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0억 신용불량자였는데…” 빚 탕감 일주일 만에 유엔빌리지로 이사한 재벌
박창호 전 갑을그룹 회장
IMF 외환위기로 도산
회생 후 은닉 자산으로 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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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조 원, 국내 계열사 15개, 해외 계열사 10개, 재계 순위 50위권. 신흥 재벌로 불렸던 갑을그룹은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로 도산했다. 당시 회사를 이끌었던 박창호 전 회장은 약 8,547억 원의 채무를 졌다. 갑을그룹은 분식회계로 인한 수천억 원대 사기대출 혐의가 적발되며 몰락했다.
박 전 회장은 계열사가 하나둘 문을 닫을 때쯤 위기 징후를 감지하고 개인 재산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1998년 전후로 부인과 세 딸에게 본인 명의 부동산을 증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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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그룹이 회생 불가능 판단을 받아 회사정리절차를 밟게 된 2003년 당시 채무는 약 9,175억 원에 달했다. 빚은 회사정리절차를 밟으며 대부분 면책됐다.
이후, 박 전 회장은 2011년 7월 수원지법에 “가진 재산에 비해 채무가 과다하다”며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 관계인 조사에 따르면 당시 박 전 회장 명의의 재산은 9억 원에 불과했다. 박 전 회장은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부인 명의의 서초동 아파트 및 현금 4억 5,000만 원, 급여 500만 원을 더해 7년 동안 약 24억 원을 갚을 테니 채무를 탕감해달라고 호소했다. 법원은 박 전 회장의 채무 중 약 99.8%(약 8,500억 원)를 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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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회장은 회생계획안이 통과하자 조기 변제를 신청해 한 달 만에 24억 원을 모두 갚았다. 2012년 5월 4일 법원은 박 전 회장의 회생절차를 종결 결정했다.
회생절차가 종결된 후 박 전 회장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박 전 회장은 회생절차 종결 일주일 만에 성남시 분당구의 월세 50만 원짜리 반지하 집에서 시가 60억 원대 유엔빌리지로 주소지를 이전했다. 부인 명의 법인으로 백억 대 주식 투자에 나섰고, 현재 코스닥 상장사 정원엔시스의 지분 약 717만 주(약 135억 원)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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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회장은 빼돌린 돈으로 호화생활을 계속했다. 부인 명의로 경기도 양평에 지어 놓은 별장에서 생활하고, 약 4억 7,700만 원의 골프 회원권 3개와 약 2,100만 원 콘도 회원권, 약 470만 원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을 소유했다. 또 막내딸을 미국에 유학 보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민생위)는 박 전 회장을 사기회생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생위는 “박 전 회장이 국가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했다”며 “재산은닉 범죄 행위는 국가와 법체계, 국민을 기만하다 못해 능멸하는 것이다. 철저한 수사로 범죄사실을 밝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