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채식 생활]“그걸 무슨 맛으로 먹어?”…로푸드도 맛있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로푸드’(Raw Food)에 대한 흔한 오해도 많다. “생으로 먹는 거잖아? 그걸 무슨 맛으로 먹어?” 익혀 먹는 음식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로푸드는 이름조차 낯설다.
샐러드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도 로푸드이지만, 활용 범위는 넓다. 어떤 음식들은 손이 많이 간다. 한국디톡스로푸드 협회 강사이기도 한 김여운 비로소 채식 모임 대표는 “오븐을 통해 120℃에서 구우면 되는 음식을 로푸드는 45℃ 이하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씨앗의 경우 하루 동안 건조시킨 뒤 소화를 방해하는 물질을 제거해 요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김여운 비로소 채식 모임 대표는 “오븐을 통해 120℃에서 구우면 되는 음식을 로푸드는 45℃ 이하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
로푸드가 45℃ 이하에서 요리하는 것은 그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 효소가 파괴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효소는 신진대사 등 모든 신체 기능에 필요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촉매제다.
그가 주축이 돼 매달 진행하고 있는 비로소 채식(비건과 로푸드가 함께 하는 소소한 채식 이야기) 모임에선 모든 동물성 식품이 배제된 비건의 식재료로 ‘로푸드’를 만들어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비건 로푸드(비건의 식재료를 사용하는 로푸드)를 만들 때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유기농 식재료와 정제되지 않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김여운 대표는 “로푸드는 가열하지 않고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재료 자체가 굉장히 깨끗해야 하고, 설탕이나 소금은 정제되지 않은 자연의 것을 사용한다”며 “당분의 경우 흰설탕보다는 대추야자와 같은 건조 과일을 써서 단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모든 첨가물,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는 “채식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느낄 것”이라며 특별한 날 먹기 좋은 송화버섯 스테이크를 추천했다. 이어 “로푸드에선 고기 대신 버섯과 채소를 이용해 스테이크를 만든다”며 “송화 버섯과 각종 채소가 다양한 풍미를 매는 향신료와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고 말했다.
비로소 채식 모임을 위해 만든 김여운 강사의 송화버섯 스테이크 |
- 스테이크 재료
송화버섯 3컵, 티마리2T, 아가베1T, 호박씨1컵, 당근 1/2컵, 샐러리 1/2컵, 바질1t, 큐민1/2t, 마늘1t, 올리브오일 약간
- 스테이크 소스
불린 캐슈넛 1컵, 아가베1T, 뉴트리셔널 이스트 1T, 레몬즙 1t, 바질 또는 파슬리 약간, 천일염(기호에 맞게)
<팁>
- 티마리가 없으면 간장을 사용해도 좋다.
- 캐슈넛은 만들기 두 시간 전에 불려준다.
- 당근과 샐러리는 깍둑썰기 했을 때의 계량이다.
1. 버섯을 손질한다.
2. 당근, 샐러리, 버섯, 호박씨 등 모든 재료를 60% 가량 푸드 프로세서로 갈아준다.
3. 버섯, 호박씨, 당근, 샐러리를 한 곳에 넣고 티마리2T, 아가베1T, 바질1t, 큐민1/2t, 마늘1t, 올리브오일을 약간 넣고 잘 섞어준 뒤 양념이 잘 베도록 2시간 가량 숙성한다.
4. 소스 재료를 한 데 넣고 블렌더로 곱게 간다.
5. 숙성시킨 반죽을 꺼내 푸드 프로세서에 돌려준다. (너무 거칠지 않은 상태로 갈아준다)
6. 반죽을 틀에 넣고 동그란 스테이크 모양으로 만든다.
7. 스테이크 반죽을 건조기에 넣고 45도에서 3시간, 뒤집어서 4시간 건조시킨다.
8. 스테이크와 비슷한 갈색 빛깔이 돌면 기호에 맞게 토마토 등을 올려 장식한 뒤 먹는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