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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초' 만에 침몰 허블레아니호…인양하는데 '7시간'

지난달 29일 사고 뒤 13일 만에야 어렵게 인양 착수

와이어 결속 지연에 연기…균형 맞추며 5㎝씩 올려

뉴스1

유람선 '허블레아' 사고 2주째인 11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침몰현장에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대테러청(TEK) 등 관계자들이 선체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선체 일부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인양이 사고 발생 13일 만에 완료됐다. 우리나라 정부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당국과의 인양 시점에 대한 이견, 빠른 유속, 크레인 이동과 와이어 결속 작업 지연 등 악재로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


헝가리 당국은 10일 오후(현지시각) 4개의 본 와이어로 허블레아니를 결속하는 작업을 모두 마친 데 이어, 저녁에는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의 고리에 와이어를 잇는 작업을 진행하며 인양에 대한 준비를 마무리했다. 11일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사고 현장 인근에서 일부 실종자‧사망자 가족들은 인양작업을 지켜봤다.


이날 오전 6시47분부터 시작된 인양 작업은 선체를 물 밖으로 완전히 올린 후 오후 1시30분쯤 선박 옆에 설치된 바지선 위로 옮기면서 7시간여 만에 완료됐다.


인양 과정에서 실종자 가운데 한국인 추정 시신 3구와 헝가리인 선장 추정 시신 1구 등 4구의 시신이 수습됐지만 한국인 탑승객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로 남았다.

엿새 만에 수중수색 후 첫 시신 수습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세계 3대 야경을 보러온 관광객 30명을 포함해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이 타고 있던 허블레아니호는 1시간가량 관광을 마치고 귀항하던 중 방향을 바꾼 '바이킹 시긴'호에 추돌당했다. 이 사고로 당시 한국인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됐었다.


이틀 뒤 외교부, 경찰, 소방, 해군 등으로 꾸려진 '합동신속대응팀'은 헝가리로 파견됐다. 하지만 실종자를 찾는 수중수색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폭우로 불어난 강물과 빠른 유속 때문에 진입조차 어려웠다. 우리 측 수색구조팀은 다뉴브강 중간의 머르기트 섬에 지휘본부를 차린 뒤 지난 1일부터 헝가리 당국과 공동수색을 시작했다.


엿새째인 3일 아침 한국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소속 잠수 요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첫 수중수색을 시작했다. 사고지점에서 132km 떨어진 하르타(harta) 지역에서 외관상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는 등 이날만 60대 한국인 남성·여성 2구를 수습했다.


수색 둘쨋날(4일)에도 3구를 수습했다. 이후 줄곧 시신 수습 소식이 들려왔다. Δ5일 4구 Δ6일 3구(헝가리인 1구) Δ8일 1구 등이다.


시신들은 주로 배의 뒷부분인 선미(船尾)에 있었다. 우리나라 대응팀도 선수(뱃머리) 부분은 대부분 창고로 돼 있어서 사람들이 탑승하지 않고, 주로 선미에 시신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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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사고 2주째인 11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침몰현장에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이 선체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인양 준비 순조로웠지만, 와이어 결속 지연 탓 늦어져

허블레아니호를 들어올릴 인양선 '클라크 아담'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당초 6일 오후에는 사고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알프스 지역의 눈이 녹아 다뉴브강 수위가 조금씩 상승하면서 사고지점 상단 교각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헝가리 당국은 ‘플로팅독’ 방식을 대안으로 발표했다. 사실상 크레인 인양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7일 클라크아담이 예인선을 앞에 붙인 채 머르기트 다리의 아치를 통과하면서 불안감은 기대감으로 변했다. 하지만 인양 시점을 두고 우리나라와 헝가리 당국 사이에 이견은 계속됐다. 당시 우리 신속대응팀은 8일 브리핑에선 "9일 인양이 목표"라고 했지만, 당일 헝가리 대테러청은 "이르면 월요일(10일)에 인양이 시작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제시한 인양 시점(9일)에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양 시점이 불투명해진 주된 이유는 와이어 결속 작업이 지연된 탓이 크다. 현지에서 우리 수색 및 인양 준비 작업을 지휘하는 송순근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육군 대령)은 "본와이어가 선체 아래로 들어가는 시점에 따라 인양 완료 시점도 결정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실종자 수습에 초점… 배 균형 맞춰 5cm씩 인양

이날 허블레아니호의 인양은 나머지 실종자 수습에 초점을 맞췄다. 허블레아니호는 선수가 남쪽을 향한 채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무엇보다 배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시신 유실, 최악의 경우 선체 파손 우려가 있었다. 우리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5cm 단위로 천천히 올리면서 배의 균형을 조절해 7시간 만에 마무리 됐다.


이날 오전 6시47분에 시작된 인양 작업은 약 26분 만에 허블레아니호의 조타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 작업 개시 후 26분 만에 조타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구조팀 소속 잠수부 2명이 투입됐고, 1시간 만인 오전 7시40분쯤 조타실에서 헝가리인 선장의 시신을 발견하고 수습했다. 이어 선미 쪽 갑판에서 객실로 이어지는 입구 계단과 근처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시신 3구를 차례로 수습했다.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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