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의 폭우, 침수된 자동차 보상 절차는?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집중 호우로 하루 새 5,000대 가량의 침수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며칠 간 폭우가 이어질 예정이라 추가 피해 우려도 큰데요. 이처럼 자동차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내가 입은 손해는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할까요?
물에 잠긴 내 차, 보상 받으려면 "OO"보험 필요
자동차 침수 피해를 입은 경우,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 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반드시 자기차량손해담보, 즉 자차 특약과 차량단독사고손해보상 특약에 가입돼 있어야 합니다.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는 자차 보험을 통해서만 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운전자 과실로 자차 보험을 통해 전손 처리를 하는 경우 보험료가 할증되지만, 이처럼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 받을 때는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습니다. 다만 보상은 차량 가액 한도 내에서만 이뤄지며, 차량 내부나 트렁크에 둔 물건의 피해는 따로 보상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수해를 입어 차량이 전손된 뒤 새 차를 구입할 경우, 보험사에서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발급 받아 차량 구매 시 첨부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새롭게 취득한 차량 가액에서 기존 피해차량 가액을 공제한 차액에 대해서만 취·등록세를 내게 됩니다.
가령 3,000만 원 가량의 차량이 침수로 전손 처리된 뒤 5,000만 원 가량의 신차를 구매한다면, 기존 차량 가액을 공제한 2,000만 원에 대해서만 취·등록세를 내는 것입니다.
알고도 간 경우는 보상 안 돼
가령 창문이나 선루프가 열려 있어 차가 침수됐다면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로 볼 수 없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물론 물이 불어나 차량이 물에 잠긴 뒤 탈출을 위해 창문이나 선루프를 연 경우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 폭우 예보가 이뤄졌음에도 상습 침수 지역에 주차하거나 침수 위험이 있는 곳에 차를 대놓고 이동 조치에 불응한 경우, 경찰 통제에 불응하거나 침수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차량을 무리하게 운행하다 침수된 경우 고의적인 사고로 판단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 밖에도 불법 주정차 구역에 주차 중 침수 사고를 당한 경우 일부 과실금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하이브리드, 감전 안 되나?" 침수 시 안전 운전 요령은?
물에 잠긴 도로를 통과할 때는 어느 정도의 깊이까지 들어가도 될까요? 얼핏 보기에는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는 흡기 라인이 범퍼 하단부터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생각보다 얕은 물에서도 물이 흡기 라인을 통해 엔진 내부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만약 갑작스럽게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부득이하게 침수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라면, 속도를 낮추고 저단 기어로 변속한 뒤 중간에 멈추지 않고 단숨에 물을 건너야 합니다. 너무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범퍼가 파손될 수 있고, 파도가 일면서 엔진에 물이 유입될 수도 있습니다. 또 물의 저항이 생각보다 크므로 토크가 강한 1~2단 기어를 사용해야 하며, 가급적 통과 중에는 변속되지 않도록 합니다.
만약 물 속에서 시동이 꺼지거나 부력으로 차가 떠올라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 즉시 차량을 버리고 탈출해야 합니다. 물이 유입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동을 걸다가 차량이 더 망가질 수 있고, 차를 살려내려고 하다가 탈출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뒤 물이 빠지면 견인차를 호출해 사후조치를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전기차의 배터리와 고전압 배선, 모터는 생산 단계부터 강도 높은 방수 테스트를 거칩니다. 만에 하나 방수 실링이 손상되더라도 수분이 유입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습니다. 때문에 되려 내연기관차가 침수돼 시동이 꺼질 만한 깊이의 물이라도 전기차는 시동이 꺼지지 않고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라고 해서 침수에서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안전 장치가 있다고는 하나 가급적 침수된 전기차의 배터리나 고전압 배선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배터리가 아니더라도 차량의 각종 금속 부품이 침수로 인해 부식될 수 있으므로, 침수 상황에 유의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글 · 이재욱 에디터 <피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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