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페에 '이것' 없으면 안됨
요즘 카페가 유명해지려면 뭐가 가장 중요할까요? 아무래도 카페니까 음료나 디저트의 맛?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래 그래프를 잠시 봐주세요.
지난 6개월간 네이버에 카페와 관련된 키워드 검색량을 살펴보니, '맛있는 카페'보다 '예쁜 카페'의 검색량이 무려 30배나 더 많았거든요!
코로나 이후 카페 업계는 이분화되고 있어요. 가성비를 앞세워 테이크아웃을 주로 하는 매장 vs 방문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신선한 매장의 양립이 팽팽하죠. 팝콘은 이 중 후자에 해당하는 매장들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공간 안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 선보인다는 점에서 '콘텐츠 매장'이라 부르기로 했는데요. 이 콘텐츠 매장의 변화를 조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그 변화 속에 그때그때 유행하는 트렌드가 숨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최근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콘텐츠 매장이 어떤 곳들인지 알아봐야겠죠? 재미있는 공간들이 아주 많았지만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TOP 3 매장을 다녀왔는데요. 공간뿐만 아니라 공간을 만들어 낸 사람과 브랜드의 이야기까지, 아주 알차게 준비해 왔으니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세요~
청년 목수, 여의도 핫플레이스 메이커가 되다.
- 맨홀커피워싱턴 김동혁 대표
요즘 당산 일대가 아주 떠들썩하잖아요. 문을 여는 사람이 누구든지 환상 속 세계로 데리고 간다는 이국적 느낌의 카페, 맨홀커피와 맨홀커피워싱턴 덕분에요.
맨홀커피 신드롬의 스타트를 끊은 건 17세기 영국을 테마로 한 맨홀커피에요. 예뻐도 너무 예쁜 공간 덕분에 온갖 SNS은 물론이고 방송에서도 소개되며 연일 긴 웨이팅을 만드는, 말 그대로 대박 성공을 거뒀어요. 1호점의 성공이 채 몇 년 되지 않은 시점, 바로 인근에 2호점 맨홀커피웨스턴이 문을 열었는데, 시리즈물 1, 2편이 모두 재밌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미국 서부라는 또 다른 파격적인 콘셉트를 선보이며 연이어 당산의 핫플로 등극했죠.
이 정도 되면 맨홀커피라는 브랜드가 어떤 기업이 나서서 차린 곳이 아닌가 싶지만, 놀랍게도 두 공간의 기획은 한 개인의 상상에서 출발했어요. 그 주인공이 바로 왕년에 청년 목수로 유명했던 김동혁 대표랍니다.
김 대표는 원래도 그저 공간만을 짓는 목수이지는 않았어요. 클라이언트의 의뢰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더해 늘 창조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었거든요. 오랜 시간 수많은 아이디어 공간을 팔아왔던 그가 오롯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순리였을지 모르겠는데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목수로서의 실력을 갈고닦은 그는 마침내 맨홀커피를 통해 ‘김동혁스러운 독보적임’이 담긴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의 카페 시장은 비전문가가 진입하기에 수월한 시장이 아니에요. 대기업 기반의 탄탄한 프랜차이즈와 신선하고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 중소 브랜드들이 난립하며 이미 포화 시장에 가까워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띄운 승부수는 카페라는 공간 그 자체에 집중한 전략이었어요.
“카페는 커피이기 전에 공간이고 이벤트라고 생각해요. 요즘 커피 맛없는 집이 있나요? 맛은 이제 기본이 된 거죠. 저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고자 했어요. 커피가 아닌 공간 자체에 집중한다면 하나에 트렌드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 김동혁 맨홀커피웨스턴 대표
공간 기획에서 중요한 건?
파사드, 인테리어보다 한결같음!
맨홀커피웨스턴의 구성은 건축이나 브랜딩을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대요. 왜냐면 이곳은 그 어렵다는 한결같음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프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을 하나 꼽으라면 대부분 파사드, 즉 매장의 입구 전면 부분을 말하곤 해요. 파사드에 따라 고객 유입률이 좌지우지되니까요. 그러다 보통의 경우 예산을 배분할 때, 내부 인테리어 공수를 낮춰 파사드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그러나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어요. 그는 파사드와 내부의 연결성이 확실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겉보기에 화려하고 예뻐 방문했다 할지라도 내부가 그보다 못하다면 두 번째 방문을 유도하기 어려우니까요.
맨홀커피웨스턴에서는 김 대표의 이런 가치관이 그대로 구현됐어요. 파사드가 주는 첫인상의 강렬함이 카페를 떠나는 순간까지 이어지도록, 모든 것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탄생한 걸작이죠.
