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사태서 지목된 계란, 안전한 조리 수칙은?
‘김밥 식중독 사태’, 당국 “조리 중 교차오염 원인 추정”
계란 껍질의 살모넬라균, 올 여름처럼 고온다습한 환경서 잘 번식
계란값 폭등으로 불법유통 계란ㆍ비세척란 문제도
“계란 만진 후 반드시 손 씻어야”
가정에서도 식재료 조리와 관리에 주의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경기도 성남시에서 발생한 김밥집 집단 식중독 사고가 파주시, 고양시로 번지며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과 함께 김밥집들의 매출 하락과 더불어 백화점에서도 식중독 특별관리 기간을 연장하는 등 빨간등이 켜졌다.
주된 원인으로는 ‘계란’이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당분간 ‘김밥집’의 발길을 끊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계란의 고유성분 문제가 아니라 계란을 조리하거나 유통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문제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도 이같은 식중독 사고는 잘못된 조리방법과 식재료 보관을 통해 일어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사고의 일부 환자의 가검물(병균 검사를 위해 거두는 환자의 배설물 등)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최근 식중독 예방을 위한 정부·지자체 긴급 회의에서 이재용 식품소비안전국장은 “식중독 사고는 조리 중 교차오염이 식중독 발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즉 이번 사태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교차오염’(오염된 손으로 다른 식재료를 만지는 과정에서 식중독 균이 퍼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살모넬라균은 대표 식중독균으로, 이 균에 오염된 계란이나 고기를 먹을 경우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 가운데 63%는 계란으로 발생했다. 일상에서 자주 먹는 계란의 사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살모넬라균은 닭의 분변에 오염된 계란 껍질에서 흔히 검출된다. 즉 계란을 깨트리거나 만진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음식을 조리할 경우, 칼이나 도마, 식재료 등을 ‘교차오염’시킬 수 있다.
이 같은 ‘조리’ 방법 뿐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도 원인이 나올 수 있다. 이른바 ‘불량 계란’과 ‘비세척 계란’ 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계란은 깨끗한 상태로 유통되고 있지만, 시중에 불법 유통되는 계란도 있다. 최근 불법 유통으로 적발된 제품들은 식용으로 부적합한 ‘깨진 계란’·생산 이력 ‘표시가 없는 계란’ ·산란일 ‘허위표시 계란’ 등이다. 일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비세척란’ 역시 일반 계란처럼 살균소독수로 세척한 후 냉장유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살모넬라균 검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유통업계에서는 아직 별도의 관련 규정이 없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시기상’의 요인도 더해진다. 살모넬라균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가장 잘 번식한다. 특히 폭염과, 장마가 길어진 올해는 계란이 들어가는 식품에서 더 많이 검출될 수 있다. 즉 이번 여름은 고온·다습한 환경과 함께 계란값 폭등으로 저렴한 불량계란이나 비세척란들이 더 많이 유통되면서 식중독 사고가 유독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김밥집 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계란의 조리와 보관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계란 깨기, 생고기 썰기 등 식재료 취급 후에는 반드시 비누 등의 세정제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한다”고 당부했다. 우선 세균감염이 걱정된다면 요리전 계란 껍질을 씻는 것이 좋으며, 계란을 만진 손은 반드시 씻어야 안전하다. 또한 계란을 만진 손으로 다른 식재료 등을 다루지 않으며, 구입한 계란은 되도록 다른 식재료와 접촉해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계란 외에도 여름철에는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하는 시기다. ‘식재료 취급시’에는 ▷기구·용기는 세척하고 용도별로 구분하며 ▷김밥재료는 냉장상태를 유지한다 ▷계란 취급과 깨기, 고기 썰기 후에는 손을 씻거나 위생장갑을 교체한다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을 구분해 보관한다 ▷냉장식품은 5℃, 냉동식품은 -18℃씨 이하로 보관온도를 지킨다. ‘조리시’ 에는 ▷ 김밥이나 나물무침, 샐러드 등 더이상 가열하지 않는 식품은 맨손으로 조리하지 않는다 ▷ 육류나 가금류, 달걀 등은 내부까지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가열한다. (육류 중심온도는 75℃, 어패류는 85℃로 최소 1분 이상) 요리가 완성된 ‘조리후’에는 ▷덮개를 덮어 보관하며 상온에서 장시간 방치하지 않고 ▷가급적 2시간 이내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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