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기후위기, 커피 맛도 달라진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기후위기로 커피 맛이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커피 작물의 생성에 기후위기가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스페셜티커피 등 고급 커피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이들이 늘어난 시기에 암울한 소식이다.
미국 터프츠 대학교와 몬태나 주립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환경요인을 분석한 결과, 커피 작물은 온도의 상승이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위기는 커피의 생산량 뿐 아니라 커피의 맛과 향 등 커피 품질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날씨의 패턴이 크게 변하고, 커피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고품질 커피 품종이 위험에 처해진 것이다. 특히 아라비카 원두의 경우 온도 변화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섭씨 1도만 변해도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라비카 원두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대표 커피 품종으로, 커피의 3대 원두로는 보통 아라비카(Arabicas), 로부스타(Robustas), 리베리카(Libericas)를 꼽는다.
연구진은 커피 품질의 하락을 막기 위해서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빛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그늘 마련이나, 기후변화에 비교적 강한 야생 커피 품종의 선택, 해충 관리 등에 보다 신경을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일부 커피 농장에서는 서늘한 곳에서 커피 재배를 하기 위해 더 높은 산으로 위치를 옮기고, 유지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앞서 영국 왕립 원예협회(Royal Botanical Gardens)의 연구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지적된 바 있다. 기후위기로 야생 커피 식물의 60%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경고이다. 또한 호주기후연구소(Climate Institute of Australia)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커피 재배 지역의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커피나무에 닥친 위기와 달리 전 세계 커피 수요는 늘어나는 실정이다.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는 커피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커피 생산은 예상치 못한 날씨의 공격을 받으며 해마다 불안정한 공급량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2.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은 세계 1위 커피 생산국(국제커피협회, 2018 보고서)이다. 베트남 또한 이상기후로 커피 생산량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국내에서 커피 원두를 수입하고 있는 A씨(46)는 “맛과 향이 떨어지는 원두를 지금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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