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찔 때 솔잎은 왜 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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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 팥죽을 먹고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처럼 추석에는 송편을 먹습니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해 소를 넣고 모양을 만들어 찐 떡으로, 고려시대 이전부터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전통음식입니다.
송편은 소의 종류에 따라 팥송편, 깨송편, 대추송편, 잣송편 등으로 나뉘는데요. 반죽에 쑥을 넣어 만든 쑥송편, 소나무 껍질을 넣어 만든 송기송편 등도 있습니다.
송편의 반죽이나 소에 들어가는 재료가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솔잎이 그 주인공인데요. 송편의 ‘송’ 자가 바로 ‘소나무 송(松)’입니다.
솔잎은 떡에 들어가지 않고 찔 때 켜켜이 까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송편을 찔 때 떡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솔잎을 넣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솔잎에 피톤치드가 들어 있기 때문. 피톤치드의 주성분인 테르펜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균 등의 접근을 막아 방부제와 같은 효과를 냅니다.
이 덕분에 음식을 장기간 보관하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솔잎을 넣고 쪄서 만든 송편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었던 것. 자연에서 답을 찾아낸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요.
그렇다고 아무 솔잎이나 채취해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소나무재선충, 솔나방, 솔잎혹파리 등의 방제를 위해 농약을 사용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식용으로 재배된 솔잎을 구입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이석희 기자 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