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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할 수 있을까?

감성공학과 인공지능

AI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할 수 있을

얼마 전에 개봉한 리들리 스콧(Ridley Scoot ) 감독의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Alien: Covenant)” 에는 감성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 이 등장한다. 그는 (인공지능 로봇이기 때문에 ‘그’라는 표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자신을 만든 인간을 창조주로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가 새로운 창조주가 되기를 원했다. 과연 인공지능이 발전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단계를 넘어서 “존재의 근원” 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고 표현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감정은 두뇌의 인지 과정을 통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뇌과학과 신체적 반응에 대한 연구에 의해 이를 분석하고 모방할 수 있다. 하지만 감성 분야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감정과 감성의 차이는 무엇일까? 영어로는 감정을 Emotion,  감성을 Sensibility라고 표현한다. 좀 더 구분을 하자면, 감정은 기쁨, 슬픔, 분노, 고통 등과 같이 사람의 어떤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신체적 반응을 의미한다. 

 

반면 감성은 감정보다 직관적이며 무의식적으로 동작한다. 그래서 감성은 감정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감정으로 발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일컬어 “잡 킬러(Job Killer)” 라고 부른다. 미래학자들은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인공지능에게 자신의 역할을 내어주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공지능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3대 전문직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분야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문직 종사자들은 예술가들에 비해서 안정적인 직업이었다. 반면 예술가들은 극소수만 경제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현재 인공지능의 대중화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잡 킬러로, 반대로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음악, 미술, 문학과 같은 예술 분야는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창조적 활동들로, 대부분 감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처럼 언젠가 인공지능이 감성을 학습할 수 있게 된다면, 예술가 영역을 넘어 인간을 지배하려고 하지 않을까?

감성공학과 인공지능

감성공학(Sensibility Ergonomics)은 인간의 감정 이전 단계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심리학과 철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한 고민을 수반한다.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lema)” 의 경우, 자율주행자동차의 인공지능은 위급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기준에 의해서 누구를 구할지 판단을 해야 한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단순히 인간의 감성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판단을 해야 할 때 정의(Justice)를 추구해야만 한다.

원래 감성공학은 제품 시장 분석에서 기능성에 대한 욕구 다음 단계인 감성에 대한 욕구를 분석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예를 들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애플 제품들의 높은 구매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감성 욕구 충족 단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분석은 그동안 통계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이루어졌지만, 점차 인공지능의 학습대상에 포함되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IBM Watson의 “Personality Insights” 서비스를 들 수 있다. 기존의 머신러닝이 정확성을 목표로 학습이 이루어졌다면, 현재는 심리상태 등과 같은 모호함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AI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할 수 있을

"감성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지속되면 인공지능이 클래식 음악을 작곡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기존의 머신러닝 알고리즘 만으로도 클래식 음악 작곡은 가능하다. 현존하는 클래식 음악의 악보를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키면, 인공지능은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예일대에서 개발한 "쿨리타(Kulitta)" 라는 인공지능은 스스로 작곡을 할 수 있다. 쿨리타는 바흐(Bach)의 곡들을 학습하고 바흐가 작곡한 것 같은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음악은 바흐 풍의 음악이지 새로운 음악이라고 부르기엔 한계가 있다.
AI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할 수 있을

음악 분야에서 작곡이란 활동은 기존의 바둑을 두거나 암을 진단하는 등과 같은 정확한 목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학습 결과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인간의 감성을 반영할 수 없다. 결국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것은 음표의 조합일 뿐이므로 이 음악이 예술적인 가치를 가질 수는 없다.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이나 문학 분야에서도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이 기존 학습 방식으로 창작물을 생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대중화를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많은 분야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겠지만, 사라지게 될 일자리에 대한 걱정도 존재한다. 하지만 감성이란 분야는 여전히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그러므로 향후 인간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감성공학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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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
박민우
소개글
IT 트랜드와 기술, 인사이트에 대해서 글을 씁니다. 틈틈이 클래식 음악 이야기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