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음식에 따라 뇌가 달라진다
임신부가 먹는 음식에 따라 태아의 뇌가 변화되면서 자라난 아기의 음식 선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연구팀은 “임신부가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태어난 아기도 그런 음식을 좋아하게 될 것이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다면 성장한 아기도 해로운 음식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는데요.
임신부가 먹는 음식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음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과 집중력, 기분 향상과 우울증 및 불안, 치매 등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뇌는 달라집니다. 좋은 방향 혹은 나쁜 방향으로 변화된 뇌는 당신의 건강이나 인지능력, 그리고 기분에 변화를 줍니다.
1. 아이스크림ㆍ쿠키
흰설탕이 많이 포함된 가공식품은 과도하게 섭취시 성인병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영국 스완지대학교의 데이비드 벤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설탕 등 단순당을 과도하게 먹으면 상승한 혈당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주의력이 산만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공격적인 행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연구에서는 흰설탕 소비량이 가장 많은 그룹이 소비량이 가장 적은 그룹보다 지능지수가 25포인트나 낮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혈액속 혈당이 높아지면 염증 물질을 만드는 최종당화산물을 만들어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입니다. 특히 액상과당은 체내 흡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혈당을 더 급격하게 올리므로 주의가 필요한데요. 가격이 설탕보다 저렴해 아이스크림이나 쿠키, 잼, 사탕, 캔커피 등 가공식품에 주로 사용됩니다.
2. 탄산음료
콜라 등 탄산음료 역시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입니다. 또한 카페인과 탄산가스, 인산, 합성감미료, 합성착색료와 합성착향료 등이 함유돼 있습니다. 영국의 사우샘프턴대학 짐 스티븐슨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3세~9세 아동 297명에게 6종류의 합성착색료와 벤조산나트륨이 함유된 음료를 6주간 마시게 한 결과 주의력 유지 시간이 이전보다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커피
커피는 적당량만 마시면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높여주지만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는 뇌 혈압을 높여 이성적이고 차분한 생각을 하는데 필요한 산소를 부족하게 만듭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 역시 많은 양의 카페인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켜 우리의 감정을 불안하고 예민해지게 만든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커피 중독의 경우 커피를 끊게 되면 불안감이나 권태, 두통 및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호두 및 견과류
호두와 같은 견과류는 오메가 지방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아이의 학습능력이나 인지능력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영국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6년(2012~2017년) 동안 이뤄진 총 29건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오메가지방산의 섭취가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반면 과잉행동은 감소시킨다고 결론지었는데요. 연구팀은 “인간의 뇌 60%가 지방으로 이루어진 만큼 지방산의 체내 비율이 그 역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5. 채소와 과일
아연이 부족하면 우울증, 불안, 섭식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천연 정신안정제’로 불리는 마그네슘 역시 신경이나 근육의 세포를 안정시키지만, 반대로 부족하면 불안해지거나 짜증이 나고 공격적이 되기 쉽습니다. 칼슘도 흥분된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엽산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 B1 은 기억력 향상에 좋은 성분입니다. 반면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쉽게 무기력해지며, 정신을 집중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신건강이나 기억력 및 학습능력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은 달콤한 가공식품이 아닌 채소와 과일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단 음식이나 가공식품 대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자주 먹는 것은 우리의 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습관입니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