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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보지 마라"… 영화 '기생충' 보고 불편한 이유 3

기생충 해석만큼 뜨거운 '상영 등급' 논란…"왜 청불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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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주연배우들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연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영화 '기생충'을 둘러싼 해석만큼이나 기생충의 '영화 상영 등급' 논란이 뜨겁다. 관람객 사이에선 "상영 등급을 '15세 이상 관람가'가 아니라 '청소년 관람불가(19세)'로 해야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기생충'은 지난 2일 1947개 스크린에서 99만463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가 336만6930명으로 집계됐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사장(이선균) 집안의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면서 인연을 맺게 된 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모습을 다룬 블랙 코미디다.

영화관에 초등학생이?…관객들이 불편한 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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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포스터./사진제공=기생충 포스터

관객 인원이 늘어날수록 기생충의 상영 등급에 대한 의문도 늘고 있다. 기생충은 만 15세 이상 관람가로 15세가 넘지 않아도 보호자를 동반하면 관람이 가능하다.


인터넷에서 기생충에 대한 영화평을 찾아보면 "초·중학생 자녀와 함께 보지 마라", "부모님이랑 같이 봤으면 민망할 뻔", "왜 19세 아니지?" 등 기생충이 15세 관람가인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누리꾼이 적지 않다. 관객들이 기생충의 상영 등급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는 이유는 선정성, 폭력성, 주제 및 공포 등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극 중에서 부부인 박사장과 연교(조여정)의 '애정신'이 가장 논란이다. 기생충의 유일한 애정신이지만 표현이 자세하고 강렬해 선정적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상영 등급에서의 선정성은 '신체의 노출 정도 및 애무, 정사 장면 등 성적 행위의 표현 정도'를 의미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따르면 선정성의 요소가 있으나 지속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을 경우에 15세 관람가가 가능하다.


대학생 최모씨(21)는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아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온 아빠가 야한 장면이 나오자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줬다. 영화 관람에 방해가 됐다"며 "15세 이하 어린이를 데리고 온 것도 문제지만 대학생인 나도 영화가 민망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영화가 다소 잔인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영화 후반부에서 신체적 가격이 빈번하고 육체적 폭력 및 무기류를 이용한 다툼 과정이 잔혹하게 표현됐다는 것이다.


상영 등급에서의 폭력성은 '고문, 혈투로 인한 신체 손괴 및 억압, 고통 표현, 굴욕, 성폭력 등의 표현 정도'를 의미한다. 기생충은 영화 중 잔인한 장면에서 눈을 가리거나 불편함을 표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


세 번째로 청소년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으로는 영화의 주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상당수 관객들이 '보고 나면 기분이 나쁘다'고 표현할 만큼 다소 어두운 분위기인데다, 빈부격차 등 주제의식이 노골적인 방식으로 표현돼서다.


학부모 김모씨(40)는 "영화를 보고 나서 주변 엄마들에게 자녀에게 보여주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며 "잔인하거나 야한 장면보다는 내용적인 면에서 충격이 컸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영화관에 초등학생도 많던데 관람이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기생충이 19세가 아닌 이유…"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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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상영 등급은 △전체관람가 △12세관람가 △15세관람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 총 5개로 구분된다. 등급 분류는 주제와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7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각 요소는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총 다섯 단계로 나뉜다.


앞서 영등위는 지난 4월1일 이 영화를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 영등위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한 이유에 대해 "주제와 내용, 대사, 영상 표현에 있어 해당 연령층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제한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영등위는 기생충의 주제(유해성 등), 선정성, 폭력성, 대사(저속성 등), 공포, 모방 위험에 대해서는 중간 단계인 '다소 높음'으로 평가했다.


관람객들의 반응과 달리 전문가는 최근 15세 관람가 영화와 비교해봤을 때 기생충의 상영 등급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황진미 문화평론가는 "무난하게 15세 관람가의 영화"라고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선정적 장면 같은 경우 노출이 심하게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잔혹한 장면은 다른 15세 관람가 영화의 액션 장면을 보면 그 정도 장면은 꽤 많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그로테스크한데 블랙 유머가 깔리고 가족 단위의 인물이 나오며 일상 장면이 많다 보니, 잔혹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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