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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다면 마스크 쓰지 마라?"…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전문가들 "지금같은 지역사회 전파가 심해진 상황엔 마스크 써야" 이구동성

"다만 수급 불안정…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해 의료진 등 先공급 필요"

뉴스1

4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에 탑승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앉아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건강하면 마스크 쓰지 마라. 손 세척이 더 중요하다."


최근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발언이 논란이다. 그는 "이 시기에 거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유는 무엇이냐"며 문제 제기했다.


지난 3일 권준욱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 예방법으로 권고하지 않는다"며 "WHO 권고사항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우선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강하다면 정말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지금처럼 지역사회 전파가 짙어진 상황에선 무조건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맞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마스크 수급 불안정으로 노인, 임산부, 어린이, 의료진 등 마스크를 필수로 써야 하는 인원이 마스크를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선 일반인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마스크 쓸 일을 대폭 줄여줄 것을 당부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5일 "미국에서의 주장은 맥락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지금 '과도한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미국 전문가들 의견은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지 않았을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역사회 전파가 이미 확산됐고 이에 따라 어디에서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마스크(KF80)를 쓰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KF80 이상 마스크를 쓰고 이 마스크가 없다면 면 마스크를 빨아서라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의심자를 돌볼 땐 KF94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한 데에는 "KF80를 써도 된다고 본다"며 "KF94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의심자부터 확진자까지 돌볼 때 쓰는 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의사도, 간호사도 KF94를 구하지 못해 난리다. 이런 식의 권고는 KF94의 더한 품귀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마스크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지역사회가 전파가 많은 곳에서는 좀 더 마스크를 강화해서 쓰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완화해서 쓸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건강하다면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어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있다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스크를 쓸 상황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대구·경북지역과 의료진에게 마스크가 우선 공급돼야 하는 부분도 국민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역당국의 일련의 주장은 '마스크 품귀를 막으려는 정부의 말 바꾸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마스크가 없다는 걸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된다"며 "저도 KF마스크(보건용 마스크)가 없어 덴탈 마스크를 두 개 겹쳐 사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인구밀도가 있는데 미국의 기준으로 얘기해선 안된다"며 "이 질병은 건강한 사람은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례를 봤듯이 건강한 사람도 무리하면 일이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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