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운 성분 잡아내는 앱' 정크푸드 전쟁중인 유럽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탄산음료, 과지방 과자 등 정크푸드와의 전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 말, 비만 인구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정크푸드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비만 인구가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규제 도입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으로는 지방·설탕·소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TV 광고의 경우 오후 9시 이전 송출을 금지하며, 식당 메뉴판의 칼로리 함량 표기를 의무화한다. 또한 건강하지 못한 식품의 1+1 세일 행사도 금지한다.
영국은 이미 지난 2018년에 ‘설탕세’(음료에 함유된 당분이 높을수록 높은 세금을 부과)를 도입해 음료 제조 업체들이 스스로 설탕 함량을 대폭 줄이게 만들었다. 프랑스, 노르웨이, 아일랜드, 헝가리 등 10여 개의 유럽 국가들도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오는 10월부터 설탕 음료에 대한 과세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식품 제조 업체들은 설탕과 지방, 소금 등 과다 섭취 시 건강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성분들과 보존제, 색소와 같은 식품 첨가제의 함량을 줄이고 칼로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하리보(Haribo), 루띠(Lutti) 등 유럽 대표 제과 업체들은 설탕 함량을 30~50%가량 줄인 제품들을 출시했으며 설탕 대신 옥수수의 천연 섬유질 등 건강한 원료로 대체했다. 하인즈는 지난해 소금이 전혀 첨가되지 않고 설탕함유를 70%가량 줄인 토마토케첩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가공식품 전문업체 헤르타(Herta), 플러리 미숑(Fleury Michon)은 육류보존제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은 육가공 제품군을 새롭게 런칭했다.
능동적으로 식품 성분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식품의 칼로리를 계산해주거나 식품 성분의 위험도를 수치화해주는 어플리케이션들도 이를 돕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유카(Yuka)’가 대표적이다.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식품에 함유된 지방, 소금, 설탕, 칼로리, 첨가물의 양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로 계산해서 식품의 안전도를 진단해준다. 점수는 다시 ‘매우좋음·좋음·좋지않음·나쁨’의 4단계로 나누어 색으로 표현되며, 제품의 점수가 낮을 경우 더 건강한 대체 상품을 추천해준다. 지난 2017년 프랑스에서 출시된 유카는 3년만에 16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가진 대형 어플로 성장했다.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영국 등 타 유럽 국가와 북미에서도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인터막셰(Intermarche)가 PB제품 900여 종의 재검토를 통해 142가지의 첨가물의 사용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결정에는 유카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카가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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