누군가 핫플이 되고 싶다 하거든 고개를 들어 '보잉'을 보게 하라
눈치채셨나요? 요즘 인스타그램에 부쩍 비행기 샷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을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진 거냐고요? 물론 그것도 맞지만, 최근 급증한 비행기 샷의 비밀을 따로 있어요. 사진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바로 여기, 을지로에 새롭게 오픈한 비행기 콘셉트 카페 보잉이죠!
사실 보잉은 위치상 최상의 조건에서 오픈한 카페는 아니에요. 특별할 게 없었다면 그저 을지로의 오래된 골목 2층 어딘가에 조그맣게 자리 잡은 카페로만 끝날 수도 있었죠. 그러나 보잉은 이를 영리한 기획으로 이겨냈어요.
보잉이 선택한 전략은 '움직이는 간판'이에요. 그냥 움직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항에서 볼법한 전광판을 건물 외벽에 붙여 간판을 대신하여 존재감을 드러내요. 이는 두 가지 차원에서 유리했는데, 첫 번째는 계속해서 움직이다 보니 가시성이 좋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잡아끌기 좋았고, 두 번째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항공편을 확인하던 추억을 되살리며 비행기 콘셉트 카페라는 정체성을 강화해 소비자들과 더 면밀히 교감할 수 있죠.
보잉호에 탑승하면 정면 계산대 위에 세워진 공항 전광판과 왼쪽에 마련된 항공기 좌석에 시선이 꽂혀요. 언뜻 봐도 단순히 흉내만 낸 것이 아닌, 진짜 공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제품들이 놓여 있어 콘셉트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듯했죠.
“기왕 하는 거 제대로 된 콘셉트의 카페를 만들고 싶어서 실제 기내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수입해 왔어요. 제가 원래 항공 쪽에 관심이 많아서 대충할 수 없었죠. ㅎㅎ”
- 보잉 대표
항덕(항공기 덕후, 덕후란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만든 공간답게 을지로 보잉은 둘러보면 볼수록 점점 더 디테일한 구성에 감탄하게 되는데요. 비행기 좌석을 그대로 옮겨둔 테이블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비행기 좌석 옆에 난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역시 그저 느낌만 내기 위해 붙여둔 시트지가 아니라 영상으로 설계해 생동감을 더했죠.
단점도 장점으로 만드는 보잉의 철저한 기획력. 보잉의 성공을 보고 있으면 핫플레이스가 되기 위해선 `이렇게까지 한다고?`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을 거예요.
커피 업계 제3의 물결의 주인공, 인텔리젠시아
드디어 오고야 말았습니다.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마지막 주자인 인텔리젠시아가 한국에 매장을 오픈했어요. 미국 내에도 단 12개의 매장만을 운영할 정도로 그간 매장 확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준 인텔리젠시아가 글로벌 1호 매장을 열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들의 한국 시장 안착 여부가 전 세계 커피 전문가들 사이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죠.
그런데 알고 보면, 인텔리젠시아가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 도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인텔리젠시아의 창업주인 더그 젤은 이미 아이스티 사업을 시작했다 망한 후 인텔리젠시아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실패를 발판 삼아 승승장구해 온 인텔리젠시아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릴게요.
스타벅스하면 모르는 분이 없죠? 스타벅스가 대단한 브랜드라 평가받는 이유는 인스턴트 커피가 판을 치던 미국 커피 시장(제1의 물결)을 원두에서 직접 내린 진한 커피로 끌어왔기 때문이에요. 특히 스타벅스는 커피콩이 까맣게 될 때까지 강하게 볶는 다크로스팅 기법으로 원두의 맛을 획일화 시켰는데요. 그 덕에 언제 어디서 누가 마시든 모두 똑같은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며 커피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어요. 업계에서는 이 공을 높이 사 스타벅스가 출현한 시기를 커피의 제2의 물결이라고 하고요.
오늘 팝콘이 소개할 브랜드 인텔리젠시아는 철옹성 같던 스타벅스가 호령하고 있던 커피 업계의 큰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 곳이에요. 1990년대 미국에서는 획일화된 맛을 내는 다크로스팅 기법에 반발해 커피콩을 가볍게 볶아 원두 본연의 맛을 살려보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렸어요. 이런 흐름을 읽어낸 더그 젤과 에밀리 맨지는 대도시지만 원두 본연의 맛을 드러내는 커피 브랜드가 없던 시카고에 로스팅 기계 하나만을 덜렁 둔 카페를 오픈했죠.
“신선한 원두를 직접 볶아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브랜드가 없다면 우리가 직접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는 이 카페, 두 사업가의 도전 정신이 만들어 낸 이곳이 바로 커피 업계 제3의 물결을 몰고 왔다 평가받은 브랜드,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의 시작입니다.
타협할 수 없는 가치, 인텔리젠시아를 일류로 만든 원칙
최고의 커피 맛을 향한 인텔리젠시아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수많은 커피 브랜드가 각종 첨가물과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을 때 인텔리젠시아는 오로지 커피 본연의 맛에만 집중하겠다는 신념 아래 여러 브랜드 원칙을 세우고 이를 관철하고 있거든요.
