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의 쌈채소, 잔류 농약 걱정된다면 이렇게 세척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은 각종 영양제 섭취보다 더욱 건강한 방법이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문제가 있다면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잔류 농약에 대한 우려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농작물 재배시에는 농약의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농약살포기준에 따라 관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과일·채소는 꼼꼼한 세척을 통해 잔류농약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미량의 농약이나 먼지 등의 이물질을 보다 깨끗하게 제거하려면 과일·채소의 종류에 따른 세척법을 알아두면 도움된다.
과일중에서 세척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것은 포도다. 알 사이사이까지 충분히 씻기가 어려워 하나씩 떼어내서 씻는 경우도 많다. 포도는 물에 송이째 1분 정도 담궈놓는 것이 좋다. 이후 흐르는 물에 세척하면 된다.
포도 표면에 보이는 흰 가루는 농약이나 당분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이는 과분(果粉)이다. 과분은 포도 껍질 구조의 일부로, 포도알이 만들어진 후 약 3일째부터 표면에 생기기 시작해 수확때까지 발달한다.
특히 이 과분은 포도 표면이 오염되는 것을 스스로 막는 역할을 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포도의 과분은 표면에 곰팡이가 발생되는 것을 억제하며, 먼지가 들러붙는 것도 막아낸다.
오히려 농약이 묻은 포도알은 번들번들하고 얼룩져 있다. 농약으로 과분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즉 포도 표면에 과분이 많이 남아있다면 농약이 잘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면에 흰 가루 같은 것이 많아 광택이 없는 포도는 건강하게 잘 자랐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봄이 되면서 부쩍 늘어난 캠핑이나 나들이에서는 고기와 함께 쌈채소를 즐겨먹는 경우도 많아진다. 쌈채소의 경우, 흐르는 물에 세척하는 방법보다 물을 받아서 씻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농촌진흥청의 실험에 따르면 상추나 쑥각을 1회 세척시, 바가지에 물을 받아서 씻는 방법은 흐르는 물에 세척하는 것보다 물은 4분의 1, 시간은 3분의 1정도가 절약됐다. 이를 3회로 늘렸을 때는 흐르는 물에 1회 씻는 것보다 잔류 농약 제거율은 최대 2배까지 높아지고, 물 소비량도 3분의 2수준으로 낮아졌다.
해당 실험을 진행한 농촌진흥청 농산물안전성부 잔류화학평가과 권혜영 농업연구관은 “물에 담아서 씻는 첫 번째 세척에서 농약 제거효율이 가장 높았으며, 제거되는 농약의 80% 가량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흐르는 물에 쌈채소를 씻으면 물도 낭비되고 농약 제거도 효율적이지 않다. 받은 물에 쌈채소를 담그고, 손으로 흔들면서 3회 정도 씻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전했다.
파의 경우 뿌리에 농약이 가장 많다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뿌리보다 잎에 더 많은 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파의 시든 잎과 외피 한 장은 떼어버리고 씻는 것이 가장 좋다.
오이는 흐르는 물에서 표면을 문질러 씻고, 2차로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지른 후 다시 흐르는 물에 세척하면 된다.
사과는 껍찔째 먹는 대표 과일로, 그만큼 꼼꼼한 세척이 더욱 필요하다. 사과 세척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꼭지가 달린 부분이다. 꼭지 부분은 음푹 들어가 있어 상대적으로 농약이 잔류됐을 가능성이 높다. 사과를 먹을 때는 이 부분을 잘라내고 먹는 것이 안전하다.
딸기도 마찬가지로 꼭지를 떼고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먹기 전에는 꼭지를 떼지 않은 채 물에 잠시 담궈 놓았다가, 이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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