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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억→7000만원’ 스스로 연봉 삭감한 대표가 작정하고 한 말

미국 대형 게임업체 ‘블리자드’

CEO 연봉 자진 삭감

1,800억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직장 내 성 문제 해결 위한 조치

[SAND MONEY]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블리자드의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수많은 인기 게임을 제작한 게임회사인데, 이 기업의 대표가 최근 수천억에 달하던 자신의 연봉을 1억 원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자진 삭감한 것이다. 이는 사실 최근 터져 나왔던 회사 내 성추문과도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온라인 게임의 1세대라고 불릴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포함해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시리즈 등 수많은 레전드 게임을 만들어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1991년 설립된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로 게임 개발 및 유통을 맡아왔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일명 블리자드는 과거 게임계의 주류였던 비디오게임이 아닌 PC 게임을 위주로 개발하는 업체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회사’라는 특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추앙을 받아왔다.


실제로 판매량을 봐도 한국은 전 세계 판매량 중 40%가량을 소화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우스갯소리로는 블리자드 게임의 재미와 중독성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렵다며 ‘인생을 가져가는 악마의 회사’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게임 애호가들 사이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던 블리자드의 위상이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우선 출시한 게임 자체의 퀄리티도 황금기에 비하면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며 여러 경쟁사들의 진입으로 인해 상대적인 입지가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2021년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사내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그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야 말았다. 7월 22일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성 문제와, 직원에 대한 보복 및 폭행 방조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충격이 전해졌다.


소장 내용을 살펴보면 이 회사에서는 여직원들이 쓰는 수유실에 남직원이 들어가 여직원의 수유 장면을 쳐다봤고, 임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여직원의 승진을 막았다. 또한 남직원들은 업무시간에 게임을 하고 일은 여직원들에게 모조리 떠넘겼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성적인 문제였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남직원들은 여직원의 몸을 더듬거나 성적인 말을 건네는 일이 잦았고, 술을 마실 때면 여직원의 자리로 가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심지어는 남직원들이 사내 파티에서 여직원의 누드 사진을 돌려본 뒤 해당 여직원이 출장 중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블리자드의 사내 부조리 및 성추문이 처음 밝혀진 뒤, 피해자들의 증언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주 노동청은 이 사건에 대해 2년간 조사한 뒤 확실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고소를 진행한 것이었다.


블리자드의 전 CEO였던 마이크 모하임은 당시 본 사건에 대해 “이런 일을 사전에 알았으면 막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옛 재직자들은 대표가 오히려 심각한 성추행을 듣고서도 묵인했다고 주장해 논란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월에는 블리자드가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를 받아 추가로 기소를 받기도 했다. 직원들은 파업에 들어갔으며, 본 사건의 영향으로 출시 예정이던 게임의 향후 출시일은 수차례 연기되었다.

한편 본 사건의 중심축에 있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인 바비 코틱은 논란이 점점 더 심화되자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직장 내 성희롱과 성차별 등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소 수준으로 연봉을 자진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바비 코틱 CEO의 지난해 연봉은 한화 기준 약 1,810억 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내 성추문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취지에서 연봉을 7,300만 원만 받겠다며 감봉 신청을 했다. 경영 성과에 따른 상여금 및 주식 보상도 포기하겠다고 결정했다.


바비 코틱은 이날 성희롱과 성추행 등의 문제가 완전히 뿌리 뽑힐 때까지 삭감된 자신의 연봉을 쭉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 및 성소주자 직원 채용을 50%까지 확대시키고 사내 성 문제를 제기한 직원을 관리자가 보복할 경우 즉시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칼을 빼들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의 결단이 실제 사내 문화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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