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켜고 양파 썰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양파는 식탁 위의 멀티플레이어입니다. 그 자체로 요리의 메인 재료가 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요리를 뒷받침해주거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죠. 생으로 먹을 땐 아삭하고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데, 가열하면 또 다른 단맛을 내어 여러모로 레시피로 활용하기에도 이상적인 식품입니다. 더불어 인체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효과는 말할 것도 없죠. 이번에는 요리조리 살펴볼수록 흥미로운 사실이 끊임없이 드러나는 양파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촛불을 켜놓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다
양파를 칼로 자르다 보면 눈이 점점 매워지면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죠. 슬퍼서 우는 눈물보다 참기 더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양파를 자르면 안에 있는 최루성 물질을 만드는 효소가 활성화되면서 프로페닐스르펜산이라는 휘발성 물질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물질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 양파를 자르는 사람의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이 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성분은 열에 의해 분해되는 성분을 가지기 때문에, 양파를 대량으로 썰 때 여러 개의 촛불을 켜 놓으면 눈물샘을 자극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열해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많은 식품들이 가열되면 영양소가 함께 파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양파는 가열해도 영양분의 손상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이 성분들이 기름에 잘 녹기 때문에 볶아 먹는 것이 흡수율을 높여줍니다. 특히 양파를 익히면 단맛이 증가하기 때문에, 특유의 매운맛 때문에 양파를 잘 먹지 못하는 분들은 양파를 굽거나 볶아 먹어도 생으로 먹을 때와 거의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잘게 썰면 알리신이 활성화된다
양파를 잘게 썰면 향 성분이나 알리신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리신은 혈액을 맑게 하여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고, 피로 회복 및 이뇨 작용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이 성분은 양파를 잘게 썰어 세포를 파괴해야 활성화됩니다. 따라서 양파를 썰 때는 섬유질(결)과 직각으로 칼집을 낸 다음 잘게 썰어 먹는 게 좋습니다. 이 방법을 쓰면 영양 성분을 활성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씹을 때 사각거리는 느낌도 더할 수 있고, 가열할 때 양파가 빨리 부드러워집니다.
껍질도 몸에 좋다
양파의 갈색 껍질에는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케르세틴 항산화물질이 다량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고혈압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차로 마시기도 하는데요. 이 성분은 뜨거운 물에 넣기만 해도 어느 정도 녹아납니다. 하지만 충분히 이 성분을 추출하려면 그래도 시간을 두고 끓여줘야겠죠. 하지만 너무 오래 끓이면 쓴맛이 강해지므로, 1시간 정도가 적당합니다. 1시간이 가장 추출효율이 높은 시간이기 때문이죠. 양파 잔뿌리도 함께 끓여마시는 게 좋습니다.
설탕보다 50배나 단맛을 낸다
생으로 먹을 땐 맵기만 한 양파가 볶거나 구우면 단맛을 내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프로필알릴다이설파이드와 알릴설파이드인데요. 이 성분들은 가열 시 대부분 기화하여 날아가는데, 그 와중에 일부는 분해되어 설탕보다 설탕보다 50배나 더 단맛을 내는 프로필머캅탄을 생성합니다. 이 성분으로 인하여 굽거나 볶은 양파가 달게 느껴지는 것이죠.
조선 후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의 양파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양파의 원산지는 서부아시아로 알려져 있으며 중동을 거쳐 이집트,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에 이른 뒤 유럽을 경유해 15세기경 미국으로 건너갔는데요. 우리나라에는 미국이나 일본을 통해 조선 말엽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양파에 대한 기록은 19세기 초까지 출간된 중국 및 우리나라의 한의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양파는 이렇게 서양에서 건너온 파라는 뜻으로 '양총(洋蔥)', 또는 구슬처럼 둥글다고 해서 '옥총(玉蔥)'으로 불리기도 했죠.
미국에는 양파 선물 거래 금지법이 있다
미국에는 양파 선물 시장이 없습니다. 바로 양파 선물 거래 금지법(Onion Futures Act) 때문인데요. 그 이유는 1955년 가을에 Sam Siegel과 Vincent Kosuga가 선물 시장에서 양파 현물과 선물을 매수하여 전체 시장 유통량의 98%를 독점하여 가격이 널뛰기를 거듭하며 난리가 난 적이 있기 때문이죠. 이들이 사들인 양파의 양은 1천4백만kg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양파값이 폭락하여 양파 재배 농민들의 항의로 선물 거래가 금지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양파 선물을 거래하면 벌금 5000달러를 물어야 합니다.
고양이와 강아지는 피해야 한다
고양이와 강아지는 모두 양파를 피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 음식에는 양파가 들어간 경우가 많아 사람 음식을 먹다가 양파 중독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이 때문에 병원에 가서 위세척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요. 이는 양파의 알릴 프로필다이설파이드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헤모글로빈을 산화시켜 적혈구를 파괴하는데요. 적혈구가 너무 많이 파괴되면 용혈성 빈혈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평소에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훈련해야 하고, 양파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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