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암, 막으려면 ②] 양성자 치료, 간암환자 5년 생존율 80%까지 올려준다
-국립암센터, 국내 최초 양성자 치료기 가동 11년
-“정상 세포 손상 범위가 X선보다 적은 것이 장점”
-“국소 진행성 종양ㆍ국소 재발 종양 등에 효과적”
양성자 치료는 원통형 ‘사이클로트론(cyclotronㆍ이온 가속장치)’에서 빛 속도 60% 정도까지 양성자를 가속한 다음 치료실로 전송해 환자의 암세포를 쏘는 치료다. 치료 과정이 신속하고 고통이 거의 없고, 치료 시간도 1회 기준 20~30분으로 짧은 것이 장점이다. 양성자선이 환자에게 쬐어지는 시간은 2~3분이다. 나머지 15~25분은 환자를 치료대 위에 고정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다.
특히 같은 방사선 치료라도 X선ㆍ감마선 치료에 비해 정상 세포 손상 범위가 적고, 조기 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약 80%에 이르기 때문에 최근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양성자 치료는 모든 암에 적용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다. 4기 등 전신 전이 단계의 병기라면 적용되기 어렵고, 역시 치료 후에도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2007년 국내 최초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한 국립암센터의 김태현 양성자치료센터장을 만나 암에 대한 양성자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 최초로 국립암센터가 양성자 치료기를 가동한 지 11년이 됐다. 양성자 치료는 정상 세포 손상 범위가 X선 등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적은 것이 장점이다. 김태현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이 양성자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국립암센터] |
-양성자 치료의 장점이 있다면.
▶기존 X선이나 감마선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의 경우 조사(助射)되는 방사선이 암세포 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정상 조직 세포까지 손상시킴으로서 부작용이 나타난다. 반면 양성자와 중입자는 원하는 깊이에서 흡수 후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물리학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이 특성으로 인해 기존 X선이나 감마선에 비해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암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여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어떤 암 환자가 양성자 치료를 받으면 효과적일까.
▶국소 종양 수준에서 효과가 크다. 우선 수혈이 어렵거나, 고령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좋다. 조기 폐암 등 전이가 거의 없이 완치 목적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특정 장기에서만 진행되는 국소 진행성 종양, 종양이 4개 이하인 소수 전이성 종양, 특정 부위에 재발하는 국소 재발 종양 등에도 양성자 치료가 유용하다.
-특히 효과적인 암은.
▶간암, 췌담도암, 안구암, 조기 폐암ㆍ식도암은 물론 각종 소아 암이나 주요 장기가 모여 있는 두경부암 등에도 효과적이다. 간암의 예를 들면 수술이 불가능했거나 재발된 8 ㎝ 이하의 단일 종양 환자의 경우 양성자 치료 후 1년내에 90% 이상 종양이 완화됐다. 3년 국소 종양제어율이 90%, 3년 생존율이 74%였다. 조기 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80%에 이른다. 통상 50~70%면 우수한 치료법으로 의료계에서는 인정받는다.
-양성자 치료의 부작용이나 치료받기 어려운 환자는.
▶부작용은 X선, 감마선 치료 등과 비슷하다. 범위가 적지만, 정상 세포가 파괴될 수 밖에 없다. 비용 등 측면에서 치료를 받아도 큰 실익이 없어 양성자 치료 효과가 없는 환자도 있다. 가령 전이된 종양이 몸 전체에 많이 깔려 있는 환자가 그렇다.
-양성자 치료 후 관리법은.
▶다른 암 환자와 같다. 특히 몸에 좋다는 민간 요법은 안 했으면 좋겠다. 이들 요법은 검증되지 않아 간 독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성자 치료 후 다시 환자를 봤을 때 유난히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많이 봤다. 대부분 민간 요법이 원인이었다. 다른 건 암 예방법과 같다. 음주, 흡연을 하지 말고 규칙적 식사 등 섭생에 신경 쓰면서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받지 말아야 한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