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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한 커피가 사라진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일주일 평균 9.31잔(닐슨코리아 집계). 하지만 20년쯤 뒤인 2040년이 되면 지금처럼 커피를 즐기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커피가 멸종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와 ‘지구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에 실린 영국 큐 왕립식물원과 노팅엄대 지리학부, 런던 퀸메리대 생물·화학부, 에티오피아 환경·기후변화 및 커피숲포럼(ECCCFF) 공동연구팀의 연구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잦아진 가뭄과 삼림 파괴, 병해충의 확산은 전 세계 대부분의 야생 커피 종(種)들을 멸종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뒤,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한

연구팀은 최신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124개 야생 커피나무종이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떤 미래를 맞을지 예측했다. 그 결과 약 75종이 멸종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5종은 특별한 보존 및 보호 조치 없이 방치된 상태로 자라고 있는 상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개발한 생물다양성 위험 척도에 따르면 13종은 심각한 위험에 당면해 있으며, 아라비카를 비롯한 40종은 멸종 위험종, 나머지 22종은 취약종으로 분류됐다.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빠르면 10~20년 내에 커피 소비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맞을 위기에 처한다.


공동연구팀은 2038년이 되면 커피 생산량이 현재보다 40~50% 가량 줄어들게 될 것이며, 21년 뒤인 2040년이 되면 아라비카나 로부스타 커피종은 사실상 멸종하거나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또한 2088년이 되면 전체 커피 종의 40%, 일부 분석모델에 따르면 80%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라비카 커피는 로부스타에 비해 꽃 향기가 풍부하고, 신맛과 단맛의 조화로움으로 인해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 품종으로 떠올랐다. 현재 전 세계 커피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품종으로, 커피 벨트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생산한다.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와 같은 중남미는 물론 게냐, 동아프리카,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아라비카 야생종의 경우 아프리카 최대 커피 수출국인 에티오피아와 남수단에서만 자라고 있다. 아라비카 종은 특히 병해충에 취약해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 확산은 종의 전멸을 야기하는 ‘최악의 재난’이 될 우려도 있다.


애런 데이비스 큐 왕립식물원 연구원은 “현재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품종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종 다양성의 확보는 물론 기호식품으로 커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커피 종의 확보와 재배, 특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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