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피로’ ②] 몇 개월 지나도 떨어지지 않는 피로라면…‘만성피로증후군’ 의심하세요
-피로감 몇 개월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 의심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유산소 운동이 도움
[사진설명=수 개월이 지나도 피로감이 계속되는 만성피로증후군에는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누구나 피로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피로가 수 개월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하나의 질병(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하고 치료가 필요하다.
피로는 “피곤하다, 기운이 없다, 힘들다, 나른하다” 등으로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법과 느끼는 정도가 서로 다른 매우 주관적인 현상이다. 의학적으로 피로는 일상적 활동 이후 비정상적으로 탈진을 하거나, 기운이 없어 지속적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거나, 일상적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일상생활 패턴이 바뀐 경우, 수면이 부족한 경우, 평소에 하지 않던 심한 운동을 한 경우, 해외여행으로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 등은 갑작스러운 생활의 변화로 몸이 적응하지 못해 누구나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성피로라고 볼 수 없다.
문제는 피로가 지속되는 기간이다. 피로는 주로 일주일 이내인 ‘일시적 피로’, 한 달 이내의 ‘급성 피로’, 1~6개월 정도 지속되는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며 원인이 있는 ‘만성피로’로 분류되는데 만약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피곤 증상이 장기간 이어진다고 해서 모두가 만성피로증후군은 아니다. 자칫 피곤을 오랫동안 느낀다고 해서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 중 2~5% 정도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 질환이 없이 임상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즉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은 과로, 수면 부족, 임신,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증, 감염, 내분비질환, 대사질환, 류마티스질환 등으로 다양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이와 독립된 것으로 이런 원인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다.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은 일반적으로 1994년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정한 기준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현재의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어야 한다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야 한다 ▷직업, 교육, 사회, 개인 활동이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과 비교했을 때 실질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경부 림프선 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새로운 두통이 있다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다 ▷운동 또는 힘들게 일을 하고 난 후 심한 권태감을 느낀다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 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일반적으로 몸의 불균형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치료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환자 증상 개선에 비교적 효과가 있고 연구결과가 축적된 치료법으로는 인지 행동 치료와 유산소 치료가 있다.
권길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지 행동 치료는 정신 치료의 한 형태로서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있는데 이때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한 후 증상이 악화하거나 운동 후 피로감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통 3개월을 기준으로 주 5회, 5~15분씩 운동하도록 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매주 1~2분씩 운동시간을 늘려 하루 최대 30분이 되도록 한다. 운동 강도는 최대 산소 소비량의 60% 정도로 제한한다.
▶피로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 TIP
1) 충분한 영양분 섭취와 신선한 과일 또는 봄나물을 많이 먹는다.
2) 자신에 알맞은 운동을 선택해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3)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4) 하루의 업무량을 균등하게 분배해 일정한 리듬을 갖는다.
5) 충분한 휴식과 7~8 시간의 일정한 야간 수면을 취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