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중 1집 빈 집’이라는 세종시 아파트, 이유 알아봤더니…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지난해 전국 시·도 중 최고 상승률을 보이던 세종시 아파트. 찾는 이들은 많지만 공급은 부족해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세종시 아파트. 하지만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와중, 입주자를 찾지 못해 몇 달째 비어있는 아파트도 존재하고 있었다.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2000만 원에 8만 원 3집 중 1집 빈집 상태
이야기의 주인공은 세종4생활권에 새로 지은 공공임대 아파트다. 공공임대 아파트 이른바 ‘행복주택’은 지난해 말 세종시에 1,500가구가 준공되었다. 당시 청약 경쟁률은 0.81 대 1을 기록하며 미달분은 564세대로 1/3 이상이 재공급 절차를 밟게 됐다.
2024년으로 예정된 세종시 집현동의 대학캠퍼스 개교 시기를 고려해 모집 대상폭을 넓혔지만 이같은 미달은 막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당초 모집 대상을 청년·대학생·신혼부부·고령자·산업단지 근로자까지 확대했지만 수요를 대부분 청년층에서 이루어졌다.
해당 ‘행복주택’은 26㎡를 기준으로 보증금 2000만 원에 한 달에 8만 원씩 내면 살 수 있다. 또다시 입주자 공고를 냈지만 모두 청약이 미달되어 현재 3집 중 1집이 빈집인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사전 계획 미흡 지적 공급자 중심 사업방식
세종4생활권에 위치한 행복주택이 저렴하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외면받는 이유는 주변 인프라 때문이었다. 실제로 아파트만 덩그러니 지어졌을 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남아있다. 행복주택의 입주를 포기한 P씨는 “주변에 인프라가 아무것도 없어서 거주하기 어렵다 싶어서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인터넷 카페에서도 해당 아파트에 대해 입주를 망설이는 예정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사전에 인프라 조성 계획 없이 아파트를 덜컥 지은 LH의 문제라고 비난했다.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사업방식이라는 것이다. 해당 아파트의 단지의 편의 시설과 교통 연계 시설은 최소 2년은 지나야 조성될 예정으로 공실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3% 공실률 기록한 정읍시 교육여건 안 좋을수록 공실률↑
세종시와 더불어 반년 이상 공실 상태로 남아있는 행복주택이 전북 정읍시 신정동에도 존재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2020년 10월 기준 600가구 중 378가구가 6개월 이상 비어있는 상태다. 정읍첨담과학 일반산업단지 인근에 419억을 투자해 지어진 이곳은 정주 여건이 좋지 못해 행복주택 중 가장 높은 공실률(63%)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일반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행복주택은 608가구 중 364가구가 공실 상태이며 충북 충주 첨단 행복주택은 395가구 중 100가구가 3년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비어있는 상태다.
‘외딴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행복주택 공실 문제의 심각성은 매해 높아지고 있다. 전국 행복주택 중 인근 초등학교까지 평균 도보거리가 15분 이상으로 교육여건이 안 좋을수록 공실률은 더 높았다. 또 응급실까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행복 임대주택은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불안 해소와 안정적인 주거공급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질적인 측면을 더욱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기본적인 인프라가 확충된 도심에 공급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