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유산균에서 탈모치료 성분 찾았다
효능확인한 김치연구소, 리스큐어바이오에 기술이전
국내 1000만명이 탈모때문에 고민하는 가운데 김치에서 털을 자라게 하는 '양모'(養毛) 효능을 지닌 유산균을 발견해 이에 대한 상품화가 추진되고 있다.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 연구개발본부장 연구팀은 김치 속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커베터스 균주 '위킴(WiKim)55'가 양모의 효능을 갖고 있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관련기술을 56억원에 기술이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전받은 국내 바이오벤처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는 임상시험을 통해 양모촉진제를 개발해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이전받은 기술은 '위킴55' 관련기술을 비롯해 항암 3종, 파킨슨 증상 완화 2종 등 모두 5종의 유산균과 관련기술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탈모 치료제들은 대체로 연고 형태로 끈적거리는 사용감이나 피부 자극 등의 부작용이 많았다. 또 먹는 치료제 가운데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은 정력 감퇴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에 최학종 김치연구소 본부장은 이런 탈모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모 효능이 있는 유산균을 찾기 시작했고, 김치에서 해당 유산균을 찾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김치에서 찾은 유산균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털을 제거한 실험용 쥐를 '위킴55'를 섭취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30일 후 피부 조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위킴55를 섭취한 그룹의 쥐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성장기 피부층 두께가 약 1.7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모낭형성도 촉진된 것을 확인했다. 김치에 있는 '위킴55' 유산균에 대한 양모효능이 입증된 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진이 양모 효능이 있는 유산균을 발견했다.© 뉴스1 |
그러나 연구진은 이 실험이 '김치를 먹으면 양모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학종 본부장은 "김치를 먹으면 모두 탈모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이유는 김치 속의 모든 균이 양모 효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확인한 위킴55가 들어있는 김치를 먹을 때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안으로는 위킴55가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기술을 이전 받은 진화섭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 대표는 "이전 받은 기술을 앞으로 동물실험, 임상실험 등을 통해 기술 검증을 마친 후 최종적으로 2~3년 정도 후에 건강기능식품 '양모촉진제'로 제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학계에는 위킴55에 대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다. 최학종 본부장은 "김치는 우리민족이 수천년간 먹어왔는데 아직까지 문제가 없었다"면서 "다만 안전성 테스트를 더 진행해야 할 것이고, 유산균은 복용자의 상태나 복용방법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위킴55가 어떻게 양모 효능을 보일 수 있었는지 기전작용을 밝히는 것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초까지 이를 증명해보일 계획이다. 최학종 본부장은 "기작이 밝혀지면 탈모 중에서도 어떤 탈모에 위킴55가 더 효능을 발휘하고, 적게 발휘할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위킴은 프로바이오틱스로서 사람 또는 동물의 정장, 양모 촉진, 면역강화 등의 용도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