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어 못 하겠다' 병원비 때문에 치료 포기한 주인이 받은 명세서
반려동물 인구 1천만 돌파
병원 한 번 가면 수십만 원...
급기야 반려동물 보유세까지 등장
어느덧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사료비를 비롯한 용품을 사는데도 돈이 들지만, 특히 병원비가 가장 많이 듭니다. 동물 병원에 한 번 갔다 오기만 하면 몇십만 원이 깨지는 것은 기본이라고 하죠.
이에 사람들은 “병원비 폭탄 맞았다.”, “바가지 쓴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보다 작은 반려동물의 병원비가 더 많이 드는 걸까요? 동물병원 병원비가 터무니없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주사 한 번에 4~5만 원, 결국 집에서 맞히기도…
검사비만 해도 몇십만 원이 청구되는 동물 병원비 |
인터넷을 보면 반려동물을 동물 병원에 데려갔다가 진료비 폭탄을 맞은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은 기본 3~4만 원이고 초음파 검사 같은 경우에는 많게는 20만 원 가까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이에 부담감을 느껴 반려동물을 유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유기되거나 유실된 반려동물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의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 87.4% 가 병원비에 대해서 비싸다고 응답했습니다. 백신의 경우 직접 사면 만 원 밖에 하지 않은 데 비해 병원에서 맞을 경우 4~5배나 비싸지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 주인들은 직접 주사를 맞히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의사도 아닌 일반인이 주사를 맞히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많은데요. 하지만 치료비와 접종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실정입니다.
동물병원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
MBC, 매일경제 |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이제는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정책적으로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반려동물에게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죠. 사람에 비해 의술과 장비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고 다루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공한 펫 보험 시장 규모 |
최근에는 펫 보험이 늘어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입니다. 펫 보험을 들어도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흔히들 하는 중성화 수술이나 의료 목적으로 하는 성형 수술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선천적, 유전적으로 질병이 있는 경우 역시 보장되지 않습니다.
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감이라고 하는데요. 그다음으로는 귀엽고 예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원해서 키우는 것이므로 모든 책임을 주인이 다 져야만 하는 것일까요? 유기견 문제 등으로 동물 복지 사업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서 정부는 반려동물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보유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instagram @helpshelter, 동물자유연대 |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한데요. 오히려 유기되는 동물의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여러 마리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후원 없이 여러 마리를 돌보는 동물 보호 활동가의 경우 큰 문제가 됩니다. 이에 따라 동물 단체는 동물 등록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유세를 도입하는 것은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료업계가 개선해야 할 점은…
조선일보 |
정부에서는 작년 6월부터 진료 표준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의료 행위마다 가격을 정하는 수가제는 1999년까지 존재했었는데요. 이후 동물 병원의 자율경쟁을 도입하자는 취지로 폐지됐다고 합니다. 이를 다시 살리려고 했으나 병원마다 통일된 진료 체계가 없고 질병마다 용어, 치료법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반려동물 보험 사업이 어려운 요인 역시 병원마다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한국소비자 연맹에서 조사한 결과 |
이에 따라서 ‘개별 병원 공시제’가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데요. 진료 빈도가 높거나 진료비 부담이 큰 항목의 경우 병원 측에서 미리 알리는 것입니다. 대부분 동물 병원을 찾는 소비자의 경우 진료가 다 끝난 뒤에 진료비에 대한 안내를 받는데요. 이 때문에 진료비 과잉 청구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죠. 하지만 개별 공시제를 시행하는 병원이 늘어난다면 소비자 측에서도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겠죠. 또 보험사업 역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에서 가족 구성원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그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책임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도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인식을 점차 개선해나가야 할 텐데요. 정부의 개입이든 의료업계의 개입이든 빠른 시일 내에 체계적인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임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