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1000억은 번다' 장담했던 이케아가 6년만에 이뤄낸 성과
이케아 연 매출 5032억
업계 매출 순위 3위
도심 속 매장, 사업 확장
한국 시장, 가장 빠른 성장세
2014년 '가구 공룡' 이케아가 한국을 강타했습니다.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개업했음에도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들었죠. 저렴한 가격과 북유럽 감성으로 고객의 취향을 저격한 덕분인데요. 그런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 지 벌써 6년이 됐습니다. 지난 기간 동안 이케아는 얼마나 벌어들였을까요?
매장 2개로 연 매출 503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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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는 지난 2014년 12월 경기도 광명에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광명점은 첫해 매출 3,080억 원을 거뒀는데요. 누적 방문객 수는 무려 670만 명이었습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몰려든 결과죠. 이후 이케아는 2017년 고양점을 열면서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이케아는 2015년 회계연도에 매출 3,080억 원을 시작으로 2016년 3,450억 원, 2017년 3,65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17년 고양점 개장 이후 2018년 4,716억 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은 전년 대비 4.8%가량 신장한 4,0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연 매출 5천억 원을 돌파한 것이죠. 업계 매출 순위로는 3위에 해당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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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케아는 지난해 12월 기흥점과 올해 2월 동부산점을 잇달아 개장하며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기흥점은 디지털 혁신 매장의 거점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기존 광명·고양점과 달리 집 꾸미기 솔루션 설계를 만들어 차별화를 뒀습니다. 동부산점의 경우 부산·경남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매장'을 꾸렸죠.
소규모 도심형 매장으로 사업 확장
이케아는 한국 진출 4년 만에 업계 3위로 올라섰습니다.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이케아가 진출한 나라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이유로 온라인, 소규모 도심형 매장 등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국내 첫 이케아 도심형 매장이 개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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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엔 도심형 매장인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가 개장합니다. 서울 현대백화점 천호점 9층에 여는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는 약 506㎡ 규모로 침실, 키즈룸을 포함한 총 5개의 룸 세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도심형 매장은 원거리 이동이 힘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요. 또 집 꾸미기 전문 상담사가 상주해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죠. 이미 해외에는 도심형 매장이 꽤 있습니다. 첫 번째 도심형 이케아를 선보인 현대백화점은 "천호점을 시작으로 주요 점포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추가로 선보일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이케아의 매출성장도 기대해볼만 합니다. 지점확장은 물론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덕분인데요. 단기간 내 폭발적인 성장을 한 이케아가 앞으로 얼마만큼 더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케아 효과 본 부동산 시장
이케아로 뜻밖의 수혜를 입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 시장인데요. 이케아가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주변 시세가 오르고 있죠.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케아 효과'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이케아 1호점인 광명을 살펴볼까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케아 광명점 인근 '광명역 푸르지오' 전용면적 84.92㎡ 28층은 지난 2월 11억 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분양가 대비 6억 7,000여만 원이나 가격이 오른 것이죠.
2호점이 있는 고양은 어떨까요. 이케아 고양점 옆자리에 들어서는 '고양 원흥 호반베르디움 5단지'는 전용면적 84.95㎡ 14층이 지난 1월 분양가인 3억 6,600만 원 보다 2억 4,400만 원 오른 6억 1,000만 원에 거래됐죠.
지난 2월 개장한 동부산점이 있는 부산시 기장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초 입주가 시작된 'e 편한 세상 일광'은 전용면적 84.98㎡ 16층이 지난달 4억 1,062만 원에 거래를 완료해 분양가 대비 7,500여만 원이 올랐습니다. 이처럼 이케아 부지는 지역 내 중심 상업지구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가 몰려 집값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역차별 받는 국내 가구업체
이케아의 등장으로 국내 가구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원자재 관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국내 가구 업체의 경우 원자재를 수입해 사용하면 8% 관세가 붙습니다. 하지만 수입 업체인 이케아에는 관세가 붙지 않죠. 이런 이유로 국내 가구 업체들은 가구 경쟁에서 역차별을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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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가구 산업 구조 변화와 정책 방안'에도 그 피해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2014년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연 이후, 중소 가구업체의 절반가량인 49.1%가 '이케아 입점으로 매출 감소를 겪었다'라고 응답했는데요. 이처럼 '가구 공룡' 이케아의 등장으로, 국내 가구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죠.
하지만 이케아의 등장으로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 크게 확대된 이점도 있습니다. 홈퍼니싱은 집을 뜻하는 홈과 꾸민다를 뜻하는 퍼니싱이 합쳐진 말로 가구와 각종 소품으로 집을 꾸미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최근 들어 집의 의미는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곳이 아닌 카페 겸 작업실, 홈파티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홈퍼니싱은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국내 가구업체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뿐만 아니라 중소업체들 역시 홈퍼니싱 관련 사업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케아는 한국 진출 6년 만에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일본, 중국보다 비교적 늦은 진출이지만, 성장세만큼은 폭발적인데요. 세계적인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한국에서 어떤 기업으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박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