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조절이 필요한 당신 ②] 분노조절장애, 무조건 ‘한잔의 술’ 피하라
-분노조절장애, 정신적 고통 후 분노 등이 행동으로 이어져
-“음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는 일시적…절주 또는 금주해야”
-전문가 도움 받아 분노조절장애 일으켰던 이유 찾으면 도움
분노조절장애는 정신적 고통 후의 분노, 억울감, 좌절감, 모멸감 등이 조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남아 행동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현대 사회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발견되는 분노조절장애는 잔혹한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을 무시했다고 느끼거나, 비교를 당하거나, 이용당했다고 생각하면 반감으로 분노가 표출된다. 갑작스런 화가 아닌 위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존감도 낮다. 특히 성장기 학대를 경험했거나 부모와 잦은 갈등, 원치 않는 이별 후에 잘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스트레스와 분노를 술로 풀게 되면 오히려 분노가 폭발해 불미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면 절주 또는 금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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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란 화를 참지 못해 분출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증상이다. 이에 대해 유소영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분노조절장애는 스트레스, 알코올 중독, 성격 장애, 전두엽 치매, 유아기 양육 문제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며 “이 경우 각종 폭력, 중독 등으로 인한 사고와 여러 법적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은 물론 가족, 주변 사람까지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라우마를 경험했거나 분노 조절을 못하고 감정 제어가 힘든 채로 오랫동안 방치됐고, 성격 문제로 지속적 비난을 받았다면 분노조절장애 증상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알코올은 평소 감정을 조절하고 억압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평소보다 분노 조절을 어렵게 하고 쉽게 이상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 술이 깬 뒤에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후회하거나 주변 사람과 관계가 악화될 때가 많아 환자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조성훈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본인과 주변 사람을 위해 절주 또는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며 “흔히 분노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마신다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음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 효과는 일시적”이라고 지적했다.
분노조절장애의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성장기 학대 경험과 부모와 갈등이다. 이런 경험을 한 어린이의 대부분은 부모 중 한 명이 알코올 중독자인 사례가 많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어릴 때에는 불합리한 학대나 방임을 당해도 힘이 약해 저항하지 못했던 아동이 그때 쌓였던 분노를 성인이 된 후에 표출할 수 있다”며 “평소에는 일반인과 다름없지만 예전에 겪었던 사건과 유사한 경험을 할때 무의식 중 있었던 분노가 폭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음주 후에는 분노 조절이 쉽지 않다”고 했다.
때문에 분노조절장애를 단순한 성격 문제로 여기기 보다는 자가 진단과 증상 의심을 통해 조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유 전문의는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환자라면 전문의와 정확한 상담 ㆍ검사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분노조절장애는 과거에 부정적 사건을 경험하면서 생긴 부당함, 억울함 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그 이유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분노조절장애의 이유를 깨닫는 과정은 혼자 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며 “화가 났던 상황을 기억해 스스로 어떤 부정적 사고와 감정 때문에 화가 났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