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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남산 가린다고 폭파된 고층 아파트 자리에 생긴 건…

3월에 접어들면서 남산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남산은 현재 드라마 촬영지, 소풍 장소, 외국인들에겐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여 년 전 남산을 되찾기 위해 아파트까지 가차 없이 폭파시켜버린 일이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외국인 기술자들 거주 문제 대두

한국 최초 고층 아파트 지어져


1960대 후반. 경제개발계획이 한창 진행 중이던 한국 정부는 선진 국가들의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많은 외국인들을 국내로 초청했다. 외국인 기술자들은 나라 발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존재였고 최고 대우를 해줘야 했던 상황. 짧게 머무는 외국인 사업가들은 서울 시내에 있는 호텔에 머물렀지만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살 곳이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외국인 전용 공동주택 건설에 나선다.

처음 지어진 주거공간은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힐탑아파트’다. 하지만 아파트 한 단지만으로는 물밑처럼 몰려드는 외국인들의 수요는 감당할 수 없던 정부는 1970년 남산 기슭에 또 다른 아파트 착공에 나선다. 2년간의 건설 끝에 완공된 이 아파트는 바로 ‘남산 외인아파트’다.


서울에서 가장 풍광 좋은 곳으로 꼽히는 남산에 17층짜리 아파트다 들어샀다. 면적은 92.5㎡~115.7㎡(28~35평)에 달하는 이곳은 총 2개동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한국 최초의 고층 아파트이자 옥상 헬리포트를 설치한 아파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남산 조망 해친다는 의견

총 1,535억 철거비용 들어


당시 남산 외인아파트가 남산 비탈길, 한남공원 용지의 일부를 해제해 지어진 이유는 분명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는 외국인들이 고층 아파트를 볼 수 있도록 해 주공 아파트의 우수성을 자랑할 의도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고지대에 위치해 어디서나 잘 보이던 외인 아파트는 남산의 조망을 해치는 골칫덩이로 전락한다.

서울로 들어오는 관광객들 대부분은 “왜 저 자리에 아파트가 지어졌냐”, “남산 경관 다 해치고 있다”며 비난했다. 1991년 수방사가 남태령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시는 본격적으로 ‘남산 제 모습 찾기 운동’에 나선다. 남산 외인아파트 철거에는 보상비가 가장 문제였다. 3만 1천 평에 달하는 부지에 건립에만 든 금액은 모두 40억, 20년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을 모두 고려해 철거 보상비는 총 1,535억으로 책정되었다.

1994년 11월 철거된 아파트

선진 기술 적용해 화제 모아


보상비 문제가 매듭지어지자 김영삼 정부는 곧장 아파트 철거에 나섰다. 1994년 11월 20일 오후 3시 남산 외인아파트가 발파돼 먼지 속에서 무너지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인근에 몰려나와 해체 과정을 지켜본 수많은 시민들은 환호성을 터뜨리며 뿌듯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아파트 건설 당시에도 선진 기술을 활용했던 것처럼 철거 당시에도 첨단 철거 공법을 적용해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남산 외인아파트 자리에는 현재 남산 야외식물원이 조성되어 서울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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