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세포 배양한 인조고기, 수개월 내 첫 시판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동물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 생산한 배양육이 몇 달 안에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배양육은 동물에게서 떼어낸 작은 세포를 배양해 고깃덩이로 만든 것으로, 환경오염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생산비가 높아 아직 대량생산 단계에 이른 업체는 없다.
최근 미국의 한 벤처기업이 배양육 생산비를 낮춰, 최초로 대량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저스트의 배양육으로 만든 치킨 너겟 [조시 테트릭 트위터 계정 캡처] |
영국 BBC, 미국 CBS SF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스타트업 ‘저스트’(JUST)는 치킨 배양육을 치킨 너겟 형태로 수 개월 내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조시 테트릭(Josh Tetrick) 저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BS SF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닭이 좁은 공간에 갇혀 사료를 먹으며 길러지고 있는데, 이는 방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동물세포를 실험실로 들여와 세포가 자랄 수 있도록 영양분을 제공해 고기를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많은 스타트업이 뛰어든 배양육 연구에서 배양액의 성분과 제조방법은 회사별로 다양하다.
저스트의 경우 세포 1개가 치킨 너겟 1개분의 고기로 자라는 데 2주일 정도 걸린다. 세포에 제공되는 배양액의 성분은 식물에서 유래한 단백질 등이 들어있다는 게 저스트의 설명이다.
저스트의 치킨 너겟 [유튜브 CBS SF 계정 캡처] |
배양육으로 만든 치킨너겟은 흰색으로 외관상 어묵에 가깝다. 최근 저스트의 배양육을 접한 전문가들은 눈을 가리고 시식하면 저스트의 배양육과 일반 치킨너겟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격 책정이 관건이다. 2013년 네덜란드 연구팀이 세계 최초의 배양육 버거를 만들었지만, 당시 햄버거 1개분 배양육 생산비가 개당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를 넘어 실용화되지 못했다.
조시 테트릭 저스트 CEO [게티이미지] |
테트릭 CEO는 “가격 책정은 각국 개발업체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며 양산 규모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첫 판매가 이뤄질 지역에 대해서는 식량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강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거론된다. 테트릭 CEO는 “배양육의 첫 판매는 아시아의 어느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양육에 대한 규제 논의는 미국에서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국과 농무부가 공동으로 배양육을 감독하기로 결정했다. 식품의약국은 세포배양과정을, 농무부는 배양육을 식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을 감독하게 된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