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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에 당첨됐는데 왜 집을 사질 못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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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원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로 ‘로또 1등 당첨’을 꼽을 수 있을 텐데요. 지난해는 어느 때보다 이 같은 소원을 간절히 원했던 사람들이 많았나봅니다.


기획재정부와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에 따르면 2019년 로또는 총 43억 1,810만장이 팔려 4조 3,181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찍었습니다. 많이 늘기도 했지만 판매액이 4조를 넘어선 것은 로또 역사상 처음이지요.


하루 평균 판매액으로는 118억원 이상. 우리나라 인구 5,178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한 사람당 83장 이상 로또를 구매한 셈입니다. 물론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구매량은 더 많아지겠지요.


그중 1등에 당첨된 사람은 507명. 최대 1등 당첨금은 4명의 당첨자가 나왔던 861회(6.1)로, 1인당 48억 7,0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최소 액수는 1등만 19명이 나온 876회(9.14)이며, 각각 10억 9,000만원씩 가져갔습니다.


이들이 1등 당첨금을 어디에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예상은 가능합니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들에게 ‘복권 1등 당첨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물은 결과, 많은 이들이 ‘내 집 마련’이라고 입을 모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로또 1등에 당첨된다 하더라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가 여의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를 기준으로 집계된 중위가격은 9억 5,000만원선.


앞선 당첨 사례에서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이 나온 876회로 보면, 세금 33%를 제외하고 실제로 받게 되는 금액은 7억원 정도로 부쩍 낮아집니다. 서울에서 중위가격 수준의 아파트를 사기에도 꽤 부족한 액수지요.


물론 상대적으로 소박한 아파트라면 거뜬한 수준. 연소득 4,700만원인 가구가 5억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10년 이상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점을 생각하면, 로또 외에 마땅한 답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인데요.


6개 숫자, 0.000012%의 확률에 걸어보는 인생 역전의 희망. 그리고 변변한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연소득 전부를 10년 이상 모아야 하는 현실.


양쪽 모두 대다수 이들에게는 그저 신기루처럼 느껴지는 꿈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정아 기자 p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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