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소다’ 맘놓고 마시면 몸에서 벌어지는 일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설탕을 빼고 대체 감미료를 넣어서 만든 ‘다이어트 소다’. 코카콜라가 지난 1974년 ‘코카콜라 라이트’를 내놨을 때 시장에선 “혁명적인 음료”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기존의 탄산음료와 다르지 않은 단맛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칼로리는 대폭 낮아진 음료였기 때문이죠.
이후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대체 감미료를 넣은 각종 저칼로리 탄산음료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음료들의 건강상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다이어트 음료가 과연 건강한 선택이 맞느냐’는 의문을 토대로 진행된 연구들도 있습니다. 다이어트 소다의 민낯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연구 결과들을 소개합니다.
▶장(腸)에서 벌어지는 일
2014년 네이처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는 당신의 몸이 당(糖)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인공 감미료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ㆍ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줘 포도당 불내증을 일으키게 합니다. 포도당 불내증은 대사장애의 하나로 꼽히는데요, 당뇨병이 나타나기 전의 전조 증상이기도 합니다.
미국 당뇨병학회의 학회지에 2009년 실린 연구를 보면, 다이어트 음료를 매일 마신 사람들에게서 2형 당뇨병이 나타날 가능성은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67% 가량 더 높았습니다.
▶당신의 뱃살에 벌어지는 일
다이어트 소다는 살을 빼기 위해서 마신다고 믿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맘놓고 마셨다간 정반대의 결과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선 지난 2015년 미국 노인의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실린 논문이 참고할 만합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실험 대상자 중에서 다이어트 음료를 매일 꾸준히 마신 사람들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을 9년 간 추적 조사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매일 다이어트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허리 사이즈가 평균 3인치(7.6㎝) 증가했습니다. 반면 다이어트 음료를 입에 대지 않은 사람들은 허리둘레가 0.8인치(2㎝)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식욕 증가?
칼로리가 낮은 다이어트 소다를 마신 사람들에게서 ‘보상심리’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일리노이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 소다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사람들이, 오히려 다른 고칼로리 음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부족한 칼로리를 보충하려는 심리가 발현된 것이죠.
인공 감미료와 식욕의 관계를 조명한 다른 연구들도 있습니다. 2010년 예일 생물학ㆍ의학저널(Yale Journal of Biology and Medicine)에 실린 논문을 보면 인공 감미료가 식욕, 특히 설탕에 대한 식욕을 자극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감미료의 강렬한 향에 익숙해지면, 사람은 보다 강한 단맛을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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