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자주 먹으면 어떤 일이?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조선의 영조, 중국 진시황, 프랑스 나폴레옹, 로마 네로 황제.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버섯 애찬론자’들이라는 것이다. 진시황은 영지버섯을 ‘불로초’로 여겼으며, 조선의 최장수 왕 영조는 송이버섯을 좋아했다. 나폴레옹 역시 버섯을 즐겨 먹었으며, 네로 황제는 ‘버섯 황제’ 라는 애칭까지 있다. 동서양 구분없이 이들이 버섯에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은 버섯의 효능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항암부터 면역력, 콜레스테롤 개선 등까지 다양한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버섯의 암 효능과 관련된 연구들은 여럿 있으나 그 중에서도 최근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결과는 주목할 만 하다. 매일 18g의 버섯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45% 낮았다는 결론이다. 영양학 전문 학술지 ‘영양학 진보’ (Advances in Nutrition)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는 17개의 암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meta analysis,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를 모아 분석)한 것으로, 1만9500명 이상의 암 환자 자료가 사용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유방암 예방 효과가 컸다. 버섯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았다.

버섯의 항암 성분으로는 베타글루칸이 가장 잘 알려져 있으나 연구진이 항암 효과로 주목한 성분은 에르고티오네인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버섯은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자 세포 보호제인 에르고티오네인의 가장 훌륭한 공급원”이라며 “항산화 성분의 보충은 우리 몸을 산화 스트레스(활성 산소)로부터 보호하고 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르고티오네인은 버섯이나 검은콩 등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으로, 버섯중에서는 흰 표고버섯이나 느타리버섯, 입새버섯에 많이 들어있다.

항암 효능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버섯은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좋은 대표 식품이다. 지난 2007년 미국심장학회는 우리 몸에서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이고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10대 음식 중 표고버섯을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버섯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항암작용 뿐 아니라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한다. 다량 들어있는 식이섬유도 한 몫한다.

버섯은 종류에 따라 영양소가 다르다. 항암 효능을 기대한다면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은 표고버섯을 추천한다. 베타글루칸은 NK(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 세포 등을 활성화시켜 암의 발육이나 전이를 억제한다. NK세포는 암세포를 최전선에서 바로 살해하는 면역세포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표고버섯을 10대 항암식품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햇빛을 자주 못보고,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영지버섯에 주목해도 좋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말린 영지버섯에는 에르고스테롤이 100g당 0.1~0.5g 가량 들어있다. 이는 체내에서 비타민 D로 바뀌기 때문에 비타민 D 부족으로 생기는 불면증이나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풀어주는 데에도 좋다. 새송이 버섯의 경우 칼륨 함량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에 도움되는 버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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