인텔리젠시아의 원칙📃
· 원칙 1. 원료 생산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가장 신선한 커피로 이어진다.
· 원칙 2. 모든 직원은 도전하며 성장해야 한다.
· 원칙 3. 마케팅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만을 깔끔하게 전달한다.
· 원칙 4. 모든 매장은 각 지역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4번째 원칙을 눈여겨봐야 하는데, 인텔리젠시아는 모든 매장에서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춘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자 해요. 오죽하면 인텔리젠시아의 매장은 다른 커피 브랜드의 매장은 물론이고 다른 인텔리젠시아의 매장과도 경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그렇다 보니 신규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매장 설계와 인테리어에 상당한 시간과 돈, 노력이 들어가기도 하고, 매장 자체가 많아지면 그 특별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그간 매장 확장을 자제하는 전략을 취해왔다고 하네요.
핫플레이스가 된 이후에도 처음의 가치를 유지하며 반짝 브랜드가 아닌,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로 남은 인텔리젠시아. 이 브랜드가 한국에서 보여줄 행보 역시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오늘 팝콘의 주제, 콘텐츠 매장에 관한 이야기였잖아요. 그런데 만약 한 매장뿐만이 아니라 건물의 한 층이, 더 나아가 건물 하나가 통째로 다양한 콘텐츠가 채워져 있으면 어떨 거 같으신가요? 일관된 콘셉트에 따라 건물 전체를 통으로 브랜딩한다면 말이죠.
생각만 해도 어렵고, 또 생각만 해도 재밌을 것 같은 이 생각을 실현하겠다고 시장에 뛰어든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외국계 회사도, 대기업도 아닌 한 스타트업에서요! 등장하자마자 부동산 업계에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ACTIVE PM 서비스. 이 서비스를 시장에 들고나온 스위트스팟 PM팀 윤인석 팀장님을 만나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Q. 안녕하세요, Owen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위트스팟 리테일 부동산 본부 PM팀 팀장 윤인석(Owen)입니다. 기존엔 E.LAND 리테일 매입본부에서 MD로 근무하면서, 전국에 산재한 50여 개 백화점과 아울렛의 브랜드 입·퇴점, 신규 오픈, 지점 리뉴얼 등의 업무를 해왔습니다. 치열하게 일하다 보니 NC백화점 평촌점에서는 부지점장, NC백화점 수원점에서는 지점장이라는 큰 역할이 쥐어지기도 했고요.
현재는, 스위트스팟 리테일 부동산 본부의 신사업인 PM팀을 맡아, 사이트의 자산관리 및 운영, 상업시설 MD 리뉴얼과 같은 종합적인 솔루션을 통해 자산의 가치를 증대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이직과 동시에 직무가 바뀌었어요. 고민이 많으셨을 거 같은데 마음을 굳히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제서야 하는 말이지만... 진짜 많이 고민했습니다.ㅎㅎ
하고 싶은 마음과 열정이 있다고 새로운 직무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 매일 고민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직전 회사에서 MD로 일할 때도 늘 같은 일을 하진 않았더라고요. 매일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어요. 또 어린 나이였지만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50명 이상의 직원과 1,000억 이상의 자산을 관리했던 경험 역시 큰 자신감을 주었죠.
유통과 부동산이 분명 다른 업이지만, PM이라는 사업 영역만 본다면 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 나아가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쌓아온 제 노하우들을 이곳에 결합한다면 PM 사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차별화 요소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확신도 들었고요.
Q. Owen님이 선보이실 PM의 특장점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미 시장에는 PM을 업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아요. 그중엔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과 같은 강력한 경쟁사도 많고요. 그러나 기존 PM사의 관점은 건물에 대한 일반적인 시설 관리 및 현상을 유지하는 것에 맞춰져 있어요. 상당히 수동적이죠.
제가 선보일 PM 서비스가 갖는 차별화 포인트가 바로 이 지점에 있어요. 저희는 건물 관리에 머물렀던 PM의 개념을 보다 능동적으로 건물 브랜딩까지 넓히고자 합니다.
스위트스팟 리테일 부동산 본부에는 리테일에 차별화된 LM 서비스를 제공했던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있어요. 저는 이를 PM 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할 예정이에요. 상업 시설 MD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차별화된 리테일 군단을 구성하여 건물의 상권과 특색에 맞는 최적의 변화를 이끌어 건물을 브랜딩할 계획이죠.
이는 분명히 기존 PM 시장에서 비어있던 영역이고 대부분의 PM사들이 집중하지 않고 있던 영역이에요. 저희는 기존 PM 업무의 그레이 존을 파고들고 한 단계 더 나아간 이 서비스를 ACTIVE PM이라 명명하고, 차별점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