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름한 상추 달착지근한 상추 ‘한곳에서’ 재배
음식이 산이라면 레시피는 여러갈래 등산로 중 하나다. 조미료ㆍ양념 넣는 순서와 불 조절 타이밍 등을 더해 나오는 메뉴는 천차만별이다.
인도어팜으로 키우는 채소 등 식재료도 마찬가지다.
기온ㆍ습도ㆍ조명ㆍ산도(ph)ㆍ이산화탄소 데이터의 조합 상태에 따라 채소 맛은 무궁무진해진다. 데이터가 곧‘ 레시피’로 변하는 것이 뉴어그만의 강점이다.
흙도 없고 볕조차 들지 않는 인도어팜에서는 다양한 센서가 필수다.
작물 성장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센서로 데이터가 수집되면 이를 가공한 성장 레시피가 만들어진다.
가령 이‘ 레시피’에 따라 같은 공간에서 쌉싸름한 맛이 나는 상추와 달착지근한 맛이 나는 상추를 동시에 기를 수 있다.
또 특정 기후에만 자라는 작물도 재배할 수 있다.
현지 성장 조건대로 레시피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국내서는 이미 태국산 바질과 같은 품질의 허브가 시범 생산 중이다.
벨기에 어반크롭솔루션스는 핀란드 고객사에 건대 기후에서만 자라는 샤프란 재배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레시피는 작물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빛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광합성엔 필수인‘ 태양’이 어떤 채소의 생장엔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세계 유수 인도어팜들이 태양 대신 LED 조명으로 채소 재배에 나선 이유다.
무수히 쌓인 재배 데이터는 최적의‘ 빛 상태’를 도출해낸다.
최수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는“ 작물 생육에 가장 적합한 광(光)파장대는 600∼700나노미터(㎚)”라고 설명한다.
일본 식물공장 스프레드와 오사카 부립대학 등에선 이같은 조건을 모두 맞춘‘ 데이터 기반 상추’를 시판하고 있다. 쓴 맛이 없는 상추, 아삭한 식감을 극대화 한 상추 등 레시피에 따라 맛도 다르다. 오사카대 식물공장연구센터의 아유미 엔조지 씨는“ 식물공장에서 자란 상
추는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잘 안받는다”고설명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