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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황금종려상 쾌거, 봉준호x송강호 포옹→韓취재진도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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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기생충'의 황금종려상이 발표되자, 힘껏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그 순간 한국 취재진들도 환호하면서 함께 울컥했다.


제72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25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경쟁 진출작인 한국 영화 '기생충'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앞서 이날 오후 12시 50분쯤 '기생충'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 모두 폐막식 참석 예정이지만 참석한다는 것 조차도 수상 발표 전까지 엠바고 사항"이라고 알렸다. 칸영화제의 특성상 경쟁 부문 진출작의 감독이나 배우가 폐막식에 참석하면 본상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


배우가 폐막식 레드카펫에 등장하기 전까지 참석한다는 사실은 엠바고(일정 시간까지 어떤 기사에 대해 한시적으로 보도를 중지하는 것)라서 미리 알려질 수 없었다. 국내 취재진들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폐막식 참석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기사로 보도를 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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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폐막식이 시작되고 본상인 각본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심사위원상 등이 호명됐다. 배우 송강호도 참석했기에 남우주연상도 충분히 노려볼만 했다. 남우주연상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에서 열연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수상해 심사위원대상과 황금종려상만 남겨뒀다. 칸영화제 1, 2등에 해당하는 상이다.


심사위원대상은 마티 디옵 감독의 '아틀란티스'에게 돌아갔고, 황금종려상만 남은 상황에서 프랑스의 국민여배우 까뜨린느 드뇌브가 등장했고,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PARASITE"('기생충'의 영어 제목)를 외쳤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서로를 껴안으면서 환하게 웃었고, 프레스 룸에서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한국 취재진들도 환호를 지르며 같이 기뻐했다. 감독과 배우가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본상 수상을 예상했지만, 황금종려상은 쉽게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쁨이 배가됐다.


수상 결과를 최대한 빨리 전달 해야하는 취재진임에도 불구하고 수상의 기쁨을 나누느라 기사를 쓰지 못했고. 몇몇 취재진들은 울컥한 나머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마치 스포츠 국가 대항전 결과를 보는 듯했다. 이를 본 프랑스 등 다른 나라 기자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면서 한국 영화 '기생충'의 수상을 축하해줬다.


한 가지 후일담을 공개하면, 폐막식에 또 다른 경쟁 진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참석했는데, 황금종려상 발표를 앞두고 봉준호와 타란티노의 이름이 불리지 않아 "혹시 공동 수상인가?"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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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봉준호와 송강호는 타란티노 감독이 수상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고. 두 사람은 타란티노가 해외 에이전시를 통해 칸을 떠났다고 들었으나 폐막식에 참석한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는 후문이다. 이로 인해 심사위원 대상에서 '기생충'이 불리지 않아 황금종려상을 이때부터 예상했다고 전했다.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미안하다. 나는 상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자신에게 영감을 준 전설적인 감독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어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큰 영화적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작업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어 가능했다. 홍경표 촬영감독 등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 많은 예술가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바른손, CJ 식구들에게 감사하다. 무엇보다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찍을 수 없었던 영화다.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인 송강호의 멘트를 꼭 듣고 싶다"며 영혼의 단짝 배우 송강호를 자신의 옆으로 불렀다.


이에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모든 대한민국의 배우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가족이 2층에 있는데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하겠다"며 이리저리 둘러봤다. 이날 뤼미에르 극장 2층 객석에는 봉준호의 아들도 참석해 아버지의 황금종려상을 축하했다. 이내 가족들을 발견한 봉준호 감독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난 12살의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은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다"면서 불어로 감사의 인사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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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 '기생충'(2019년 경쟁 부문)까지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됐고, 이번에 처음 본상을 수상했다. 생애 첫 본상이 황금종려상이다.


한편, 봉준호는 1969년 9월 14일, 대구에서 출생해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 1994년 영화 '백색인'으로 데뷔했다. 이후 2000년 첫 상업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연출했고,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09), '옥자'(2009), '기생충'(2009) 등을 만들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거장으로 거듭났다.


■ 다음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수상작(자)


▲황금종려상: '기생충'(봉준호 감독)

▲심사위원대상: '아틀란티스'(마티 디옵 감독)

▲감독상: '영 아메드'(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여우주연상: '리틀 조'(예스카 하우스너 감독) 에밀리 비샴

▲남우주연상: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안토니오 반데라스

▲심사위원상: '레 미제라블'(라지 리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각본상: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샴마 감독)

▲특별언급상: '잇 머스트 비 헤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황금카메라상: '아워 마더스'(세자르 디아즈 감독)


​[OSEN=칸(프랑스), 하수정 기자] ​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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