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한국 면세 사업

4년만에 성장한 중국 면세 인기

면세 특구 등 정부의 지원 돋보여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사스나 메르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는 비교조차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접촉과 이동 제약으로 관광, 항공업의 피해가 심각한데요. 관광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하던 한국의 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와중에 중국이 급부상하며 4년 만의 한국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뉴데일리경제’

문 닫은 면세점과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

한국 면세 산업은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산업으로 우리나라 외화 획득의 효자 업종 중 하나인데요. 시내 면세점의 편리성, 친절한 고객 서비스, 명품 브랜드, 한류 마케팅 등으로 경쟁력을 갖추며 전 세계 면세 시장의 25%를 차지하기도 했죠. 2019년 기준 매출은 약 25조 원으로 이는 당시 국내 조선업 전체 수주액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한국 면세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고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 해 3조 원에 육박했던 공항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직후 6,000억 원대로 떨어지더니 올 상반기에는 500억 원대에 그쳤습니다. 여객이 20분의 1 정도로 줄었기 때문에 공항 면세 수익도 비례해서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여행객이 끊기자 높은 임대료 부담에 못 이겨 문 닫는 면세점들도 많아졌습니다. 대형 유통 기업 계열 면세점은 타 채널로 이동 배치, 잠정 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 면세점이나 브랜드의 경우 아예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재고 관리를 맡은 직원 빼고 전부 해고를 하니 고객이 와도 응대할 수가 없죠. 그러니 매출이 더 안 나오고, 또 인력을 줄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하이난 면세 특구 등

내수 시장 활성화

한편 중국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면세 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하이난을 내국인 면세 특구로 지정하고 면세 구매 한도를 3배 넘게 늘리는 등 중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하이난에 지원을 쏟았습니다. 본토로 돌아간 이후에도 6개월간 인터넷으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하며 매출 증진에 힘썼죠.

출처 ‘Asia Perspective’

그 결과, 면세점 쇼핑 관광객이 전년 대비 42.7% 증가하고 객단가도 2배 가까이 늘어나며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중국 면세점 그룹은 2020년 유일하게 매출액이 늘며 불과 4년 만에 한국을 넘어서고 1위를 차지했죠. 그동안 한국 면세 업계를 아시아 최고의 파트너로 여기던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도 중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면세점도 빠른 속도로 면세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는 중국 하이난에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신라 면세점은 지난 7월 하이난 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하이요우 면세점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죠. 향후 신라는 하이요우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운영 전반에 대해 협력할 예정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6년 만에 돌아온 샤넬,

위기를 기회로

한국 정부도 가만히 앉아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시적으로 특허 수수료와 공항 임대료를 감면하고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급했으나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관광객이 돌아오기를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면세 한도 상향, 외국인 대상 온라인 판매 허용 등으로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 와중에 샤넬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 매장에 입점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2015년에 철수한 이후 6년 만의 재입점인데요. 이번 샤넬 매장 오픈으로 제1터미널 면세점은 글로벌 3대 명품 브랜드(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를 모두 갖추게 됐습니다.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일부 럭셔리 브랜드가 시내 면세점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샤넬이 인천공항에 재입점한 것은 큰 기회라고 전했습니다.