적 있지만, 그 외에는 한 번도 이집트를 떠난 적이 없었죠.

두 번의 도난, 놀랄 정도로 허술한…

(긴 역사와 엄청난 유물을 자랑하는 이집트)

이 도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놀라고 지나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같은 그림을 두 번이나 도난당한 미술관이 같은 곳이거든요. 꽃병과 꽃이 전시되어 있던 칼릴 미술관이 그 배경이죠.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곳을 방문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고흐 그림을 도난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운영을 멈췄기 때문입니다.

첫 도난은 1977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십여 년 후 쿠웨이트에서 극적으로 회수되며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게 되죠. 이때만 해도 모두가 명작이 돌아왔다며 정말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쁨은 찰나고, 작품 관리는 정말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건물을 지키는 보안관들은 약 3명 정도였고, 그림은 별다른 보안 장치 없이 벽에 걸려있을 뿐이었죠.

범인들은 아마 그런 시스템의 허점을 미리 파악하고 고흐의 그림을 노린 것 같습니다. 2010년 8월 21일, 정말 감쪽같이 그림이 사라졌거든요. 그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이집트 정부는 이 그림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공항과 항만을 통제하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그림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이집트를 빠져나갔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죠.

현상금이 걸려있는 그림

이 사건의 초동 수사 단계에서 한차례 그림을 회수했다는 오보가 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시끄러워지기도 했죠. 이집트 당국은 관련 담당자들을 전부 문책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담당자들은 절도 사건의 책임으로 벌금을 무는 등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집트 최고의 통신 업체 회장인 사위리스가 고흐의 그림을 되찾을 정보를 제공하는 사랑에게 100만 이집션 파운드를 제공하겠다고 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2억 원 정도의 금액으로, 꽤 큰 현상금이죠. 이런 노력에도 불과하고 결정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흔히 고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우리는 어쩐지 서글픈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명작을 남겼음에도 평생을 쓸쓸하게 산 예술가였으니까요. 어쩌면 작품도 작가의 삶을 닮았는지 모릅니다. 두 번이나 도난당하는 수모를 겪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저 이 작품이 빨리 우리의 곁으로 돌아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사랑받기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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