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완성, 송도 바로 옆인데 집 값은 절반으로 화제된 지역은?
화약을 터트리기 위해 만들어진 매립지가 13년 만에 환골탈태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교통의 요충지로 재탄생한 그곳. 바로 경기도 시흥시의 배곧신도시다. 이곳은 송도신도시 인근에 만들어진데다 집값은 그의 절반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가 조성될 예정이라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아직은 낯선 그 이름, 배곧신도시에 대해 알아보자.
시흥시, 전략적 신도시 개발
배곧신도시는 1986년 말 (주)한화의 전신인 한국화약 그룹이 화약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매립지였다. 1996년 매립지가 준공됐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 폭약 실험을 하기 어려워지자 시흥시가 이를 매입했다. 이후 2007년, 공식적인 행정절차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간척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추진된 신도시 사업 중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를 교육, 일자리가 보장되는 복합자족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2009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2011년엔 실시계획을 인가받아 도시 개발을 시행했다.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개발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당초, 서울대학교는 국제캠퍼스를 만들어 대학원을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대로 교육협력지원센터, 무인이동체연구소, 미래모빌리티센터 등의 연구시설과 교직원 숙소가 지어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시흥캠퍼스 부지 내 8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도 들어설 계획이다. 시흥시는 서울대, 서울대병원과 ‘시흥배곧 서울대병원(가칭)’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6년 개원을 목표로 했다.
송도 옆 배곧, 집값은 절반
배곧신도시는 총면적 4,907,148㎡로 여의도의 두 배 정도로 크다. 여기에는 5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1, 541세대가 입주할 수 있다. 2015년 7월 첫 입주를 시작한 배곧은 현재 꾸준히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청약 당시만 해도 0.91대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1년 새 2억 넘게 오르며 ‘배곧신도시 붐’을 예고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정왕동 배곧한신더휴(전용 84㎡)는 지난 3월 5억 9,800만 원(28층)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가로 거래된 금액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2월만 하더라도 3억4,000만~3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1년 만에 2억 5,000만 원가량이 상승한 셈이다.
비슷한 시기 송도신도시에서는 같은 평수 아파트가 8억 원에 거래됐다. 배곧과 약 3억 원의 차이가 난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송도 집값 상승은 배곧에도 효과를 미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배곧이 송도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동반 상승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배곧에는 매매가 5억 원을 돌파하는 아파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부는 매매가 6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 넘치는 입주 물량으로 전세 가격이 하락하고 급매물이 속출하던 때와 다른 흐름세다. 현재 송도신도시 집값이 치솟으면서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배곧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배곧신도시, 뭐가 좋나
배곧 신도시의 대표적인 장점은 교통편이다. 가까운 송도는 물론 서울, 인천, 안산 등 진출입이 편리하다. 대중교통의 경우 오이도역과 정왕역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천발 KTX와 신안산선 등 개통이 예정돼 있어 기대가 높다. 또 지난 2월엔 배곧신도시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해상 교량 건설사업인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가칭)이 추진됐다. 배곧대교 건설로 배곧과 송도 간 생활권이 연결돼 함께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배곧의 특징을 잘 살린 공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배곧신도시는 ‘배곧 생명 공원’을 대표 공원으로 조성했다. 해안가의 우수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조성돼 바닷길과 수로를 연결해 물이 드나드는 생태연못으로 설계했다. 또한 해안가를 활용해 만든 한울공원은 배곧신도시의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해변을 배경으로 한 해수 풀장이 있는 이곳은 지난해 여름 임시개장 당시 입소문을 타고 인파가 크게 몰렸다.
또 각종 상가와 쇼핑몰, 아울렛도 들어섰다. 2017년 ‘시흥프리미엄 아울렛’과 롯데마트, 베니스스퀘어 등이 문을 열었다. 또 시흥시는 배곧을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학교, 공원 등 공공가로 부문에 셉테드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셉테드는 도시 환경을 바꿔 주민 범죄를 방지하고 불안감을 줄이는 기법이다. 2013년 9월, 배곧 중앙공원과 예술로가 전국 최초로 공원, 도로 부문에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테드 인증을 받았다.
이처럼 시흥시는 적극적으로 배곧신도시 개발에 힘을 썼다. 그러자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시는 2018년 주민들의 행정 편의를 위해 분동했다. 기존 정왕4동을 2개 행정동(정왕4동, 배곧동)으로 분동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배곧신도시는 현재 경기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주변 도시로 이동이 편리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이 조성되면서 추후 인구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송도에 이어 또 하나의 떠오르는 신도시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