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유서 공개"... 전북 김제 공무원 사망 사건의 새로운 의혹, 진실은?
직장내 괴롭힘과 갑질 의혹 제기
추가로 공개된 지인과 유족 입장
전북 행정직 교직원 유서 |
전북 김제시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던 3년차 40대 여성 공무원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 고인의 친구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사망 원인을 두고 상급자의 갑질 의혹과 관련된 정황이 드러났으며,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등장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전북교육청은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 조사팀을 구성하고 교직원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논란의 초등학교와 상급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수상한 죽음을 둘러싼 의혹 제기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내 친구가 죽었는데 이상한 부분이 좀 많아. 어떻게 생각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공개됐다.
작성자는 "너네 직장 동료가 출근 안하면 경찰에 신고할거야?, 혹시 몇 시간만에 신고하니?, 난 신고 안할거 같아, 먼저 문자도 보내보고 최소한 점심까지는 기다려 볼 것 같은데. 너넨 어때?"라고 운을 떼며,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사건과 관련한 타임라인을 공개하며, 고인의 직장 동료들이 경찰에 신고한 시점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전북 김제 공무원 사망 사건에 대한 의혹 / 네이트판 |
이에 그는 "대체 경찰에 신고를 몇시에 한거야?, 격하게 사랑 받고 있었던 거야?, 잠깐 연락 안된다고 경찰에 연락할 정도로?"라고 의문을 자아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이어서 공개한 사진에는 고인의 휴대전화 수신 내역과 경찰이 시체를 찾기까지 걸린 시간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전북 김제 행정직 교직원 사망 사건에 대한 의혹 / 네이트판 |
해당 사진을 두고 "우리나라 진짜 빨라. 이게 가능해?, 9시가 출근 시간인데, 출근 안 했다고 1시간 30분 만에 경찰이 집까지 찾아가서 시체를 찾아냈어"라고 설명했다.
직장 동료들은 출근시간 10분 전까지 고인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1시간 30분 동안 13차례에 걸쳐 전화를 시도했고, 전화를 받지 않자 경찰에 신고해 20분 만에 시체를 발견한 경과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이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보통 출근 안 한다고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는다", "상식적으로 전화는 해볼 수 있지만 경찰 신고는 이상하다", "평소 괴롭히던 사람이 불안해서 신고한 거 아님?"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조사과정에서 발견된 상급자의 갑질 의혹
해당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취재가 시작되자, 고인의 사망 원인과 관련된 새로운 정황이 발견되어 논란이 일었다. 상급자의 갑질 의혹이 새로운 이유로 지목됐다.
아울러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음성 파일과 메신저 대화 그리고 유서가 공개되며 의혹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내 갈등 상황을 짐작할 수 있던 내용이 담겨있었다.
전북 김제 여성 공무원이 사망 직전 작성한 유서 |
그러나 유서에서 고인은 "저의 모든 소유권 등의 권리는 엄마와 언니의 결정이 위임합니다. 바라건대 저에 대한 수사 또는 조사는 거부하며 이대로 자의에 의해 생을 마감합니다. 시체부검은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또한 "죽음을 결심한 이유는 정상적으로 일을 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
이에 지난 1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죽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들은 "고인은 스스로 숨을 거뒀으나, 괴롭힘을 당한 정황과 증거를 남겼다. 유서에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성 녹음 파일에는 상급자로부터 폭언과 괴롭힘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확인한 만큼, 심리적 고통을 준 당사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특별자치도 교육청 사진 |
반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급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평소 고인의 업무를 늘 대신 처리해 줬다. 이 과정에서 갈등은 있었지만, 인간적으로 괴롭힌 것은 아니다. 또한 업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더라도 위로를 해주고 마음을 풀어줬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북 교육청은 진상 규명을 위해 담당자를 배치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이어진... 고인의 친구 및 유족의 입장
한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가운데, 자신을 고인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두 번째 게시글이 공개됐다.
이날 그는 뉴스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하겠다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지난 여름에 본인 명의로 집을 매매한 고인은 지난 12월 10일 이사를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본인 소유의 집에서 딱 하루만 잠을 자고 아침에 죽은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이사와 관련된 모든 행정처리를 마무리하자 세상을 떠났다. 남한테 폐를 덜 끼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소 한달 전부터 이미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1월 9일에 죽음에 사용할 물건을 배송받았더라"고 전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대상자 혹은 참고인에게 부탁한다. 도와달라. 용서를 구하고 죗값을 받아달라. 내가 찾아내기 전에 먼저 사과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전북 김제 행정직 공무원 장례식장 |
아울러 해당 게시글에 유족의 친언니로 추정되는 인물이 댓글을 통해 유족의 입장을 전했다.
고인의 언니는 "평소 동생 성격을 알기 때문에, 처음 소식을 듣고 사고나서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굳게 믿었다. 이후 현장에서 동생의 모습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동생은 모든 이에게 사랑을 주는 자상한 아이였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아이가 아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뒤늦게 장례식장에서 동생의 핸드폰에 담겨있는 녹음파일을 확인했다. 파일에는 날카로운 목소리와 정신이 나갈만한 폭언이 담겨있었다. 이런 녹음은 올해 초부터 마지막 근무까지 기록됐다"고 밝히며 충격을 자아냈다.
또한 "장례식에 찾아온 교장선생님은 동생이 일을 어려워했다고 말하는데 듣기 힘들었다. 동생은 국립대 졸업에 토익 900점을 비롯해 아이엘츠 등 자격을 가진 출중하고 똑똑한 아이였다. 이런 사람을 무능하게 취급하는 교장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지금도 교장은 직장 내 괴롭힘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취재를 갔던 기자들은 교장실이 바로 옆에 있었기에 절대 몰랐을 리가 없다고 말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언을 하는 사람과 1년 반을 한 공간에 방치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나고 원망스럽다고"고 심정을 밝혔다.
전북 김제 초등학교 행정직 공무원 사망 사건 유족 입장문 |
한편, 유족의 주장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고 있는 행정실장은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변호인을 선임한 상태라고 전해졌다. 또한 그는 의원면직을 신청하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여전히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훈 기자 park@newscrib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